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와 이승철, CD는 어디 갔나
OSEN 기자
발행 2010.01.28 08: 33

사라지는 가요 명반, 부활되어야 한다 (2) [OSEN=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1985년 11월 발표된 이문세 3집은 다음해 ‘난 아직 모르잖아요’,’소녀’,’휘파람’ 등 히트곡으로 한국 발라드 음악의 새로운 장을 여는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최고의 작곡가 고 이영훈과 이문세 콤비가 1987년 발표한 4집 앨범은 ‘사랑이 지나가면’을 비롯 대부분의 수록곡이 히트, 앨범 역시 밀리언 셀러를 기록 골든디스크 대상등 각종 음악상을 휩쓸며 최고 정상의 자리에 오른다. 5집(1988년 - ‘광화문 연가’,’붉은 노을’ 등 수록)을 발표하면서 LP가 주류였던 당시 음반 가격을 파격적으로 올려 많은 논란과 화제를 일으키기고 했었다. 1989년에 발표된 6집까지 이문세 3~6집 앨범들은 –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16위(4집)와 50위(5집)로 선정-한국의 발라드 음악에 토대를 이루었던 작품으로 평가되어 이승철, 변진섭, 이승환, 신승훈등 거물 후배 뮤지션들의 등장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그러나, 그의 중요 4개 앨범은 CD화가 되지 못했다. 3~4집(서라벌 레코드)과 5~6집(킹 레코드)의 발매 회사가 다르고 당시에는 판권을 제작사(자) 거의 음반 배급사에 넘기는 게 일반적이어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문세 최고의 앨범들은 원형 그래로 CD화 되지 못했다. (음반을 발표했던 두 회사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까지는 3~6집 주요 수록곡들을 2장의 CD에 제작한 베스트 앨범만이 존재해 그나마 원곡이라도 들을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실정이다. 필자는 특히 고 유재하의 작품으로 3집에 수록 되었던 곡 ‘그대와 영원히’가 가장 안타까운 경우로 이후 발표된 어떤 종류의 음반에도 수록되지 않아 하루 빨리 CD화 되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필자와 같이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 가요 팬들이 무척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누구보다도 노래의 주인공인 가수들이 가장 안타까울 것이다. 이문세의 경우 이후 여러 장의 베스트 앨범과 라이브 베스트 등을 통해서 팬들에게도 아쉬움을 달래 주기도 했지만, 반드시 존재해야 할 가장 중요한 디스코그래피 공백은 꽤 커 보인다. 발매 회사가 존재하지 않거나 여러 회사로 나뉘어지는 등 복잡한 상황으로 인해 LP의 CD화가 되지 못한 또 다른 대표적인 케이스가 김완선일 것이다. 86년 데뷔 당시 ‘한국의 마돈나’란 닉네임으로 소방차, 박남정과 함께 한국 댄스 음악계 중흥기를 이끈 뮤지션이다. 활동 당시에 그녀의 노래들은 음악성 면에서는 그다지 높은 평가를 못했다. 그러나, 데뷔 앨범 “오늘밤(1986년)”에서 5집 “삐에로는 우릴 보고 있지(1990년)”까지 수록곡 들을 들어 보면 한국 댄스 음악의 발전 과정을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자료임을 알 수 있다. 아쉽게도 그녀의 앨범들을 원본 상태로 다시 만나기란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김완선이 2002년 가요계에 복귀했을 당시 앨범 중 과거 히트곡을 리메이크하여 수록하기도 했지만 원곡을 능가할 수 없었다. CD로 발매되었으나 이미 절판되어 음악팬들이 쉽게 구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 25년 넘게 가요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승철의 1~6집 정규 앨범들(1집 Part 1-‘안녕이라고 말하지마’, 1집 Part 2 –‘마지막 콘서트’, 2집 –‘그대가 나에게’등 1988년~1999년 사이 발표됨) 역시 그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들이기에 중고 시장에서도 구하기 힘들다. 무한궤도로 데뷔 했던 신해철의 초창기 솔로 활동 1집(1990년 ‘안녕’ 수록), 2집(1991년 ‘재즈 카페’) CD 역시 중고 시장에서도 고가의 가격을 제시하고도 구하기 힘들다. 특히, 넥스트 시절 발표한 2집 “The Return of N•EX•T PART I The Being (1994년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38위)”은 그들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위에서 거론한 몇몇 스타들은 물론이고 비롯 ‘가요계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90년대의 주요 아티스트들의 앨범 역시 현재 절판되어 있는(었던) 경우가 많다. 92년 혜성과 같이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의 1~4집 앨범은 작년 리마스터링 되어 재발매되기 전까지만 해도 중고 음반도 가장 고가에 판매되었다. 지금도 서태지와 관련된 음반과 기록물들은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댄스 가수이자 아이돌 가수로는 거의 유일무이하게 1집~4집 앨범이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순위에 오르며 상업성과 음악성 모두에서 인정받는 ‘서태지’의 힘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2007년에 데뷔 15주년 기념으로 한정 발매되었던 “Seotaiji 15th Anniversary” 박스 세트는 미처 구하지 못한 마니아들의 혈안이 되고 있는 품목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음원과 앨범이 사장되지 않고 고스란히 잘 보존된다면 외국의 음반 못지 않은 훌륭한 아이템 계발이 많아지고 음반 시장 활성화에도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 주었다. 패닉(이적과 김진표)의 1집 (1995년 ‘달팽이’ 수록)과 2집(1996년 ‘UFO’ 수록) 음반 역시 희소성으로 중고 음반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1999년과 2003년에 각각 발표되었던 이적의 솔로 앨범 1집과 2집 역시 현재 모두 폐반된 상태로 마니아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2001년 가요계에 데뷔 ‘웰 메이드 댄스 가요’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3인조 혼성 그룹 거북이의 앨범 가운데 ‘왜 이래’가 히트했었던 “2집”과 ‘빙고’가 수록된 “3집”이 핵심 멤버인 랩퍼 이자 작곡가 거북이 임성훈의 안타까운 사망 이후 현재는 폐반된 두 앨범을 구하기 위한 음악 팬들의 이야기 또한 자주 들려지고는 한다. 필자가 위에서 열거한 아티스트 이외에도 정말 꼭 있어야 할 대중 가요 음악인들의 앨범과 노래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있다. 혹자는 음반 시장이 거의 고사지경에 가까운 상황에 ‘옛 것을 찾자고 이런 글을 쓰고 있나?’라고 볼멘소리를 할 것이다. 비틀즈와 마이클 잭슨, 제이슨 므라즈 등 해외 팝 뮤지션들의 좋은 앨범들이 잘 팔리고 빅뱅,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2NE1 등 아이돌의 음반을 적어도 10만장 이상 우리나라 10대 팬들은 구입한다. 서태지, 토이, 김동률, 이적, 이소라, 루시드 폴, 장기하와 얼굴들 같은 실력파 뮤지션들이 건재하고 이승환, 이승철, 신승훈, 김건모 등 가요계 거물들이 존재하고 있는 우리가요계다. 끊임없이 신인들이 밀려 나오고 기성 가수들 역시 새로운 노래로 도전장을 내민다. 우리 가요계의 중요한 자원들을 보존하는 일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먼지 많은 창고 어딘가에 널 부러져 있어 존재 가치 부여 받지 못했던 소중한 마스터들이 누군가에 의해 꺼내져 재조명 받고 재탄생 된다면 ‘기록물’ 보존과 활용의 걸음마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우리 대중 음악계를 튼튼하게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다. 비틀즈도 좋아하지만 조용필, 이문세, 서태지, 빅뱅의 음악 역시 수 십 년 흐른 뒤에도 계속 즐길 수 있으려면 관련된 모든 사람의 노력으로 ‘생명력 있는 가요 음반’ 반드시 부활 보전 되어야 한다.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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