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아이& 메모]송승준의 아쉬움과 양준혁의 대기록 달성
OSEN 기자
발행 2009.07.21 08: 24

송승준(29. 롯데 자이언츠)의 4경기 연속 완봉승 도전이 지난 7월 16일 좌절 됐습니다.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송승준은 2회까지 무실점으로 넘겼으나 3회초 강동우의 2루타-김민재의 좌전 안타로 1점을 내주며 대기록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아쉬움이 남은 것은 강동우의 홈 대시 때 오석환 구심이 세이프를 선언했지만 TV 중계 화면에는 포수 최기문이 무릎으로 가로막아 강동우는 홈 플레이트를 찍지 못해 태그 아웃이 분명했던 장면이었습니다.
아마도 오석환 구심은 타이밍상 세이프가 된다는 선입견을 가졌고 위치 선정이 잘못돼 강동우가 완전히 가로막힌 것을 보지 못한 모양입니다.
초유의 대기록이 무산됐으나 사실 송승준의 이날 구위나 제구력은 좋지 않았습니다. 공이 높게 컨트롤 되었고 스트라이크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점수를 내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송승준은 7회 투아웃까지 던지며 6실점 했으나 팀이 7-6으로 역전승을 거두어 9연승 행진은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그로서는 이날 대기록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컸던 모양인데 좋은 경험이 됐고 큰 경기에서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길을 찾아야 또다른 대기록 도전이 가능할 것입니다.
송승준의 도전은 유감스럽게 끝났으나 만나이로 마흔살을 넘긴 양준혁(삼성 라이온즈)의 대기록 행진은 지난 주에도 이어졌습니다.
국내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인 양준혁은 지난 14일 두산과의 대구 경기에서 350번째 홈런을 날렸습니다. 이로써 양준혁은 1993년 프로 입단 뒤 17시즌, 2057경기만에 350홈런을 작성했습니다.
단 한번도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지난 해를 제외하고 매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양준혁은 지난 5월 9일 통산 341호 홈런을 날려 종전 장종훈(340홈런)을 넘어선 뒤 2개월만에 350고지에 오르게 됐습니다. 현역 선수 중 통산 홈런 2위는 299개를 기록중인 박경완(SK)이어서 양준혁의 기록은 쉽게 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삼성은 이날 난타전 끝에 두산에 9-14로 패해 6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팀이 승리를 놓쳐서인지 양준혁은 “할 줄 아는 게 야구밖에 없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덤덤하게 소감을 털어놓았습니다.
양준혁은 지난 2일 대구 KIA전에서 프로야구 통산 첫번째로 450 2루타의 괄목할만한 대기록을 세웠지만 당시도 팀이 KIA에 패해 기분좋게 웃지 못했습니다. 그는 사흘 후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2루타 한 개를 추가해 20일 현재 통산 451개를 마크하고 있습니다.
이 부문 2위는 은퇴한 장종훈(현 한화 코치)의 331개이며, 현역 중에서는 장성호(KIA)가 322개로 가장 많습니다. 개인통산 2루타는 홈런 부문보다도 더 한층 장기간 깨지기 힘든 기록입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개인통산 최다 2루타는 트리스 스피커의 792개와 피트 로즈의 746개이고 일본은 다쓰나미 가쓰요시의 483개입니다. 주니치 드래곤즈의 2루수이며 양준혁과 동갑내기인 다쓰나미는 올해 쇠퇴 기미를 보이며 2루타 1개에 그친데 비해 양준혁은 15개를 날린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일본 기록을 뛰어넘을 수도 있습니다.
지명타자로 주로 출장하고 있는 양준혁은 지난 해 하락세를 보인데다 나이도 많아져 올해는 은퇴가 본격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지난 4월 하순 오른 손목 부상과 허벅지 근육통으로 고생하고 2군으로 내려가 우려가 커졌지만 2주 후 부상에서 복귀한 5월 9일 첫날 장종훈을 뛰어넘는 홈런을 한방 터뜨린 뒤 꾸준히 출장하면서 작년보다 훨씬 나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일 현재 타율은 3할2푼6리로 전체 7위에 팀내 선두이고 출루율은 4할5푼9리로 전체 3위, 타점은 44점으로 팀내 3위로 젊은 선수들이나 고참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양신’‘살아있는 전설’로 불리우는 양준혁의 예상을 깨뜨리는 놀라운 노익장(?) 때문에 홈런과 2루타 부문 최고기록 외에도 안타, 득점, 타점, 볼넷, 루타에서 벌이고 있는 최다기록 행진이 우리에게 대단하게 와 닿습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
양준혁(위)과 송승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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