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2009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밀레니엄 첫 10년도 정리에 들어갔다. 정확히 하자면 2001년이 새 천 년의 원년이다. 그러니 2010년이 끝나야 새 천 년이 시작 후 처음 10년을 보낸 것이 된다. 하지만 일반인이 체감하기로는 2000년이 밀레니엄의 시작이었고 올해를 10년의 마무리로 보는 것이 더 와 닿을 듯하다. 한국 연예계도 지난 10년 간 일일이 언급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일이 있었다. 새 천 년 이전과 급격한 단절이 벌어질 만큼 변화도 많았다. 그 중에서도 과거와 다른 새로운 흐름이 생기고 이런 물결이 대세가 되는데 물꼬를 튼 컨텐츠들이 시대의 전환점에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10년 드라마 예능 가요계가 보여준 대전환의 시작이자 주도자가 됐던 각 분야 대표 컨텐츠를 살펴 본다. 드라마 : ‘겨울연가’(2002) 드라마 업계에서 한류는 이제 목표가 아니라 필수 시스템이 됐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 드라마는 외국에 진출해 ‘국위선양’을 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다. 다른 많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특히 대중문화산업에서 앞서 있다고 여기던-90년대 대유행했던 한국의 트렌디 드라마들이 ‘참고’도 많이 했던-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가 방송된다는 것은 꿈 같은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겨울연가’는 그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냈고 이후 일본에서 본격적인 한국 드라마 한류가 일어난다. 현재 한류는 단순히 외국에서 한국(의 컨텐츠)를 관심을 가져주는데 대한 자긍심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좀 과장하자면 드라마 제작의 목숨 줄을 쥐고 있는, 절대 필요 조건이 돼가고 있다. 높아가는 대중의 취향을 사로잡기 위해 커져만 가는 제작비를 마련하고 제작사가 드라마를 만들고 방송한 후 손해를 보지 않고 사업을 존속하기 위해서는 해외 수출로 발생하는 수입이 꼭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 드라마 제작은 한류 스타 주인공 캐스팅, 해외 방송을 염두에 둔 작품의 구성 등 한류를 고려한 기획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예능 : ‘무한도전’(2006) 2005년 시작된 ‘무리한 도전’과 ‘무모한 도전’을 거쳐 2006년 시작된 ‘무한도전’은 이후 한국 예능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예능의 대세로 만들고 수많은 아류작을 탄생하게 했다. 버라이어티에서 ‘캐릭터’ ‘자막’ 등 과거 부차적인 요소들의 중요성을 급격히 높였고 카메라 프레임의 안과 밖, 연기와 현실, 예능과 비예능의 소재 구분 등 수많은 경계를 허물었다. 방송 시작 4년을 바라보는 지금도 끊임 없이 새로운 실험들을 추구하며 한국 예능의 개척자 노릇을 확실히 하면서 ‘남다른’ 예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가요 : ‘Crazy’(세븐, 2004) 새 천년 시작을 전후해 급속히 인류의 문화를 바꾼 IT 기술은 가요 시장을 근본적으로 허물고 다시 짓는 재개발을 촉발시켰다. 음반에서 음원으로 음악 감상의 매체가 바뀌는 대변혁이 일어난 것이다. 한국 가요계에서는 조PD가 PC 통신에 자신의 노래를 올리고 이를 팬들이 감상했던 1998년을 음원의 원년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가요계가 음반 판매 시장에서 음원 다운로드 시장으로 바뀌게 된 진정한 전환점으로는 2004년 세븐이 발표한 디지털 싱글 ‘Crazy’가 꼽힌다. 그 이전에도 꽤 많은 디지털 싱글들이 선보였지만 가수들이 새로운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시험 삼아 내보는 성격이 강했다. 그래서 디지털 싱글에는 활동이 뒤따르지 않았고 자연히 히트곡도 없었다. 하지만 ‘Crazy’는 싱글을 내놓고 스타 가수가 활동을 제대로 하고 디지털 싱글 중 처음으로 대중들이 히트작이라고 인정할 만한 첫 사례가 됐다. 소비자인 대중들과 생산자인 기획사-가수 모두가 디지털 싱글이 새로운 음악 생산과 소비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게 만든 것이다. 이후 디지털 음원 발표와 활동이 대폭 늘어나면서 가요계는 ‘음원의 세상’이 됐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