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월드 투어’에 대한 포기 없는 도전 정신, 그리고 ‘닌자 어쌔신’
OSEN 기자
발행 2009.08.31 07: 50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비가 2009 아시아 투어 ‘Legend of Rainism’의 출발을 화려하게 열었다. 29, 30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아시아 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일본 공연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대형 공연장의 객석 구석구석이 빈 자리 없이 꽉 채워졌고 연령대가 기존의 한류팬인 40,50대부터 10대에 이르기까지 층이 폭 넓어진 관객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관객들의 반응을 열성적으로 만든 비의 공연 컨셉트 변화도 눈 여겨 볼만 했다. 비는 이번 공연에서 댄스 가수로는 드물게 공연의 거의 전체를 밴드 연주와 함께 했다. 워낙 전자음에 기반한 히트곡이 많아 새로운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 지 궁금증을 자아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원곡에서 강력한 임팩트를 주는 전자음은 그대로 살리되 전반적인 반주를 밴드 실연으로 대체, 기계음 일색의 과거 프로그래밍 반주에 비해 관객들은 좀더 음악에 부담 없이 접근하면서 비의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었다. 게스트나 멘트가 없고, 공연 중간중간 의상이나 컨셉트를 바꾸는 브리지 부분을 밴드의 연주로 연결하는 시도도 공연의 집중도를 높였다. 이러한 관객친화적 음악 변화에 맞춰 비의 퍼포먼스도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과거 강렬한 에너지와 포스를 퍼포먼스 내내 뿜어내며 관객을 압도하던 모습에서, 파워가 필요한 부분은 여전히 강력하게 강조하되 나머지 영역에서는 부드러움과 여유로움을 많이 가미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추구했다. 무대도 이전의 현란한 효과, 댄싱팀과의 화려한 집단 군무를 다소 자제하고 비 자체의 퍼포먼스에 관객이 집중할 수 있도록 연출됐다. 이미 한국의 퍼포먼스를 선도하는 비였지만 이번에는 부드러움으로 강력함을 넘어서는 ‘고수’의 풍모를 전하는 공연을 보여줬다.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비이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도 있었다. 공연 전날 자정까지 세 차례나 리허설을 하면서 스태프들을 지치게(?) 만드는 완벽주의와 성실함, 에너지 소모가 큰 댄스 음악을 하면서도 25곡이나 되는 레퍼토리를 준비하는 팬서비스 정신 등이 그러하다. 전반적으로 비의 공연은 해외에 내놓을 수 있는 한국의 중요한 대중 문화 컨텐츠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비는 지난 첫 월드 투어 시도에서 큰 아픔을 겪었다. 공연이 무산되는 것에 눈물을 쏟았고 이후 재판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다. 이런 일을 겪고 나면 ‘월드 투어’를 떠올리기도 싫을 터인데 비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일본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미국, 유럽 공연’을 언급했다. 비록 ‘월드 투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고 아직 구상 단계이긴 하지만 이번 일본과 중국, 그리고 동남아를 도는 아시아 투어와 연결하면 사실상 월드 투어가 된다. 비는 월드 투어에 대한 도전 의지를 난관을 겪고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연예계에서 세계를 향한 이처럼 강한 도전 의지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 의지 만으로도 비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비의 월드 투어에 대한 재도전은 11월에 개봉하는 첫 할리우드 주연작 ‘닌자 어쌔신’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닌자 어쌔신’이 좋은 반응을 얻을 경우 미국, 유럽 공연 시도가 훨씬 용이해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재까지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공개된 예고편이 화려하고 현란한 액션과 특수효과로 많은 관심을 모았고 최근 완성본을 본 비도 크게 만족감을 표시할 정도로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는 평이 관계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물론 관계자들은 이해당사자이니 좋은 평가가 나오기 쉽지만 예고편에 대한 해외팬들의 긍정적인평가 등 ‘닌자 어쌔신’과 관련된 전반적인 흐름이 관심을 가질만한 분위기다. 불굴의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비에게 ‘닌자 어쌔신’의 성공과 미국 유럽 공연의 성사가 연이어 이어지는 올해 겨울이 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도쿄=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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