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사이리그 박영길 회장, ‘한국해치’ 재건에 발 벗고 나서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0.08.09 07: 25

일본야구 독립리그인 ‘간사이리그’에 소속돼 있는 유일한 한국팀 ‘한국 해치’가 일시적인 시련과 좌절을 딛고 팀을 재정비, 재건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한국 해치는 올해 초 간사이리그 참여 요청을 받고 일본무대로  진출했던 ‘코리아 해치’의 후신이다. 코리아 해치는 간사이리그 참여 이후 내부 운영난과 조직 분규로 난항을 겪었으나 7월부터 (주)한일야구&스포츠 김진희 대표가 팀을 새롭게 꾸리고 해치 야구단 고문이었던 박영길 한국실업야구연맹 회장이 간사이리그와 야구단 회장을 아울러 맡으면서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7월11일부터 시작된 후반기 간사이리그에도 출전을 하고 있다.
코리아 해치는 지난 5월 여러 사정이 얽혀 운영난에 봉착, 한 때 팀 해체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내분을 수습한 박 회장과 김진희 대표가 중심이 돼 팀을 정상 궤도에 다시 올려놓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재건 작업을 시작, 초창기 아픔을 털고 합심, 재생의 길로 들어섰다. 팀 이름도 코리아 해치에서 ‘한국 해치로’ 바꾸었다. 

초대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역임했던 야구계 원로 박영길(70) 한국 해치 회장은 “자원봉사 하는 심정으로 한국 해치를 살리기 위해 나서게 됐다.”면서 “그 동안 한국 해치가 예기치 못한 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 다시 새롭게 출발해 나가고 있는 만큼 야구계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박 회장은 한국 해치 존재의 가치와 지원 이유에 대해 5가지로 요약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 해치 야구단은, ‘첫째, 공익성이 있다.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이라는 측면에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 일본에서는 프로가 못 가는 지역에 독립리그라는 새로운 야구리그를 결성해 들어가 있다. 그네들은 클럽야구를 통해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을 실천하고 있다. 
둘째,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가 8월16일에 열릴 예정인데, 매년 프로구단에 선택되는 선수들은 기껏해야 70~80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탈락하고 그 선수들은 실업자 신세가 되고 만다. 한국 해치가 한 가지 대안이 될 것이다.
 
셋째, 프로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들의 탈출구 마련이 시급하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탈락한 선수들은 부상 등으로 스카우트의 눈에 안 띠어 기회를 놓쳐버리는 등 저마다 아픈 사연이 있다. 그들에게 프로야구에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십몇 년 간 수억 원을 들여 선수들을 가르친 부모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는가. 사회인야구가 아무리 번창하더라도 엘리트 야구와는 관계가 없다. 결국 클럽 팀을 만들어 프로에 재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그런 선수들을 구제해야 한다.
넷째, 재일교포사회에 한국인임을 각인시키고, 자긍심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 한국 해치 야구단이야말로 바로 교포 3, 4세의 한국인 의식 일깨우는 노릇을 할 수 있다.
다섯째, 해치가 구심점이 돼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오사카 일대의 선전효과가 커 교포사회의 단합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정서적 결속력을 다지는 데는 스포츠 단, 특히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야구팀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영길 회장은 “어렵지만 야구계가 사명감을 갖고 한국 해치 같은 클럽 팀을 육성해야 한다. 해치를 살려야 아마야구 탈출구가 생긴다. 제2, 제3의 해치가 나와야 한다.”면서 “현재 A급 선수는 프로로 가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진로가 막연한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해치가 구체적인 진로 제시에 성공한다면, 장차 제9, 10구단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건에 나섰지만 한국 해치는 여전히 연간 5억 원 가량 들어가는 운영자금 마련이 시급한 과제이다. 재일교포 강타자 출신인 장훈 씨나 역시 재일교포로 홋카이도 레슬링협회 회장인 오오야마 씨 등이 교포사회에서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서울시의 상징인 ‘해치’를 팀 이름에도 내건 만큼 서울시와 한국야구위원회, 대한야구협회 등 유관 단체의 지원이 절실한 형편이다.
박영길 회장은 “한국 해치로 인해 오사카 인근 반경 200킬로미터 안에는 해치라는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다. 서울시도 해치라는 이름이 얼마나 PR 됐는지 알아야 한다.”면서 “봄에 일어난 일로 인해 한국 해치에 대한 악 소문이 많이 떠돌았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고, 야구계도 사실을 확실히 알고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들 둘이 모두 야구를 했고, 현재 차남이 도치키현 사노고교의 야구선수이기도 한 김진희(48) 한국 해치 대표는 “꿈과 희망을 가진 선수들을 모으려고 한다. 프로를 바라보고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간사이리그’는 일본 오사카와 고베, 아카시, 와카야마 지역을 중심으로 한 독립리그의 하나로 한국 해치를 비롯해 4팀이 소속돼 있다. 4월부터 9월까지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경기씩 소화, 전, 후반기로 나누어 총 72게임을 치르는 리그이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경기가 없다.
박영길 회장은 “간사이리그는 일반 프로경기보다 색다른 방식으로 리그를 운영하기 때문에 실력이 금방 늘 수 있다. 한국 해치는 내년에 프로에 못가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보강해  올 가을부터 ‘학원식 교습’으로 제대로 훈련을 시켜볼 작정”이라면서 “의욕을 가진 선수들이 와야 한다. 코치진도 분야별로 강화할 예정이다. 일본어 연수도 시켜줄 생각이다.”고 전망을 밝혔다.
한국 해치 전신인 코리아 해치에는 손지환과 김진우 등이 잠시 몸을 담기도 했다. 1997년 휘문고를 졸업했던 손지환(32. 한화 이글스)은 그 해 L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으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KIA, 삼성, SK를 오가며 잊혀져갔던 내야수. 코리아해치에서 뛰다가 한화와 정식계약까지 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의 선수이다.  
손지환은 귀국 후 OSEN과의 인터뷰에서 “그 때는 각오를 하고 (간사이리그로)갔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국내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고생길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일본 내 다른 팀에 입단했더라면 언어 문제 등을 비롯해 더욱 어려웠을 것입니다. 정원석 형도 두산에서 방출된 뒤 한화에서 기회를 얻어 주전으로 출장 중이잖아요. 저 또한 일본에서 국내 프로야구 실시간 중계를 지켜보며 거듭 다짐했고 2군에서도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악착같이 훈련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야구는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어요.”라고 되돌아보기도 했다.
손지환은 “독립리그는 주말에 경기를 하기 때문에 거의 매 경기 원투펀치가 가동되는 경우가 많아요. 투, 타에 걸쳐 운동능력 면에서는 결코 2군 정상급에 뒤지지 않는 선수들도 볼 수 있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분명 도움이 되었습니다.”고 긍정적으로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선수들이 ‘한국 해치’를 통해 프로선수로의 재도전 기회를 잡기를 박영길 회장은 바라고 있다.
chuam@osen.co.kr
<사진 위>박영길 간사이리그 회장과 김진희 한국 해치 대표
<사진 아래>재일교포 강타자 출신 장훈과 홋카이도 레슬링협회 오오야마 회장, 박영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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