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인사이드 베이스볼]롯데, LG, KIA의 4위 싸움은 감독들의 승부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0.07.26 07: 13

올시즌 3강은 올스타전에 앞서 사실상 확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의 선두 질주 체제가 굳어져 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 두산이 27일 재개되는 페넌트레이스 후반기에 2위 싸움을 벌여 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리게 된다.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놓고 전반기 4위 롯데, 5위 LG, 6위 KIA가 사력을 다하는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가 과연 어느 정도의 뒷심을 보여줄 지가 관심사이다. 
KIA가 여전히 4강 후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전반기 승수가 37승으로 7위 넥센과 같기 때문이다. 5위 LG는 전반기에 40승을 거두었는데 1위 SK(60승)와 무려 20승 차이가 난다. 4위 롯데는 3위 두산(52승)보다 10승이 적은 42승에 그쳤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8개 구단이 올시즌 목표로 내세운 600만 관중 돌파 여부는 바로 롯데 LG KIA의 4강 싸움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되느냐에 달려 있다. 어쨌든 KIA도 단순하게 승수 만을 놓고 보면 4위 롯데에 5승 밖에 뒤지지 않는다. 한차례 연승을 달리면 언제든지 추격이 가능하다.

 
부족한 필자의 견해로는 후반기 4위 싸움에서 롯데가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이유는 선수단 장악력에 있어 롯데 로이스터 감독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배재후 단장이 중심이 된 롯데 구단 프런트가 결정적인 힘을 보탰다.
 
롯데는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인 22일 넥센에서 올스타 내야수 황재균(23)을 트레이드 해오는데 성공했다. 웨스턴 리그(서군)인 넥센 소속으로 올스타에 선정된 황재균은 롯데가 이스턴리그(동군) 팀이어서 졸지에 유니폼을 바꿔 입고 올스타전에 출장해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롯데 로이스터 감독이 얼마나 기뻤는지 그를 껴안고 축하해주기까지 했다. 롯데의 후반기 레이스에서 황재균이 공수에 모두 새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롯데의 변수는 로이스터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라는 것이다. 탄력을 받아서 4위 레이스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면 괜찮겠지만 자칫 단기간이라도 연패에 빠지거나 5위 이하로 순위가 처지면 차기를 내다보며 감독을 흔드는 세력이 나타날 수 있다.
 
삼성이 좋은 예이다. 삼성은 지난 해 시즌 중에 일찌감치 선동렬 감독의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만약 시즌 종료 후로 선동렬 감독의 재계약 결정을 미뤘더라면 어떤 혼란이 빚어졌을지 알 수 없었다.
선수들의 부상 등의 악재가 겹치기도 했으나 KIA가 전반기에 속수무책으로 16연패를 당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필자는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KIA가 예상보다 고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잘 하면 4위 권으로 봤다. 전반기 성적으로 보면 필자의 생각이 맞았는데 어쩌면 KIA가 필자의 예상보다 더 부진해 틀린 것이 됐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KIA가 고전할 것으로 판단한 배경에는 조범현(50) 감독의 재계약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이유가 있다.
KIA 구단은 3년간 총액 16억 원에 조범현 감독과 결국 재계약을 했으나 외부의 일부 시각으로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구단이 감독에게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 주지 않으면 감독의 선수단 장악력은 무조건 떨어지기 마련이다. 조범현 감독은 롯데가 황재균을 트레이드 해와 전력을 보강하자 ‘부럽다’는 뜻을 나타냈다. 감독으로서 무엇인가 아쉬움이 있는 모양이었다. KIA의 변수는 선수들의 근성이다. 선수들 사이에서 특유의 응집력이 자발적으로 발휘된다면 4위를 노려볼 만 하다.
LG는 신임 박종훈 감독이 처음으로 1군 감독을 맡아 역시 처음으로 해보는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의 엄청난 압박감을 어떻게 견뎌내느냐가 관심사이다. LG는 전반기 초반에 선수단 내의 불협화음이 표출되고 정리됐는데 제대로 결속을 이뤄냈다면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따낼 가능성이 있다. 구단 프런트가 감독에게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감독들은 흔히 전력을 놓고 비교를 한다. 그러나 지구상의 어느 팀 감독도 자기 팀이 완전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부족한 것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감독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말은 ‘선수들이 분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이다.
 
/보경S&C㈜ 대표, 전 일간스포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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