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7일 650만 관중을 목표로 팀당 133경기 총 532게임의 대장정에 돌입한 프로야구가 5월 들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2010 프로야구는 1위 SK의 16연승과 꼴찌 한화의 11연패 등 초반부터 팀 들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형국이다. 안타까운 점은 1위와 최하위의 승차가 너무 벌어진다는 것이다. 자칫 팬들이 흥미를 잃을 수 있다. 물론 팬들의 관심사는 과연 어느 팀이 4강에 들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느냐에 모아진다. 이번에는 현재 8개 구단이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을 기준으로 각 팀의 승률이 향후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를 알아보는 새로운 계산 방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른바 야구의 피타고라스 이론인 ‘야타고라스 이론’이다. 올 시즌에도 프로야구는 지난 해와 같이 무승부를 패배로 간주하는 승률 방식으로 페넌트레이스 순위를 정하게 된다. 무승부를 빼거나 0.5승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따라서 승수가 가장 많은 팀이 1위가 된다. 승수를 팀 당 경기 수인 133으로 나눈 것이 승률이다. 작년의 경우 1위 KIA가 81승48패4무, 2위 SK가 80승47패6무를 기록했다. 만약 무승부를 승률 계산에 포함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순위를 정했다면 SK가 승률 6할3푼으로 1위, 기아가 6할2푼8리로 2위가 됐을 것이다. 무승부가 패배와 같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 있으나 어쨌든 논란 끝에 더 해보기로 결정 했으니 지켜보기로 하자. 메이저리그에서 점점 더 주목을 받으며 전문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구단 프런트에서도 ‘팀 전략을 수립하는데 유용하다’고 평가한 팀 승률 계산 방식이 야구의 피타고라스 이론’이다. 한국 프로야구계에서도 검증을 해보고 현재의 팀 성적과 관련해 계산을 해본 뒤 팀의 향후 가능성을 점쳐 보는 것도 흥미로운 작업이 될 듯하다. 새로운 팀 승률 계산 방식은 1980년대 초반 미국에서 스포츠 이론 전문가인 빌 제임스라는 인물이 만든 공식이다. 수학의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응용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직각 삼각형에서 빗변 길이의 제곱은 다른 두 변 제곱의 합과 같다’는 이론이다. 피타고라스의 정리에서 응용한 새로운 승률 계산 방식은 팀의 승수, 패 수와 전혀 무관하게 팀의 득점과 실점을 계산에 적용한다. 빌 제임스는 이러한 계산을 통해 나온 결과가 팀의 진정한 전력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피타고라스식 승률 계산 방법은 다음과 같다. 팀 승률은 총 득점의 제곱을 총득점의 제곱과 총실점의 제곱의 합계로 나누는 것이다. 식으로 써보면 야구 팀의 승률=총득점의 제곱/(총득점의 제곱+총실점의 제곱)이다. 과연 실제 성적과 피타고라스식 승률 계산 방식, 야구 규칙에 나오는 단순 승률 계산 방식이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 지난 해 페넌트레이스 순위를 통해 알아보자. 지난 해 1위 팀 KIA의 승률은 6할9리이다. 그러나 KIA의 총득점인 706의 제곱을 총득점(706)의 제곱과 총실점(581)의 제곱의 합계로 나눈 피타고라스식 승률 계산 방식을 적용하면 기아의 승률은 706의 제곱인 498436을 706의 제곱(498436)과 581의 제곱(337561)의 합인 835997로 나눈 5할9푼6리가 나온다. 기아의 승률은 0.596라는 것이다. 현재의 승률 계산 방식의 결과와 차이가 난다. 반면 총득점 732, 실점 550을 기록한 SK를 이와 같이 계산하면 6할3푼9리의 승률이 나온다. 이는 SK의 지난 해 승률 6할2리보다 훨씬 높다. 피타고라스 방식의 승률 계산으로 하면 지난 해 페넌트레이스 순위는 1위 SK, 2위 KIA, 3위 두산, 4위 삼성, 5위 롯데, 6위 넥센, 7위 LG, 8위 한화가 된다. 1, 2위와 4, 5위가 뒤바뀐다. 그런데 피타고라스 방식도 모순이 나타난다. 무승부 없이 66승67패로 승수가 2승이나 더 많은 롯데 보다 64승69패의 삼성의 승률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4위 롯데는 우리 프로야구 승률 계산 방식으로는 4할9푼6리인데 피타고라스 식은 4할7푼6리로 떨어진다. 승률 4할8푼1리의 5위 삼성은 피타고라스 식으로 계산하면 승률이 4할8푼9리로 올라간다. 따라서 피타고라스 방식은 팀 전체 득점과 실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팀 전체 전력의 강약 정도를 판단하는데 더 유용하다고 보면 된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팀 전력을 비교할 때만 사용하고 있는 이유이다. 피타고라스 식 계산은 팀 순위를 정하는 방식이 아니다. 팀 승률이 어떻게 진행돼 갈 것이라는 것을 예상해보는 이론이다. 경기가 없는 10일 월요일, 8개 구단의 진정한 전력을 ‘피타고라스 이론’으로 분석해보면 흥미로울 것 같다. /보경S&C 대표, 전 일간스포츠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