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브라운아이드걸스의 나르샤가 첫 솔로 도전에 나섰다.
나르샤의 솔로 활동은 공개를 앞두고 관심을 모았다. 앞서 브아걸 활동 무대에서, 그리고 예능 활동을 통해 보여준 ‘포스’가 과연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솔로 활동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베일을 벗은 그 결과물은, 나르샤가 한동안 만나기 쉽지 않던 가요계 ‘비주얼 컨셉트 여왕’ 계보에 합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가요계에는 압도적인 비주얼적 요소들로 노래에 대한 관심을 몇 배 더 증강시켰던 비주얼 컨셉트의 여왕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엄정화가 그랬고 이정현이 그랬다. 음반 재킷 화보, 뮤직비디오, 의상, 메이크업, 퍼포먼스를 관통하는, 색다르고 강렬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은 여가수들이다.

물론 어떤 가수든 비주얼 컨셉트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쓴다. 하지만 확실한 차별성이 있으면서 보는 사람들에게 시각적 자극과 즐거움을 함께 전하는 결과를 얻는 가수는 많지 않다. 이는 아이디어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소화해내는 가수의 포스가 남다르지 않으면 아무리 독특한 컨셉트도 빛을 발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르샤는 이번 활동의 중심축을 ‘마녀’와 ‘호러’로 잡은 듯하다. 특히 뮤비의 컨셉트가 그러하다. 뮤비와 무대에서 댄서들이 영화 ‘나이트메어’의 프레디를 연상시키는 의상과 좀비들의 동작을 떠올리게 하는 춤을 추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이 밖에 음반 재킷 사진의 메이크업이나 의상, 활동곡 ‘삐리빠빠’ 가사에서도 이런 느낌은 계속 된다.
호러 컨셉트는 유니, 양파, 엠투엠 등 앞서 몇몇 가수들이 활용한 바 있다. 하지만 나르샤의 호러는 좀 다르다. 앞선 호러들은 ‘공포’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면 나르샤는 ‘기이함’ 쪽에 힘을 주고 있다. 그러니까 호러라기보다는 그로테스크하다고 하는 것이 좀더 정확할 것이다.
나르샤는 여기에 화려함을 더했다. 스타일이나 헤어, 메이크업 등에서 색채의 극명한 대비로 화려함을 부여했는데 순수 예술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컨셉트인 그로테스크가 일반 대중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에 화려함을 보태는 것으로 대중성을 확보하려 한 듯하다. 나르샤의 ‘화려한 그로테스크’는 그래서 색다르면서도 눈길을 끄는 힘이 있고 섹시함까지 배어난다.
이런 나르샤의 비주얼 컨셉트는 이‘삐리빠빠’의 몽환적인 분위기와도 잘 맞는다. ‘삐리빠빠’ 역시 비주얼 컨셉트와 마찬가지로, 음악적으로도 차별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으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곡이다.
일렉트로니카 기반에 신선한 사운드 소스와 진부하지 않은 곡 구성으로 참신함을 찾으면서도 메인 멜로디 중에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가요 고유의 진행을 따른 부분도 발견된다. 나르샤의 이번 활동은 음악과 비주얼 등 활동과 관련된 전반적인 부분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일관된 맥락을 갖고 있는데 이런 점만으로도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나르샤의 이번 솔로 활동은 이제 시작이지만 결과적으로 확실한 인상을 심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에도 기대를 갖게 한다. 외모가 출중하고 파워풀한 댄스를 보여주는 여가수 혹은 걸그룹은 많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뚜렷이 드러내고 차별화된 컨셉트 비주얼을 선보이고 이를 소화하는 포스를 지닌 여가수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