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킬’로도 1위를 하지 못하는 가요 프로그램 순위 차트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08.23 08: 11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가요계에는 많은 차트들이 있다. 그리고 그 많은 차트들은 늘 공정성 시비를 극복하는 것이 고민거리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기까지 했는데 아직은 그 권위가 자리잡지 못한 ‘가온 차트’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차트의 공정성 문제는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 앉기는 해도 지속적으로 돌출되는, 본질적 해결이 어려운 가요계의 난제 중 하나이다.
그리고 다시 차트가 문제가 됐다. 이번에도 가장 자주 문제제기가 됐던 공중파 방송사의 가요 프로그램 순위 차트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소란은 이슈메이커로 ‘명불허전’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준 DJ DOC가 일으켰다.
DJ DOC가 13일 KBS 2TV ‘뮤직뱅크’에서 1위를 하지 못하면서 시작된 일련의 불만 토로와 사과 소동에서 잘잘못을 따지는 단계는 이제는 어느 정도 지나간 듯 보인다. 그 뒤에 남은 것은 과연 가요 프로그램의 1위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DJ DOC의 새 앨범 타이틀곡 ‘나 이런 사람이야’는 방송사 순위 프로그램 중에 엠넷의 ‘엠카운트다운’에서만 19일 1위를 차지했다(이것도 시기 상으로는 좀 명쾌하지 않다). 나머지 KBS의 ‘뮤직뱅크’와 SBS ‘인기가요’에서는 1위를 하지 못했다(‘인기가요’는 뮤티즌송). 현재 곡의 인기 변동 추세상 이제는 하락세에 접어들어 앞으로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각 방송사의 음원 순위 집계는 나름의 방식이 있다. 이제는 많은 대중들도 그 내용을 알고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1위에 오를 수 있는 지 계산법에 따라 예측도 해보고 1위를 못 했을 경우 결과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니 따로 설명하지는 않겠다.
대개 차트 집계에는 ‘음원 판매’ ‘음반 판매’ ‘방송 횟수’ 등이 필수적으로 들어가고 그 밖에 ‘리서치’ ‘시청자 선호도(인기 투표)’ 등이 각 프로그램 별로 규정된 반영 비율과 반영 방식에 따라 산정된다. 이러한 복잡한 방식이 ‘공정’을 담보하기 위함임을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빠지지 않고 강조했다.
그런데 가끔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이 생길 때가 있다. 이번 DJ DOC의 경우도 그렇다. ‘나 이런 사람이야’는 음원 차트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1주일 가량 ‘올킬’했다. 음반은 정확한 집계가 힘들지만 음반 판매량을 집계하는 주요 사이트들에서 대부분 1~3위 사이를 지켰다. 그리고 지금은 매출, 선호도 면에서 음원이 다른 음악 저장 매체를 압도하는 ‘음원의 시대’다.
‘나 이런 사람이야’가 1위를 못한 사실에서는 가요 프로그램의 순위 집계 방식이 공정한지 여부를 떠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가 도출될 수 밖에 없다. 가요 프로그램의 순위 차트는 각 음원사이트의 음원 차트와는 달리 ‘통합 차트’이다. 통합 차트는 공정하기도 해야겠지만 현재 가요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반영하는 일도 중요할 것이다.
가요계가 권위 있는 통합 차트를 구축하는 일은 최대 숙원 사업 중 하나다. 제대로 된 통합 차트가 만들어지면 가요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과 집중도를 높여 가요 시장이 불황에서 벗어나 더욱 성장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나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완벽하게 독립적이면서 누구에게나 권위를 인정 받는 차트가 등장하기를 많은 가요계 관계자들이 바라지만 아직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가수가 호감이든 비호감이든, 차트에, 또는 차트 운영 주체에 협조적이든 비협조적이든 가장 폭넓게 대중들에게 ‘팔리고 들린’ 곡이 당연히 1위를 차지하는 차트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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