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소극장 콘서트, 無 홍보, 12회 완전 매진 ‘좋은 음악의 힘’
OSEN 기자
발행 2010.04.18 09: 52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조용했어도 뜨거웠다. 뮤지션이자 디바인 이소라가 18일 ‘이소라 소극장 콘서트 : 세번째 봄’의 서울 공연을 마친다. 올해로 3년째이고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일 1회씩 총 3주간 12회의 콘서트를 서울에서 가졌는데 모든 공연이 매진됐다. 서울에서는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공연을 가졌는데 공연장이 600석 규모였다. 7000명이 넘는 관객이 공연을 다녀간 셈이다. 12회의 공연을 모두 매진시키기도 힘든 일이거니와 7000명의 관객을 콘서트에 오게 만드는 것도 요즘 가요계 상황에서는 드문 일이다. 이소라보다 후배 가수들 중 여러 실력파 가수들도 최근 공연에 도전하고 있지만 객석을 채우지 못해 쩔쩔매는 일이 잦다. 음원에 이어 공연도 충성스런 팬들을 보유한 몇몇 아이돌 가수들을 제외하면 무대가 성사되기도 힘들만큼 가요계의 공연 시장은 여전히 몇 년째 상황이 좋지 않다. 이소라의 콘서트가 더욱 대단한 것은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도 전체 매진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공연 알림 기사 슬쩍 나온 것을 제외하면 홍보가 거의 전무했다고 봐야 될 상황이다. 광고는 물론 플래카드 같은 거리 홍보도 안 보였다. 포스터는 거의 공연에 임박해 제작해 공연장에서나 만날 수 있을 정도였다. 마케팅이 음악성보다 중요해지는 현재의 가요계에서 이렇듯 ‘상식’에 반하는 이소라 공연의 성공은 분명 가요계에 희망을 불어 넣는 일이다. 현재 가요계의 트렌드인 아이돌 가수들이 비록 과거보다는 음악적인 역량이 향상됐다 하더라도 점점 심화되는 대중 음악의 상품화 경향은 혼이 담긴 뮤지션 음악의 입지를 고사시켜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불리한 여건에서도 이소라의 공연이 성공을 거둔 것은 당연히 좋은 음악의 힘 덕분이다. 그동안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또 자신만의 완성도 높은 음악 세계를 프로듀싱한인 뮤지션으로 쌓아온 음악 세계에 대한 신뢰가 많은 음악팬들을 홍보도 없는 공연을 찾아서 자리를 메우게 만들었다. 이소라의 음악 세계가 넓고 깊은 것도 봄에 열리는 소극장 공연이 성공하는 원동력이 됐다. 음반이 가을, 겨울에 계속 나오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이소라는 깊은 우울과 처절한 서정이 음악적인 기본 정서였다. 만물이 저물어가는 가을, 겨울의 음악이었다. 과거에는 공연도 공간을 압도하는 창법의 절창이 어울리는 대극장 콘서트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음악 활동이 계속 될수록 섬세하고 미묘한 감정 표현에서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빼어난 표현력과 호소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슬픔과 우울의 감정도 흘러 넘치지 않고 담백하게, 때로는 경쾌하게까지 표현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번으로 3년째를 맡는 이소라의 봄 소극장 공연은 그 섬세함에 초점을 맞춰 기획된 공연처럼 여겨진다. 이소라 특유의, 슬픔의 극한에 도달하는 음악 세계에서, 봄에 어울리는 ‘잔잔하지만 응축된 애상’을 추려 내 관객이 봄에 만나고 싶은 가벼운 우울을 겪고 카타르시스를 얻고 돌아갈 수 있는 공연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소라의 공연은 이제 지방으로 발길을 옮긴다. 부산(4월 23, 24일) 대구(4월30일, 5월 1일) 통영(5월 8, 9일) 전주(5월 14, 15일) 창원(5월 22, 23일) 인천(5월 29, 30일) 등 매 주말 도시를 옮겨가며 공연을 펼친다. 지방 공연, 그것도 여러 도시를 돌면서 공연을 펼치는 것은 도전이다. 가요계 전반적으로 공연 시장이 어려운데다 지방 공연은 더욱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소라 공연은 지방도 표가 아직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미 손익분기를 넘길 만큼 예매가 돼 있다고 한다. 좋은 음악, 수준 있는 뮤지션에 목말라 있는 지방팬들에게 모처럼 음악적 갈증을 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그리고 지방 공연을 마치고 나면 이소라 소극장 봄 콘서트는 가요계를 대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브랜드 콘서트가 될 전망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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