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아이& 메모]미로 찾기에 나선 세 도깨비, 롯데-삼성-히어로즈
OSEN 기자
발행 2009.09.01 07: 59

롯데와 삼성, 히어로즈 세 팀이 2009 시즌 4강행을 놓고 막바지 길목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대개 시즌 마지막 달인 9월에는 두 팀 정도가 접전을 벌였는데 올해는 3개 팀이 1게임 반차로 피말리는 혼전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세 팀 중 8월말 현재 4위 롯데는 올스타전 사흘전인 7월 21일까지 8연승을 쓸어담고 가쁜하게 4강행이 점쳐졌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당시 "7월에는 좋은 야구를 했다. 8~9월에는 최고의 야구를 할 것이다"며 더 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롯데는 7월 30일 홈 사직구장에서 KIA를 다 잡았다가 9회초에 김상훈에게 애킨스가 결승 투런포를 허용하면서 상승 분위기가 가라앉고 8월 들어서는 삼성과 4~5위를 주고 받는 시소게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대호의 홈런포가 살아난 지지난 주말부터는 다시 힘을 얻었지만 8월 27일 대구에서 두 번째 선발 등판한 박성훈과 신인 양지훈, 백정현 등 삼성의 초년생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쉽게 역전패하는 바람에 삼성을 제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습니다.
또 히어로즈와 지난 주말 홈경기서는 첫 판에 가르시아가 상대팀 에이스 이현승을 만루홈런으로 다운 시키고 두 번째 경기서도 최근 안정된 피칭을 보여주는 김수경을 상대로 1점차 신승을 거두어 분위기가 상승됐으나 세 번째 경기서 이대호, 가르시아가 홈런을 날리고도 황두성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1점차 분패를 당해 계속 쫓기는 신세가 됐습니다.
롯데의 약점은 선발진이 불안하고 타선이 들쭉날쭉한 점인데 9월 남은 경기가 8개 팀 중 가장 적은 12 경기에서 7~8승을 거두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앞으로 히어로즈와 세 경기(9월 17~18일 사직, 22일 목동), 삼성과 두 경기(12~13일 사직) 맞대결이 고비로 투수진이 언제 힘을 낼 지, 방망이가 언제 불을 뿜을 지 ‘부산 갈매기’들은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롯데와 한 게임차인 5위 삼성은 지난 주 중 롯데에 2승1패를 올리면서 사기가 올랐다가 그 다음 SK에 내리 3연패를 당하는 통에 혼돈에 빠졌습니다. 28일 첫 경기서 경남고 출신 신인 좌완 박민규가 호투해 상승기류를 타는 듯 했지만 6회초 2점을 리드한 상황에서 바통을 넘겨 받은 양지훈이 볼넷 후 바로 차우찬을 교체한 것이 결과적으로 패착이 되고 말아 아쉬움이 컸습니다.
삼성은 16 게임이 남았는데 히어로즈와 3경기(6일 목동, 19~20일 대구)가 중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해 미국 국가 대표로 활약한 나이트의 쾌투가 돋보이지만 윤성환과 크루세타의 분발이 간절하고 상하위 타선의 부조화가 개선돼야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신기록 대행진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삼성은 선동렬 감독과 내년 이후에도 사령탑을 맡기기로 일찌감치 결정해 여유있게 된 선 감독이 부상이 많은 선수들을 시즌 막판이라고 굳이 독려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어 정상적인 용병술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거리입니다.
롯데와 삼성이 7, 8월 이후 롤러코스터를 타는 팀 성적으로 도깨비팀이란 별칭이 붙여졌지만 원래 올 시즌 도깨비팀은 히어로즈였습니다. 구단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약해 전력 보강 열세로 올해 하위권으로 꼽혔던 히어로즈였으나 지난 7월 이후 예상을 깨고 승률 5할에 근접한 팀으로 6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4위에 근접해 팬들로부터 연민의 정을 갖는 팀으로 떠올랐습니다.
프로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이색적이고 최악의 각종 기록으로 도깨비팀 원조 명칭을 얻은데 반해 히어로즈는 올해 재정 상태가 열악한 가운데도 의외의 좋은 기록을 달성할 수도 있어 ‘도깨비’란 별명이 당연히 붙었습니다.
현재 히어로즈는 삼성에 반 게임차 뒤진 6위인데 8개 팀 중 가장 많은 21 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유리한 면도 있고 반대로 불리하기도 합니다.
가장 적은 게임을 남긴 롯데가 여유있는 일정을 숨을 돌리면서 체력을 안정 시킬 수 있는 반면 히어로즈는 가장 쫓기는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시즌 종료일인 9월 28일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히어로즈는 선두 KIA와 3위 두산과 각각 4게임씩 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강팀과 대결이 많은 점이 불리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비교로는 현재 히어로즈가 세 팀 중 투수력이 가장 좋은데 앞으로 한달 간 관건은 올 시즌 부진했던 마일영이 살아날 지 궁금하고 1급 투수 반열에 오른 이현승과 근래 힘을 되찾은 김수경의 막판 스퍼트가 주요 변수입니다.
또 브룸바와 송지만, 이숭용 등 30대 중반을 넘은 고참들이 그동안 잘 하다가도 잦은 부상으로 고전하고 기복있는 공격력을 보여줘 치고 올라가지 못했으나 그들의 분발 여부가 기적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김시진 감독 역시 내년 이후를 생각하며 선수 기용 무리를 삼가할 뜻을 밝히고 있어 선수 운용이 주목됩니다.
어쨌든‘주황 도깨비’롯데와 ‘파란 도깨비’삼성, ‘와인 도깨비’히어로즈 등 세 도깨비의 9월 한달간 경쟁은 KIA 타이거즈의 깜짝 선두 질주 못지 않게 2009 시즌 최고의 관심사가 됐습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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