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음악이 한국 음반 시장에서 살아남는 법
OSEN 기자
발행 2010.02.28 09: 59

[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해외 팝 아티스트와 앨범은 더 이상 한국 음악 시장에서 주류는 아니다. CD시장이 급격하게 하강세를 보이면서 팝 앨범은 5천장만 나가도 소위 대박이라고 말 할 정도다. 가요를 방송하는 프로그램이 라디오의 주요 시간대를 차지하면서 새로 나온 팝 신곡을 홍보하기 위한 해당 음반사 홍보 담당 직원간 경쟁은 가요 매니저들 못지 않게 치열하다. 주간 방송 횟수 15회 정도가 나와야 1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하는데 가요에 비해서는 현저히 떨어진다. 가요가 절대적인 시장 우위 상황에서 과연 팝 음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 ‘낙타가 바늘 구멍 뚫기’만큼 힘든 한국 음악 시장에서의 성공, 팝 음악이 팬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마지막 (?) 생존법들을 논해 보자. - 팝송, 아이돌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노래하고 춤추면 뜬다 – 한국의 음악 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얻고 있는 팝 아티스트는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다. 두 차례 내한 공연 성공과 ‘I’m Yours’의 인기에 힘입어 “We Sing We Dance We Steal Things” 앨범은 6만 5천장과 음원 매출 3억 5천 만원 가량을 올리는 등 근래 보기 드문 빅 히트를 기록 중이라고 한다. 특히, 신인 아이돌 그룹 씨엔블루(CNBLUE)의 보컬 정용화가 “황긍어장 – 라디오 스타”에 출연 ‘Geek In The Pink’란 곡을 불렀는데, 이 곡은 제이슨 므라즈의 2집 앨범 “Mr. A-Z(2005년)” 수록 곡으로 노래 부르는 장면이 방영된 이후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라 있다. ‘팝 디바’ 비욘세(Beyonce)의 ‘Single Ladies(Put A Ring On It)”은 물론 국내에서도 노래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곡이지만, 애프터스쿨의 멤버 유이를 비롯 다수의 아이돌 가수들이 뮤직비디오 속 비욘세 춤을 따라 하면서 더욱 큰 사랑을 받았다.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의 ‘Sexy Back’은 남성 아이돌 가수들을 위한 춤곡으로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유명 팝 스타들의 히트곡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등장 빛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R&B 여성 싱어 카리나(Karina)의 경우는 국내에서는 벼락 인기를 얻게된 예이다. ‘깝권’이란 별명을 지닌 2AM의 조권이 주말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세바퀴”에서 카리나의 ‘Slow Motion’을 노래하는 장면이 방송되면서 이 곡은 단숨에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놀랄만한 결과를 낳는다. 2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이 보장된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 아이돌 가수가 노래하고 춤출 때 사용되는 노래에 많은 대중들은 상당한 관심을 갖는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 해외 뮤지션 내한 공연, 팝 음반사는 원님 덕에 나발 불어 - 불과 4~5년 전만 해도 해외 팝 스타들이 앨범 홍보 투어를 오는 경우가 빈번했었다. 그러나, 음반 시장의 규모가 엄청 줄면서 막대한 비용 지출에 비해 별다른 매출에 도움을 주지 못하자 팝 음반사에서는 스타급 뮤지션에 국한된 투어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오히려, 그들 입장에서는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는 아티스트 내한 공연에 주력을 하는 실정이다. 아티스트 개런티, 항공료 및 체제비는 물론이고 제작비, 공연장 대관료, 인건비등 거의 모든 비용은 공연 제작사의 몫이므로 해당 아티스트의 앨범을 발매한 음반사 입장에서는 음반 협찬, 지면 광고 또는 일부 광고비 협찬 등 상대적으로 훨씬 수월한 협조만으로 상당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최초 내한 공연을 가졌던 빌리 조엘과 휘트니 휴스턴의 경우 공연 현장에서만 1천장의 CD판매(1천 5백 만원 상당)를 올렸다고 하며, 환상적인 록 공연을 보여 줬던 뮤즈(Muse)와 그린데이(Green Day) 역시 내한 공연 후 7~800장 정도의 음반 판매고를 올리며 평소 보다 2~3배 이상이 올랐다고 한다. 앞에서 언급했던 제이슨 므라즈는 음반과 음원 모두에서 대히트를 거둔 최근 한국 음반 시장에서 보기 드문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원님 덕에 나발 부는’ 경우로 간혹 음반사와 공연 기획사 간의 불편한 관계가 드러날 때도 많다. 물론, 모든 공연이 음반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음반사 입장에서는 이보다 쉬운 생존 전력으로써 쉬운 방법은 없을 것이다. 이 밖에도 상업 광고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거나, 드라마와 영화 등에 삽입되면서 인기를 얻게 되는 고전적인 형태의 마케팅도 있다. 곡 권리자들이 예전 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요구하고 곡 사용 권리 허락을 위해 많은 시간이 걸리면서 팝 음악 사용 비중이 현저히 낮아졌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인 가요에 포커스가 맞추어 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 90년대까지 한국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던 팝 음악의 증흥기는 다시 올 수 없을 것이다. 미국 음악계가 90년 중반 이후 힙합이 주류를 이루면서 ‘대중적인 인기곡’의 수도 현저히 줄었다. 무엇보다도 우리 가요의 수준 향상과 다양한 스펙트럼의 대중 가수들이 등장하면서 해외 팝 스타들에 대한 관심은 소수층을 위한 것으로 전락하였다. 그러나, 영미권 음악을 비롯 해외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좋은 것은 취할 수 있는 문은 항상 열려 있다. 필자가 제시한 ‘팝 음악의 한국 시장에서의 생존 방법’ 이외에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좋은 돌파구가 있을 것이다. 가요와 팝 음악(음반) 관계자가 함께 힘을 모아 위축되어 가고 있는 한국의 음악 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안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 비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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