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면서 각 팀마다 올 시즌에 기대를 하는 선수들의 훈련정보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중 특히 관심이 가는 부분이 재활에서 부활을 꿈꾸는 선수들입니다. 손민한(35. 롯데)을 비롯하여 작년에 조금 주춤했던 윤석민(24. KIA), 수술 이후 예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배영수(29. 삼성), LG의 에이스 자리를 내놓은 박명환(33) 등 투수들과, 강민호(25. 롯데) 포수등도 전지훈련지에서 부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다들 팔꿈치, 어깨 수술과 부상으로 작년 시즌 고생을 한 선수들이고 재활을 해온 선수들입니다. 수술과 재활이라면 필자 역시 많은 경험(?)이 있어서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고독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재활기간은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가장 필요한 부분이 인내심입니다. 그냥 참아내는 인내심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인내심이 다 포함되어야 합니다. 재활은 지루하게 반복되는 훈련입니다. 매일 같은 훈련을 하다보면 타성에 젖을 수가 있기 때문에 이를 견뎌내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빨리 복귀하려는 마음을 다스리는 게 중요합니다. 활을 하며 어느 정도 통증이 없어지면 선수들은 당장이라도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기 쉽습니다. 허나 몸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무리 간단한 수술이나 작은 부상이라도 재활이라는 프로그램까지 진행됐다면 부상정도가 가볍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마음을 참고 또 참으면서, 급해지는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다. 주위의 유혹에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의 유혹은 플레이에 대한 유혹입니다. 신문 등 매스컴에서 복귀의 내용을 다루면서 선수의 마음을 급하게 만들 수가 있습니다. 이런 유혹을 잘 견뎌야합니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급한 마음을 접으라는 것입니다. 수술이나 부상 뒤에는 어느 정도의 기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2개 월짜리다, 3 개월짜리다, 6개 월짜리다’ 같은 그런 기간은 없습니다. 그것은 의사들이 정해놓은 대략적인 기간인 것입니다. 물론 트레이너와 상의해 가며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하겠지만 몸이 기간을 만드는 것이지, 기간에 몸을 맞춰서는 안 됩니다. 선수 처지에서는 작년에 재활과 수술을 했다면, 개막에 맞춰 페이스 조절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는 상당히 위험한 마음가짐입니다. 충분히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런 마음을 가졌다면 빨라도 5~6월 정도로 맞추려는 페이스로 가는 것이 안전합니다. 수술을 했다고 다시 부상을 당하지 말라는 법이 없고, 한번 재활할 때 시간을 좀 더 들이는 것이 앞으로의 시간을 버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부상을 당하고 수술과 재활을 한다면, 그보다 더 오랜 기간의 재활이 필요하게 됩니다. 며칠 전 신문에 재활을 하는 선수들의 기사가 나온 것을 봤습니다. ‘가벼운 캐치볼과 배팅을 통증없이 소화하기 때문에 개막전에 문제없다.’라고. 손민한 선수의 기사에는 ‘어깨수술을 했는데 팔꿈치에 통증’ 이라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연습과 경기는 다릅니다. 연습 때 아무리 통증이 없어도 경기에 들어가면 연습 때보다 120%~150%의 힘을 더 가하기 때문에 완전히 치료가 이루어진 다음에 경기에 출전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2007년 손가락 수술을 했던 이승엽 선수가 가장 좋은 예입니다. 부상부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증을 참아가며 무리하게 경기에 임했고, 그러면서 타격폼도 무너지고 성적도 무너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수술 부위와 다른 부위가 통증을 느끼는 경우는 어깨나 팔꿈치를 수술한 경우에 자주 나옵니다. 어깨를 수술하면 심리적으로 어깨를 쓰는 것을 두려워하고, 팔꿈치의 경우는 팔꿈치를 쓰는 것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어깨는 팔, 팔은 어깨로만 공을 던지게 되면서 이러한 통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투구나 타격폼이 변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두려움을 빨리 없애는 것도 재활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재활을 하고 잇는 선수들은 기대와 희망으로 2010년 스프링캠프에 들어갔겠지만 너무 조급하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해이해지지 않게 페이스 조절을 잘하길 바랍니다. 팬들은 이러한 선수들을 꼭 개막전에서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오래토록 보고 싶을 것입니다.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전 한화 이글스 투수 재활 중인 롯데 손민한 투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