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두산의 5전3선승제 2009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가 9월 29일 잠실구장에서 개막됩니다. 시즌 성적을 보면, 두산이 롯데에 5경기 차로 넉넉하게 앞서며 3위를 차지해 일단 우세합니다. 그러나 실제 올해 양팀의 맞대결 전적은 롯데가 10승9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습니다. 양팀의 투타 성적도 비슷합니다. 팀 타율 홈런 도루 평균자책점 실책 두산 .280(2위) 120개(8위) 129개 4.60 67개(최소 1위) 롯데 .277(공동3위) 121개(7위) 106개 4.75 87개(8위) 올 시즌 맞대결에서 팽팽한 양팀이지만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평소 두산을 가장 두려운 팀으로 꼽았습니다. 지난 7월 10일 목동경기에 앞서 기자들이 어려운 상대를 묻자 로이스터 감독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강한 팀은 두산이다”고 꼽았고 그 이유를 “젊고 가능성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고 공수주에서 탄탄한 전력을 갖춘 팀”이라고 칭찬했습니다. 또 8월 12일에도 두산은 공격력이 강한 팀이고 기아는 투수력이 좋은 팀이라면서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면 가장 경계해야 할 팀들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두산을 가장 강한 팀으로 지목했으나 롯데의 4강 진출이 확정되자 “포스트시즌에 나간 팀은 다 똑같다”고 전망하고 “우리의 1차 목표는 (준플레이오프) 3연승이다. 항상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경기를 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상대방에 대해 좋게 이야기하고 추켜 세우기도 잘 하는 ‘립 서비스’에 능한 로이스터 감독입니다. 두산을 이야기할 때마다 최강팀이라고 칭찬했다가 막상 준플레이오프에서 대결하게 되자 3연파를 자신하는 모습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으나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지난 해도 리그 3위에 올라 4위 삼성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되자 “우리의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다”며 삼성은 쉽게 제칠 것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덕아웃 칠판에는 커다랗게 ‘No Fear!’(두려울 게 없다!)라는 표어를 써 놓고 선수들을 독려한 로이스터 감독입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올해 특히 조정훈-송승준-장원준 등 3인의 선발진이 강해 자신있다고 강조합니다. 후반기 들어 선발진이나 불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두산보다 강한 면을 비교한 것인데 사실 두산으로서는 사흘간 휴식이 투수진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미지수입니다. 지난 해 롯데는 삼성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송승준-손민한-장원준 선발이 기대 이하의 허약한 피칭을 하고 강영식, 이용훈 등 중간 계투도 부진해 3전전패의 참패를 당했습니다. 롯데가 올해도 로이스터 감독의 ‘립 서비스’로 그칠 지, 아니면 지난 해와는 달리 선발 3인방이 최강의 모습을 보여줄 지가 관심거리입니다. 양팀은 지난 해까지 프로 27년동안 준플레이오프에서 대결한 적은 없습니다. 준플레이오프에 두산은 4차례 진출해 2승2패의 전적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는 2001년 한화와, 2004년 기아와 대결해 2전전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최근 준플레이오프 성적은 아주 좋습니다. 한편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 4번 진출해 1승3패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유일한 1승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쥔 1992년으로 삼성에 2전전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에 올라가 해태를 꺾고 최종 시리즈에서 빙그레마저 제친 것입니다. 당시 롯데는 정규 시즌에서 3위를 차지하고 챔피언 타이틀을 따내 최대 이변을 낳았습니다. 윤학길, 박동희, 한문연, 김응국, 김민호, 이종운 등 중견들이 받쳐 주면서 신인 염종석과 연습생 출신 윤형배와 무명 신인 김상현이 마운드에서 깜짝 놀랄만한 투구를 하고 2년생 전준혿와 박정태, 신인 유격수 박계원, 3년생 공필성 등 신진 세력이 강호들을 제칠 수 있었습니다. 롯데가 올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조정훈, 장원준, 송승준, 이정훈 등 마운드의 핵심과 김주찬, 조성환, 이대호, 홍성흔, 가르시아, 정보명 등 중심 타선이 제 몫을 해주면 되겠으나 포스트시즌의 특성상 장성우, 손아섭, 박정준, 김민성, 배장호 등 젊은 선수들의 깜짝 활약이 꼭 필요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의 발굴은 두산이 8개 구단 중 최고라는 정평이 났습니다. 김현수, 고영민을 비롯해 늦깎이 이종욱 등이 대표팀 주축으로까지 부각됐습니다. 최근 투수진엔 지지난 해 임태훈, 지난 해 김명제와 금민철을 비롯해 올해는 홍상삼, 고창성, 이용찬 등 유망 투수들이 선을 보였습니다. 공격력도 빛을 보지 못하던 최준석, 손시헌, 이원석, 임재철, 민병헌 등이 다른 팀의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습니다. 따라서 이번 롯데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는 이대호, 가르시아, 홍성흔-김동주, 김현수, 최준석의 방망이 대결도 흥미롭겠지만 그보다는 젊은 선수들의 대담한 역투와 상하위 타순을 가리지 않는 빠른 공격이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지난 해 삼성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죽을 쑨 롯데의 송승준(1차전 2 2/3이닝 6자책점), 가르시아(12타수 2안타), 조성환(14타수 2안타)의 재기 여부가 관심을 모습니다. 두산도 작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기복을 보여준 김선우, 김현수, 고영민, 이종욱, 최준석 등이 자신의 페이스를 잘 유지해야 3년 연속 SK와 포스트시즌 맞대결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제까지 18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첫 승을 거둔 팀은 100%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1차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롯데는 1992년에 시즌 3위를 차지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고 두산도 2001년에 시즌 3위를 기록하고 한국시리즈 패권을 따내는 대이변을 연출한 적 있습니다. 두산이건 롯데건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 두 번째 기적을 꿈꾸는 팬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