롯데 송승준(29)이 4경기 연속 완봉승 한국프로야구 기록에 도전합니다. 제리 로이스터 자이언츠 감독도 팀내 에이스의 대기록을 의식하고 장마철 등을 감안해 그의 등판 일정을 심사숙고 하고 있습니다.
송승준(29)은 지난 10일 히어로즈와 원정에서 3경기 연속 완봉승이란 의미있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난 1982년 첫 해 하기룡(MBC 청룡)이 수립한데 이어 1986년 이상군(빙그레 이글스)과 선동렬(해태 타이거즈), 1995년 김상진(OB 베어스) 등 4명이 이 기록을 세우고 14년동안 나오지 않은 기록입니다. 투수들의 분업화가 정착된 요즘 세 경기 연속 완투한 것 자체가 대단합니다.
더구나 송승준이 맞대결을 벌인 류현진(한화), 송은범(SK), 이현승(히어로즈) 등은 올해 정상급 투수들이고 이들을 상대로 2-0, 1-0, 3-0의 셧아웃을 마크해 한층 눈길을 모읍니다.
또 올해는 타고투저 현상이 유별나게 두드러져 투수들이 실점을 많이 하는 추세인데 한 점도 내주지 않고 세 게임 내리 승리를 거둔 것도 놀랍습니다.
그리고 송승준은 우리나이 서른으로 선수로서는 중견급입니다. 앞서 하기룡-선동렬 등이 많게는 스물 여덟에서 적게는 스물 세살의 젊은 나이에 대기록을 세운 것과 비교하면 송승준의 프로다운 성실한 모습이 돋보입니다.
경남고 시절 청룡기와 봉황대기에서 우승을 하고 졸업 직후 1999년 미국 보스턴 레드삭스에 계약금 90만 달러를 받고 입단한 우완 송승준은 메이저리그 진입 기회를 잡지 못하고 몬트리올, 터론토, 샌프란시스코, 캔자스시티 등을 전전하며 마이너리그에서만 통산 166경기 56승42패, 평균자책점 3.50을 남겼습니다.
2007년 귀국하고 롯데에 계약금 2억 원, 연봉 1억 원에 입단한 송승준은 첫 해는 5승5패를, 지난 해는 12승7패, 평균자책점 3.76을 올려 올 연봉이 1억500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대표 선수로 발탁된 그는 지난 해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여 본선 리그 쿠바전에 선발 등판해 7회 원아웃까지 5피안타 3실점하며 팀이 7-4로 승리하는데 기여했습니다.
그는 올 시즌 초반에 3패만 기록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4월 28일 KIA전부터 살아나 현재 9연승을 올리며 팀이 중위권으로 올라가는데 결정적인 몫을 했습니다.
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으면서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송승준은 여자 친구 이야기를 곁들여 화제입니다.
“올 초 부진할 때 여자 친구가 ‘일곱, 여덟살이 적은 김광현 등 젊은 선수들이 잘하고 있는데 자존심이 상하지 않느냐? 나 같으면 야구 못할 것 같다. 오늘부터 마음을 독하게 먹고 이겨봐라. 그래서 당당하게 이기고 나한테 축하를 받아봐라’고 야단치는 소리를 듣고 오기가 생기더군요. 나도 이길 수 있는 실력이 있으니 한번 해 보자 하고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좋은 성적이 나온 모양입니다.”
두 경기 연속 완봉승을 올리고 히어로즈와 대결하기 직전에는 “올해 히어로즈와 두 경기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는데 이번에 이겼으면 좋겠다고 격려해 부담이 컸습니다. 완봉을 하고 나서 관중석을 보니 여자 친구가 목동구장까지 와서 응원하고 울고 있더군요”라고 말합니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내서 사직구장에서 한국시리즈 마운드를 밟아보는 게 꿈입니다. 그리고 결혼하고 싶습니다”는 송승준을 야무지게 단속하고 있는 여자 친구는 미스코리아 대전 출신으로 대전 지역 방송 리포터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야구에 대단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송승준의 비약적인 발전은 자신감을 찾고 제구력을 안정 시킨 게 원동력이 됐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본인은 “내 공에 믿음을 가지게 돼 좋아졌습니다”고 말합니다. 든든한 후원자-여자 친구를 만난 송승준이 대투수 반열에 끼일 지, 나아가서는 새로운 대기록을 작성할 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전에 대기록을 세운 투수들 모두 당시 최고의 투수들이었습니다. 하기룡(54)은 배재고 시절 이광은, 신언호와 함께 삼총사로 불리우며 고교야구 최고투수로 유명했고 셋이서 MBC에 입단해 청룡 인기몰이에 주역이었습니다.
1982년 3월 27일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 선발투수로 지명 받았다가 복통으로 등판치 못했으나 청룡의 에이스로 활약한 하기룡은 그해 6월 27일부터 7월 10일까지 세 경기에서 연속 완봉승의 기염을 토했습니다.
요즘 김준환 감독이 지휘하는 원광대의 투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하기룡 코치는 “그 때 자세한 경기 과정은 잊어 버렸지만 당시는 마운드에 나가면 으레 완투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합니다.
무쇠팔로 알려진 하기룡은 당시 더블헤더 첫 경기를 완투하고 두 번째 경기도 2이닝을 던지기도 했는데 1983년엔 장명부(삼미)를 1리 차이로 제치고 방어율 최우수투수상을 수상했으며 1989년까지 8 시즌 동안 50승43패16세이브, 평균자책점 2.87을 올렸습니다.
역대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선동렬은 프로 데뷔 이태째인 1986년부터 빼어난 활약을 하며 그 해 24승이나 올렸습니다. 3경기 완봉승은 그 해 8월 31일부터 9월 11일까지 기록했는데 그 전 경기인 8월 27일 빙그레전 중간부터 무실점 투구를 시작으로 다음 해 4월 12일 롯데전까지 무려 49 2/3이닝동안 연속 이닝 무실점 투구의 대기록도 함께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상군(47. 현 한화 코치)은 천안북일고-한양대를 나와 1986년에 빙그레에 입단, 첫 해 12승을 올리고 다음 해는 18승을 기록한 제구력이 좋은 투수였습니다.
김상진(39. SK 코치)은 마산 청강고 출신으로 1991년에 OB에 들어가 최고의 기교파 투수로 활약했는데 3경기 연속 완봉승을 올린 1995년에는 17승을 기록하며 완봉승만 8경기를 마크해 선동렬과 함께 한 시즌 최다 완봉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메이저리그의 연속 경기 완봉승 기록은 돈 드라이스데일(다저스)이 1968년에 수립한 6게임 연속입니다.
박찬호의 스승인 오렐 허샤이저(다저스)는 1988년에 최장 이닝 무실점 기록인 59이닝 연속으로 한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5게임 연속 완봉승의 버금가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일본 역시 연속경기 완봉승 기록은 6경기입니다. 지난 1943년 8월 2일부터 9월 12일까지 요미우리의 후지모토 히데오가 세운 기록입니다.
특히 후지모토는 1918년 5월 10일 부산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 '이팔룡'이라는 한국이름으로도 알려져 있고 일본 프로야구 최초 완전경기(퍼펙트게임. 1950년 6월 28일) 기록 보유자이기도 합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