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팝페라, 신성의 음악에 귀 기울이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08.14 09: 25

[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팝페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KBS-TV 인기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대회 참가 곡으로 연습 중인 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의 ‘Nella Fantasia - 영화 “미션”의 주제가로 이태리어 가사를 붙임’가 방송된 후 음반과 음원 판매량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팝과 클래식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보다 폭넓은 계층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크로스오버 뮤직 장르인 팝페라. 사라 브라이트만,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 일 디보(IL Divo), 조쉬 그로반(Josh Groban)과 같은 전세계인이 사랑하는 슈퍼 스타를 배출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임형주, 정세훈과 같은 남성 팝페라 아티스트들이 높은 인기와 더불어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중이다.

 
 2010년 전세계가 주목하는 2명의 남성 팝페라 뮤지션이 등장하여 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 중 한 아티스트는 출발과 더불어 슬픈 현실을 음악 팬들에게 전해야만 했다. 그들을 만나 보자.
- ‘남아공의 파바로티’ 故시피보, 유작이 된 첫 작품을 남기고 떠나다 -
 
6월 전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 후 발표된 한 장의 음반이 왠지 숙연한 마음을 들게 만든다. 남아공 출신의 비운의 테너 시피보(Siphiwo)가 남기고 한 앨범 “Hope”가 바로 그것이다. 문득 1987년 故 유재하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오랫동안 멍해있었을 때가 떠오른다. 한국 대중음악계를 바꿔 놓은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 1장 만을 남겨 놓고 23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음악 팬들과 함께 하고 있지만, 그가 더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면 훨씬 더 커다란 가요계 발전을 도모했을 것이다.
 
시피보 역시 이번 음반을 준비하면서 ‘검은 파바로티’란 극찬을 받으며 백인이 아닌 흑인 팝페라 음악인으로 더욱 더 많은 전세계적인 화제를 불러 모았다. 고국에서 열리게 될 월드컵 개막식에서 멋진 공연을 준비하고 있던 그는 3주가 채 남지 않은 5월 급성 뇌수막염으로 34년의 삶을 마감하게 된다.
 
앨범 첫 수록 곡으로 남아공의 전대통령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가 전인류에 전하는 희망의 음성 메시지로 시작되는 ‘Hope’는 뭉클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Nessun Dorma(푸치니 곡)’,’Ave Maria(슈베르트 곡)’ 등 대중 음악 팬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클래식 곡을 포함한 12곡의 앨범 수록 곡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작품이 되었다.
- 20세 약관의 나이에 당찬 도전장 내민 아모리 바실리 - 
프랑스 출신의 아모리 바실리(Amaury Vassili)는 스무 살이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안정적인 보컬을 들려 주고 있다. 학업을 일찍 포기하고 클래식 음악 공부에 열중할 정도로 당찬 어린 시절을 보낸 아모리 바실리는 최고의 팝페라 뮤지션 조쉬 그로반을 잇는 조각 같은 얼굴과 매력적인 테너 보이스로 꽃미남 팝페라 뮤지션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듯 하다. 특히 데뷔 앨범 “Vincero”는 크로스오버 음악을 유독 열광하는 우리 음악 팬들이 좋아할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캐나다, 스위스, 벨기에 등 여러 나라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한국의 음악 팬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편안한 곡들의 선곡에 주목할 만하다.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에 가사를 붙인 ‘Lucente Stella’와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를 차용한 ‘Fragile’, 유명 팝 음악을 이태리어로 리메이크한 ‘Parla Piu Piano( 원곡 : Speak Softly Love)와 ‘Mi Fa Morire Cantando (원곡 : Killing Me Softly)’등 15곡으로 음악 팬들을 유혹 중이다.
안타까움과 감동이 공존하는 비운의 흑인 팝페라 가수 시피보에 대한 전세계 음악 팬들의 관심이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유작 앨범에 모아지길 바란다. 미완의 대기 아모리 바실리는 기성 팝페라 아티스트들의 견고한 인기 아성을 얼마만큼 공략할 수 있느냐가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과제일 것이다. 진정한 별이 되고자 하는 흑백 남성 팝페라 아티스트들의 음악에 귀 기울이는 ‘한 여름 밤의 꿈’을 꿈꾼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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