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재즈 음악계 거장 허비 행콕(Herbie Hancock)과 가요계 중견 뮤지션 조규찬이 발표한 새 음반은 각각 특별한 의미가 있는 듯 하다. 올해 만 70세가 된 허비 행콕은 새로운 노장의 음악 인생 출발을 알리는 앨범을 발표한 것이고, 천재 싱어송라이터로 20년 가까이 자리매김하고 있는 조규찬은 7월 출시된 9집으로 활동을 마감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음악 여정과 삶이 그들에게 주어졌지만, 그들이 선보인 이번 작품엔 공통점이 있다. 허비 행콕과 조규찬, 음악계에 한 획을 걷고 있는 아티스트들이기에 빼어난 실력을 가진 후배 음악인들이 대거 참여하여 앨범의 완성도를 높여 주고 있다. 대중 음악계 선후배들의 만남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냈는지 두 음반을 만나본다.

-허비 행콕의 새 앨범, 후배들의 존경심이 표출되다 -
6월 24일 뉴욕 카네기홀에서는 음악계의 거장 허비 행콕의 70회 생일을 기념하는 공연이 열렸다. 6월 21일 이미 발매되었던 신작 앨범 “The Imagine Project”에 참여했던 뮤지션들이 그들의 존경하는 선배 음악인 허비 행콕과 신곡을 함께 연주 노래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고 한다. “The Imagine Project”는 평화와 글로벌 책임 의식을 알리기 위해 음악이라는 보편적인 언어를 사용한 작품으로 평가되는데 허비 행콕은 작품의 취지에 맞게 세계 각국의 유명 아티스들과 멋진 음악적 만남을 이루며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참여한 뮤지션들의 고향에서 수록곡을 레코딩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며 앨범의 완성도와 의미를 더하고 있다. 존 레논(John Lennon)의 ‘Imagine’과 밥 딜런(Bob Dylan)의 ‘The Times, They Are A’ Changin’ 등 전설적인 팝 음악을 리메이크하여 선보이고 있다. 또한 인도, 브라질, 아일랜드 등에서 녹음된 곡들이 앨범 수록 곡으로 담겨 있는 것을 알 수 있듯이 월드 뮤직의 색채도 강렬하게 녹아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제프 벡(Jeff Beck), 씰(Seal), 핑크(Pink), 존 레전드(John Legend), 인디아 아리(India Arie), 데이브 매튜스(Dave Matthews) 등 세계적인 팝 스타는 물론이고 아누쉬카 샹카르(Anoushka Shankar), 후아네스(Juanes), 로스 로보스(Los Lobos)등 대표적인 월드 뮤직 아티스트들은 ‘거장’ 허비 행콕에 대한 존경심을 그와의 멋진 협연을 통해 승화하고 있다
- 끝과 시작이 공존하는 조규찬의 아 홉 번째 작품 -
더 높이 날기 위한 조규찬의 과감한 결단에 그의 음악을 지지해 왔던 많은 팬들은 몇 년 동안의 이별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그는 아홉 번 째 정규 앨범과 유학 전 마지막 라이브 콘서트를 통해 팬들에게 작별의 선물을 남겨준 듯 하다. 음반을 발표할 때 마다 상업성 보다 작품성에서 항상 좋은 평가를 받았던 조규찬. 가수로서 뿐만아니라 작사 작곡가, 프로듀서, 백 보컬 담당 등 다방면에 펼쳐졌던 그의 음악 활동들이 조규찬이란 아티스트의 가치를 새삼스럽게 재평가하게 된다.
이번 음반에 조규찬과 콜레보레이션(Collaboration)하기 위해 참여한 뮤지션들의 이름 또한 무척 화려하다. 함께 오랫동안 음악 동료로 해왔던 이소라는 3번째 트랙 ‘Wow’를 작사하고 함께 노래하며 남다른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노래 잘 하는 가수들인 정인, 스윗소로우, 박혜경과 대표적인 록 싱어 박완규와 함께 호흡 한 ‘Without You’ 역시 귀 기울여 접할 노래들이다. 무엇보다도 아내 해이와 같이 노래한 ‘Just Married’는 새롭게 펼쳐 질 삶의 모습을 사랑이 담긴 진솔한 가사와 멜로디로 표현한 듯 하다.

- 선후배의 음악 우정, 좋은 작품으로 탄생되다 -
허비 행콕은 9월 1일 시작될 미국 공연을 시작으로 앨범에 참여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70세란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그의 정력적인 활동에 필자 역시 감탄과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다. 미국으로 음악 공부를 하러 떠나는 조규찬이란 뮤지션의 국내 음악계에서의 위상과 가치는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새로운 출발을 하고 있는 허비 행콕과 조규찬. 앨범 라이너 노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동료 및 후배 음악인들과의 멋진 만남은 2010년의 대표적인 수작이란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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