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운드트랙이 흥행 영화를 만든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06.18 15: 47

[OSEN= 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뜨겁고 강렬한 음악으로 영화만큼 화제가 되고 있는 사운드트랙 앨범들이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트와일라잇 – 이클립스(Twilight-Eclipse)”, “섹스 앤 더 시티 2편(Sex And The City)”,”런어웨이즈(Runaways)” 등 세 영화의 배경 음악들이 영화 장면 마다 관객들에게 뇌리에 깊게 남는 영감을 주며 OST 역시 동시에 사랑을 받는 현상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세 영화와 그 OST는 각각 10~20대 젊은 층, 오피스 레이디를 중심으로 한 여성들, 추억을 향수하고 싶은 중 장년층에게 어필할 대중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뜨거운 월드컵 열기 속에서도 영화 음악 팬들의 화제 중심인 작품들을 들여다 보자.

- “트와일라잇” 영화 신드롬 사운드트랙으로 이어지나? –
영화 “트와일라잇”을 더 이상 자세히 이야기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전세계적인 신드롬 현상은 3번째 영화가 개봉되기 전 영화 홍보 투어를 갖는 영화 속 주인공들의 행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영화 속 두 주인공이 한국을 찾았을 때 보여준 우리나라 팬들의 광란에 가까운 열성적인 환호의 여운이 아직도 귓가를 맴돈다. 1~2편 영화 속을 수놓은 영화 음악이 여전히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3편 “이클립스” 역시 영화 속에 절묘한 음악 배합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현존 최고의 인기 록 그룹으로 군림하고 있는 뮤즈(Muse)가 신곡 ‘Neutron Star Collision (Love Is Forever)’로 전작들에 이어 계속 참여함으로써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저자 스테파니 메이어의 전폭적인 지지 없이는 천하의 인기 아티스트라고 해도 불가능한 일이 아닐 듯싶다. 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 데드 웨더(Dead Weather)등 젊은 층들이 선호하는 뮤지션들의 음악들로 가득한 OST가 영화만큼 흥행 신화를 이어갈 지는 7월 초 영화 개봉 후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여주인공들과 팝 스타들의 화려한 외출 “섹스 앤 더 시티” OST - 
“섹스 앤 더 시티”는 2~30대 여성이 주 관객층을 이루는 우리나라에서 흥행 성공을 위한 여러 요소를 갖추었다. 뉴욕에 사는 커리어 우먼들의 일과 사랑을 이야기하며 4명의 주인공 여배우들은 최신 스타일의 명품 의류, 화장품, 액세서리를 하고 연기를 한다. 그들이 오랜 인기를 얻은 만큼 세월 또한 많이 흘렀다. 결코 나이를 거스를 수 없는 배우들의 모습에서 2편 이후 후속 편들이 만들어질 지 장담을 못할 것이다. 계속된다 하더라도 사랑스런 네 여성 배우가 함께 영화에 임할지도 미지수다.
 
그래서인지, “섹스 앤 더 시티 2편”은 달라진 영화 스케일만큼 음악 역시 막강한 팝 스타들의 참여로 무척 화려하다. R&B의 지존 앨리샤 키스(Alicia Keys)의 히트곡 ‘Empire State Of Mind”와 리메이크 넘버 ‘Rapture’가 영화 주요 장면에 등장한다. 다이도(Dido)의 ‘Everthing To Love’, 떠오르는 디바 제니퍼 허드슨(Jennifer Hudson)과 리오나 루이스(Leona Lewis)의 듀엣 곡 ‘Love Is Your Color’ 역시 주목할 곡이다.
 
무엇보다도 카메오로 등장하는 중견 뮤지컬 배우 라이자 미넬리(Liza Minnelli)가 비욘세(Beyonce)의 ‘Single Ladies(Put A Ring On It)을 결혼식 피로연에서 노래하는 장면을 은 흥이 났었고, 사라 제시카 파커(Sarah Jessica Parker)등 주연배우 모두가 함께 한 ‘I Am A Woman’의 열창 신에서는 훈훈한 감동을 느끼는 영화 관객들도 많았을 것이다. 항상 우리 곁에 있어야 할 것 같은 그녀들의 행보가 2편 이후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 70년대 록음악을 향수하다 사운드트랙 “런어웨이즈(Runaways)” -
1975년 정통 록 음악을 연주 노래하는 최초의 여성 밴드였던 런어웨이즈(Runaways)”의 3년간의 짧은 활동 기간을 소재로 한 동명의 영화가 개봉된다. 조안 제트(Joan Jett)와 리타 포드(Lita Ford)란 걸출한 여성 록 스타가 몸담았던 런어웨이즈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해체까지 리드 보컬리스트였던 체리 커리(Cherie Currie)의 회고록을 각색하여 만들어졌는데, “트와일라잇”에 함께 출연한 크리스틴 스튜어트(Chri Kristen Stewart)와 다코타 페닝(Dakota Fanning)이 주인공으로 역시 동반 출연 빼어난 노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뮤직비디오와 광고를 주로 만들었던 여성 감독 플로리아 시지스몬디(Floria Sigismondi)의 데뷔작이기 때문에 영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긴 하지만, 영화 속 음악은 70년대 펑크와 하드 록, 글램 록 등 추억을 향수할 수 곡들로 가득하다. 돈 맥클린의 ‘Vincent’, 조안 제트(Joan Jett)의 ‘Crimson And Clover’, ‘Do You Wanna Touch Me’등 잘 알려진 곡들은 OST에는 아쉽게도 담겨 있지 않다.
 
런어웨이즈, 조안 제트, 데이빗 보위(David Bowie),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의 오리지널 곡들과 두 배우 다코타 페닝과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커버곡들이 아쉬움을 대신하고 있다. 강렬한 로큰롤 사운드가 충만한 영화로 록음악 마니아와 중 장년층을 극장으로 불러 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소개할 만한 한국 영화 OST가 없어 아쉽다 –
블록버스터 영화 “포화속으로”가 월드컵 기간에 개봉되는 맞불작전 속에 얼마만큼의 흥행 기록을 올릴지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어 있지만, 영상과 음악이 어우러진 우리 영화는 현재 시점에서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드라마 OST가 음악시장의 절대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영화에서 히트곡이 나오는 확률이 상당히 낮아졌다.
 
빈곤의 악순환이라고 할까? 영화 음악에 대한 투자도 점점 더 줄어든다면 우리는 더 이상 잘 만들어진 영화 음악를 만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열거 못한 여러 가지 이유들을 접어두더라도 한국 영화의 힘은 영화뿐만 아니라 영화와 항상 함께 하는 음악에서도 나온다는 것을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한다.지금 필자는 왠지 모를 허전함과 아쉬움을 느끼지만 글을 맺고자 한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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