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걸그룹의 매력이 가요계를 압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심화될수록 걸그룹의 즐거움과, 예술혼을 음악에 싣는 여성 아티스트들이 공존하는 가요계를 희망하게 되는 것은 음악팬이라면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즈음 두 뮤즈가 봄과 함께 돌아온다. 이상은과 이소라. 한국 대중음악계의 의심할 여지 없는 음악의 여신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발표하는 음반마다 이번엔 어떤 음악적 성취를 이뤄냈을 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이상은은 2년 만의 새 앨범 ‘We Are Made of Stardust’를 발표했다. 소규모 공연에서는 심세한 감성을, 대형 공연에서는 관객을 압도하는 장엄한 음악을 선보일 수 있는 드문 표현력의 소유자인 이소라는 4월1일부터 3주간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을 도는 소극장 장기 공연을 갖는다.
닮아 보이지 않는 이 두 아티스트들은 실제로 많은 부분이 닮았다. 음악을 대하는 치열한 태도가 그렇고 작품을 내놓을 때 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실험성도 비슷하다. 특히 극도로 섬세한 감성을 음악에 담아내는 점도 유사한데 이상은과 이소라 모두 이번 새 활동에서 한동안 가요계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여성 아티스트만의 진한 감성을 팬들에게 전달할 것이다.
이상은은 이번 새 앨범에서도 예술적인 성취와 대중적인 감성을 함께 담아내고 있다. 한 때 대중들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순수한 예술의 세계를 천착한 적이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감성적인 멜로디에 음악적 실험을 덧입히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고 이번 앨범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첨단 도시 뉴욕에서 작업하며 그곳에서 느낀 도시적인 감수성을 음악에 담아 냈고 우주를 연상케 하는 다양한 소리들을 일렉트로니카 사운드에 담아냈다. 하지만 최근 인기 가요들이 주로 차용하는 일렉트로니카가 차갑고 과잉의 느낌을 주는 것과는 달리 따뜻하고 절제된 일렉트로니카, 섬세한 감성의 디지털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몇몇 곡에서는 음반이 튀는 효과를 사용하거나 소음들을 활용하는 등 실험적인 면모도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대중들도 접근하기 편한 멜로디에 기반하고 있어 감성적인 음악을 기다리던 음악팬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음악들이다. 최첨단 도시의 감수성과 우주의 몽환적 분위기가 부담스럽지 않고 친근한 감성으로 어떻게 조화로울 수 있는 지를 맛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이소라의 소극장 공연은 이번이 세번째이다. 봄이면 소극장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팬들과 한 이래 2007년, 2009년에 이어 올해에도 공연을 갖는다. 지난 해 그 유명했던 이소라의 공연 자진 환불 사건도 이 공연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이런 이소라의 완벽주의는 공연을 찾는 관객들에게 공연의 완성도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갖게 한다.
이소라는 한국 여가수 중에서 가장 폭넓은 장르를 자신만의 음악으로 완벽하게 소화한 가수다. 발라드 재즈 팝 모던록 일렉트로니카까지 다양한 음악적 성취들을 이번 공연에서도 소극장에 어울리는 감성적인 음악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더불어 좀처럼 시도하지 않는 다른 아티스트의 노래도 선보인다고 하니 소극장의 제약이 무색한 다채롭고 풍부한 공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18일까지 서울 공연을 가진 후 부산 대구 통영 전주 창원 인천으로 매 주말 지방 공연도 이어진다. 이소라의 소극장 장기 공연은 봄의 감성을 대표하는 브랜드 콘서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