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8월 국내 박스 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영화들은 관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흥행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이번 주 500만 관객을 넘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 주연의 영화 “인셉션(Inception)”은 ‘생각은 훔치는 거대한 전쟁’이란 그럴 듯한 영화 홍보 카피가 걸 맞는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국 영화 “아저씨”는 원 톱 주인공 원 빈의 배우로서의 가치를 새삼스럽게 느끼게 하고 있는데. 19세 이상 관람가 영화 임에도 불구하고 300만 명이 관람하며 롱런을 예고하고 있다. 가족 영화 “토이 스토리(Toy Story) 3”편은 애니메이션으로 최고의 흥행 스코어를 기록하며 촉촉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에는 여러 가지 성공 요인들이 있다. 이 세편의 작품에는 영화 못지 않게 오랫동안 지울 수 없는 여운을 남기는 음악들이 중요한 장치로 존재한다. 필자 역시 3편 영화 모두 관람하면서 영화 속에 흐르던 중요한 테마 곡(주제가)를 잊을 수 없다.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줬던 ‘영화 속 음악’을 다시 만나 보면 …
흥행 제조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감독은 “다크 나이트(Dark Knight)”에 이어 “인셉션”에서도 거장 한스 짐머(Hans Zimmer)에게 영화 음악을 함께 하며 또 하나의 멋진 작품을 탄생시킨다.
이미 많은 언론을 통해 기사와 되어 영화를 본 ‘Half Remembered Dream’과 에디뜨 피아프(Edith Piaf)의 노래 ‘Non, Je Ne Regrette Rien (아니요,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의 상관 관계는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제작자들이 마련해 놓은 장치가 얼마나 세밀한 지 새삼 느끼게 한다. 에디뜨 피아프의 원곡을 길게 늘여서 영화 초반부에 등장했던 ‘Half Remembered Dream’는 꿈 속의 시간을 표현한 것이다
‘Non, Je Ne Regrette Rien’는 독일 영화 “파니 핑크(Keiner Liebt Mich)와 에디뜨 피아프 전기 영화 “장미 빛 인생(La Vie En Rose)”에 배경 음악으로 등장하여 이미 국내 영화 음악 팬들에게는 익숙한 곡이기도 하지만, 전세계적인 흥행을 거두고 있는 블록버스터 무비 “인셉션”에 아주 중요한 음악으로 사용되면서 훨씬 강렬한 인상을 던져 주고 있다.
언론 시사회를 통해 “아저씨”를 일반 관객 보다 먼저 접할 수 있었는데, 영화 상영 전에 우리 가요인지 팝 음악인지 흐느끼는 듯한 여성의 고혹적인 보컬과 암울한 느낌의 브릿 팝(Brit Pop) 사운드가 결합된 노래를 계속 반복해서 듣게 되었다. 강한 중독성이 강렬하게 전달되었던 곡은 두 시간의 러닝 타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던 “아저씨”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다시 접하게 되었다.

‘아! 영화 주제가였구나!’란 감탄사를 내뱉으면서 노래를 부른 아티스트를 주목하게 되었다. 바로 혼성 3인조 그룹 매드 소울 차일드(Mad Soul Child)가 만들고 노래한 ‘Dear’이었다. 국내 영화에서 히트되는 곡들이 1년에 1~2곡 정도밖에 안 되는 흐름에서 “아저씨”가 흥행에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 이 노래 역시 묻히는 신세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저씨”를 보면서 영화 “레옹(Leon)”을 떠올리는 사람도 꽤 있는 듯 싶다. 스팅(Sting)의 ‘Shape Of My Heart’가 영화 속 주요 테마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것처럼 아저씨의 엔딩 테마곡 “Dear”역시 아직은 낯선 그룹 매드 소울 차일드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1995년 첫 선을 보였던 애니메이션 영화의 기념비적인 시리즈 “토이 스토리”도 아마 이번 3편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을 감지할 수 있다. 15년 동안 잊혀지지 않고 세대를 초월하며 전세계 영화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았던 작품인데, “인셉션”과 “아저씨”의 배경테마곡이 영화에 강한 인상을 주는 역할을 하며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남은 것과는 달리 “토이 스토리”에 등장하는 음악들은 영화를 압도할 만한 강렬함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친구 혹은 가족 간의 훈훈한 사랑과 해피 엔딩이 “토이 스토리” 모든 시리즈의 결말이 듯 전편 모두에 나오는 주제가 “You’ve Got A Friend In Me”는 항상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해주며 이 영화에 없어서는 안 될 감초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대박을 터뜨리는 영화에는 탄탄한 스토리와 빼어난 영상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 못지 않게 이를 뒷받침하는 ‘킬링 뮤직’이 존재하고 있다는 공식이 있다는 것을 2010년 여름 성수기 관객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작품들이 입증하고 있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 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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