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MA, 잡음 많은 시상 버리고 독보적 공연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9.11.22 09: 22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케이블음악채널 엠넷이 야심 차게 내놓은 2009 MAMA(M.net Asia Music Award)가 그 베일을 벗었다. 10년을 키워온 MKMF(M.net KM Music Festival)를 내리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요 시상식을 운영하겠다는 야심으로 MAMA를 출범시켰고 그 첫 해의 행사를 마쳤다. 이번 MAMA는 행사가 열리기도 전에 사실 김이 빠졌고 이런 느낌은 시상식이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도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이번 MAMA에는 시상식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의 모든 가수들이 수상 거부 및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여기에 장윤정 박현빈 투톱이 이끄는 ‘트로트의 SM’ 인우기획도 합류했다. 손담비 애프터스쿨의 플레디스를 비롯한 몇몇 올해의 톱스타급 가수들이 스케줄 등 이런저런 이유로 시상식에 나서지 않았다. 사실 한국의 가요 시상식은 굳이 MAMA가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그 해의 10대 가수 급 가수 중 일부가 참가하지 않는 경우가 잦았다. 수상자가 결정되고 나면 공정성 시비가 어김 없이 뒤를 따랐다. 그렇다 하더라도 올해 MAMA가 더 크게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대상의 강력한 후보, MAMA 방식으로 하면 올해의 가수, 앨범, 노래 중 하나는 반드시 받아 마땅한 ‘Gee’의 소녀시대가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는 10대 가수 후보자 중 한둘이 빠지는 것과는 급이 다른 문제이다. 시상식 전체의 의미나 무게가 퇴색해버리는 치명적인 사안이다. 소녀시대의 불참에 관해 엠넷과 SM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고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일은 의미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은 케이블 채널에서 출발해서 유통과 매니지먼트까지 아우르며 가요계의 최강 권력이 돼 버린 엠넷과 2000년대 중반 이후 방송사에 휘둘리지 않을 만큼 힘이 커진 거대 가요 기획사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파워 게임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시상식에 대한 권위는 좀처럼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후보 선정과 시상에 대한 잡음 때문에 엠넷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시상식의 독보적인 공연들이 제대로 조명을 못 받는다는 점이 안타깝다. 엠넷은 조촐하게(?) 순수한 음악 채널이던 시절부터 연말 시상식에서 최상의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공중파 방송사에서 시간상의 제약이나 대중의 눈높이에 대한 고려 때문에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한 전문적이고 창의적이며 실험적인 공연들을 시상식에서 선보이려 애썼다. 어떤 시상식과 비교해도 가장 오랜 시간 준비하고 가수들도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 물론 어떤 때는 넘치는 의욕만큼 결과가 안 나온 경우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수많은 명 공연 클립을 남겼다. 해를 거듭할수록 노하우도 쌓이고 거칠었던 면모들도 다듬어지면서 엠넷 시상식은 수상 결과 만큼이나 무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는 거의 유일한 행사가 됐다. 어쩌면 엠넷의 진정한 자랑거리는 업계 최강자라는 지위 보다 1년에 한 번 한국에서는 다른 누구도 보여줄 수 없는 독보적인 공연들을 보여줄 수 있는 가요 관련 업체라는 점일지도 모른다. 그런 소중한 자산인 공연 능력이 시상에 대한 집착으로 빛을 잃는 것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물론 시상식을 버리기는 쉽지 않다. 시상식에는 수많은 유무형의 이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상을 안 주면 가수들을 행사에 참여시키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요계의 슈퍼 파워인 엠넷이라면 좀더 힘은 들겠지만 시상을 하지 않고도 한 해를 결산하는 가수들의 멋진 공연을 모아서 선보이는 페스티벌을 운영할 수 있다고 본다. 가수들이 퍼포먼스를 멋진 공연을 통해 겨루는 페스티벌이라면 후보자 선정의 잡음도 확 줄일 수 있다. 시상은 없지만 가수들이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워하고 가수들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컨셉 공연을 줄줄이 보여주며 자존심 경쟁을 하는, 한 해 정리 페스티벌을 만들어낸다면 어설픈 시상식보다는 훨씬 많은 존중과 사랑을 가수와 가요팬들로부터 받을 듯싶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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