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리의 TV 시시콜콜] 재미없는 사연은 다 읽고 나서 무표정한 얼굴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구겨버린다. 그들의 공연에서 2층 좌석을 예매했다면 안 보여도 불평할 수 없다. 싼 자리를 예매했으니까. 행여 공연 중에 화장실이 가고 싶으면 초인적인 힘으로 참아내든지, 얼굴에 철면피를 깔고 빛의 속도로 다녀와야 한다. 어두컴컴한 공연장 안에서 핀 조명이 당신을 집중적으로 쫓거나, 화장실에 들어가서 나오는 모습부터, 걸린 시간까지 관객 모두에게 생중계되니까. 그래도 팬들한테 너무 심한 거 아냐? 라고 반발할 지도 모르지만 의외로 그들의 이런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빠져들고야 만다. 대한민국 최강 개그 듀오, 컬투 그들이 대체 누구냐고? 바로 현존하는 국내 유일의, 그리고 국내 최강 개그 듀오, 컬투다. 웃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분장을 하고 개그쇼를 평정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올 정도의 외모도 아닌데 (믿지 않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실 그들의 머리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컬투가 사랑받는, 오래 가는 개그맨인 이유는, ‘새로움’과 ‘자유로움’을 표방하는 그들의 스타일 때문 아닐까. 까닥하다간 잘 못 알아들을 정도로 빠르면서도 감칠맛 나는 멘트로 졸음 밀려오는 2시의 사람들을 배꼽 잡게 만들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빠른 개그센스로 허를 찌르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컬투의 매력이지 싶다. (무표정한 얼굴로 속사포와 같이 빠른 말을 내뱉으며 진행하는 모습은 심지어 시크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관객들을 ‘고객’으로만 생각해 잘 짜여진 대본 속에서 ‘이 쯤에서 웃어주세요’라는 만들어진 개그를 보여주기보다는 무방비상태로 ‘빵’터지게 만드는 그들의 개그는 자유롭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하나 더, 그들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솔직함’이다. 불과 얼마 전, 컬투를 인터뷰할 기회가 생겼다. 마음의 고향이나 다름없지 싶은 웃찾사로 돌아온 그들에게 컴백 소감을 묻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다. ‘대박은 아니고 중박 정도 됩니다!’ 다시 망설이지 않고 덧붙인다. ‘개그 콘서트가 더 재밌어요!’게다가 이 두 남자, 못 하는 게 없는 사람들인지, 욕심이 많은 건지. 발 뻗지 않은 곳들이 없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그들의 나름 중독성짙고, 정감 가는 신곡에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공연에, 발군의 개그센스를 살짝 공개한 책을 내질 않나, 게다가 요즘은 (그들의 표현을 빌자면)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연결시켜놓은 정말 엄청난 작업’인 꽃배달 사업까지 하고 있다며, 선전을 아끼지 않는다. (방송에선 아쉽게도 고민 끝에 ‘편집’했지만 말이다.) 솔직하면서도 자유로운 개그로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온 두 남자, 컬투. 부디 천재적인 이들의 개그 센스가, 오래도록 시들지 않고 방심한 사람들의 허를 찔러줬으면 좋겠다. 쉬지 않고 쿡,쿡. [방송작가] hakuei8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