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뮤지션, 색다른 컨셉으로 한국 공략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08.28 08: 07

[OSEN= 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다양한 국적의 해외 뮤지션들의 음반과 독특한 컨셉의 국내 활동이 눈에 띈다. 영미권 팝 아티스트와 음악만이 그나마 아직 국내 시장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포괄적인 홍보 마케팅 방법만을 의존해서는 성공을 거두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차별화된 전략과 컨셉으로 국내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이색적인 아티스트와 음반을 만나게 되니 필자도 다소 낯설기는 하지만 ‘일상적인 편식’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레시피’로 마련된 ‘색다른 식단’을 맛볼 수 있다는 기쁨이 즐겁기만 하다.
 
  - ‘나는 홍대 뮤지션’ 라쎄 린드, ‘지방 음악 팬이 내겐 먼저’  모리카와 나츠키

어느 날 문득 홍대 거리를 스쳐 지나가다 만날 것 같은 뮤지션 라쎄 린드(Lasse Lindh). 스웨덴 출신 록 뮤지션인 라쎄 린드는 여러 차례 내한 공연과 앨범의 성공으로 국내 여성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가 올해 들어 더욱 많은 국내 언론 매체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작년부터 한국에서 장기 체류를 하며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1년의 반 이상은 한국에 머물면서 새로운 곡 작업은 물론이고 마치 국내 가수들이 활동하는 것과 같은 다방면에서 재능과 끼를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디 음악의 메카 홍대와 신촌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한국을 벗어날 수 없다는 라쎄 린드의 열정적인 행보가 다수의 해외 아티스트에게도 자극이 되어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일본 재즈계의 신성 모리카와 나츠키(Morikawa Natsuki)는 새 앨범 “Primavera”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면서 서울이 아닌 지방 공연 홍보를 우선적으로 선택하였다. 이미 2장의 라이센스 음반이 발매되어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고, 9월 2일 시작되는 대구 국제 재즈 페스티벌 및 울산과 부산 지역 공연 만을 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는 과감한 정책적 결단이 흥미롭다. 공연 혹은 앨범 홍보 투어를 오게 되면 서울에서 체류하면서 지방을 패키지로 묶어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예인데, 남부 지방에서 인기를 등에 업고 수도권까지 진출하려는 야심 찬 계획이 있지 않나 추측해 본다. 일본 유력 재즈 잡지에서 주는 상을 받을 정도로 실력을 갖춘 그녀의 과감한 도전이 국내 음악 팬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 노래하는 금발의 미녀 팝 스타들 - 
미국과 영국 다음의 음악 강국 일본. 소녀시대, 카라, 브라운아이드걸스, 포미닛등 우리 여성 그룹들의 일본 시장 진출이 연일 뉴스거리로 매체를 뜨겁게 달구고 있을 만큼 일본 음악 시장의 크기과 다양성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만하다. 또한, 제패니메이션이라고 일컬어지는 일본 애니메이션 역시 오랫 동안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문화 컨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영화에 등장했던 음악도 많은 사랑을 받아 왔는데, 우리 음악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프랑스 출신 클레망틴(Clementine)과 스웨덴의 메야(Meja)가 같은 시기에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주제가를 색다르게 재해석한 앨범을 발표했다.
보사노바와 샹송으로 대표되는 클레망틴은 국내에 고정 팬을 확보할 정도로 비 영어권 뮤지션으로서 드문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Animentine: Bossa Du Anime”란 제목의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곡 모음집을 선보였다. 이미 일본 뮤지션들과의 음반 작업, 일본을 주무대로 활동해 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인데, 샹송과 보사노바 그리고 애니메이션 송을 ‘클레망틴 스타일’로 절묘히 결합하여 만들어 놓은 듯 하다. “벼랑 위의 포뇨”,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등 지브리 영화와 “도라에몽”, “드래곤 볼” 등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일본 애니 영화 주제가를 불어 영어 스페인어로 완벽하게 리메이크한 그녀의 노력이 돋보인다.
메야는 화려한 경력에 비해 아직도 국내에서는 낮은 지명도를 갖고 있지만, 이웃나라 일본 에서는 유명한 게임 음악 삽입곡을 부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녀 또한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노래한 앨범 “Animeja: Ghibli Songs”를 발표했는데,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표적인 회사 지브리(Ghibli) 스튜디오의 작품만을 노래하였다.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하울의 움직이는 성”등 11편의 지브리 영화 주제가를 영어로 소화해 내고 있는데, 앨범 수록곡의 구성면에서는 클레망틴 보다 국내 음악 팬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요소를 갖춘 듯 하다.
- 우리 음악 시장의 글로벌화 반갑지만, 보편적 접근 컨텐츠 개발 필요하다.
라쎄 린드와 모리카와 나츠키 등 해외 뮤지션의 차별화된 한국 시장 진출 방법은 무척 고무적인 경우이다. 대한민국 땅을 근간으로 실력을 갖춘 각국의 다양한 문화예술가들이 최고의 작품들을 만들어 내는 시간이 더 빨리 도래했으면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노래한 해외 유명 팝 스타들의 작업은 자국 시장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국 및 세계 여러 나라 음악 팬 층을 겨냥한 포석도 감지할 수 없다. ‘보편적인 컨텐츠’의 가치와 위력을 새삼 느끼게 하는 2개의 작품을 접하게 된 것이다. 클레망틴과 메야 같은 해외 팝 스타들이 관심을 갖고 작품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양질의 컨텐츠 개발과 기존 작품을 널리 알리는 작업의 필요성은 ‘두 개의 애니메이션 음반’ 발매가 가져 온 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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