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장르의 음악 여행 속에서 가을을 듣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09.12 11: 07

[OSEN= 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어느새 계절이 옷을 갈아 입었다. 2차례 태풍이 지나간 후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과 함께 새벽에는 쌀쌀함 마저 느끼게 하는 초가을이 찾아온 것이다. 너무도 무더웠던 긴 여름을 지나 가을이란 계절에 머물며 잠시나마 여유로운 휴식을 갖기를 누구나 바란다.
 
 한 잔의 커피, 한 권의 책 그리고 한 장의 CD에서 나오는 노래만으로도 지금의 삶을 사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래서 지금 ‘나만을 위한 가을 음악 여행’을 떠나려 한다. 평소 함께하지 못했던 장르의 음악과 함께 하는 여행길이 왠지 더 설레 임으로 다가선다. 자, 여러분도 저와 함께 떠나실래요?

- 중독성 강한 감상적인 멜로디로 무장한 2인조 듀오 허츠 (팝/일렉트로니카)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2인조 듀오 허츠(Hurts) 데뷔 앨범은 신인의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해야 할까? 역시나 이미 5년 전 함께 활동을 시작했는데, 우리가 일반적인 관점으로 접하는 최근 일렉트로니카 사운드와는 분명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멜로디 라인이 무척 극단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대부분의 수록 곡들이 기승전결이 확실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80년대 영국 뉴 로맨틱 팝 음악의 맥을 잇는 듯한 복고적인 면도 엿볼 수 있기에 허츠의 음악은 대중들을 쉽게 유혹할 수 있을 듯싶다. ‘행복(Happiness)’이란 음반 제목처럼 올 가을 상처(Hurt)입은 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허츠의 음악이 되었으면 한다.
- 소년에서 청년으로 ‘실력파 듀오’ 재주소년 (가요 / 모던 포크) - 
재주소년은 더 이상 소년들이 아니다. 20대 후반의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하여 인디씬을 넘어 어느덧 한국 모던 포크 음악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03년 11월 발표되었던 첫 앨범 “才洲少年”에서 ‘귤’, ‘눈 오던 날’등의 노래가 FM 심야 프로그램에서 자주 방송 되면서 제주도 출신 스무 살 청년들의 존재를 대중들에게 널리 알린 바 있다.
 
8월 선보인 “유년에게”는 이들의 4번 째 정규 음반으로 청년의 관점에서 아름다운 어린 소년 시절에 대한 소중한 추억을 서정적인 포크 음악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요조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타이틀 곡 ‘손잡고 허밍’과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는 “소년의 고향”등 마치 가을날의 동화를 꿈꾸는 듯한 12곡이 이번 앨범에 담겨 있는데, 좀 더 폭넓은 음악 팬들에게 사랑 받을 수 없는 포크 음악이란 장르적 한계성이 아쉽게 느껴진다.
- 12명의 베를린 첼리스트 파리를 연주하다 (클래식)  - 
파리는 뉴욕 못지 않게 가을을 연상시키는 도시다. 세계적인 명성의 독일 베를린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속해 있는 12명의 첼리스트가 파리를 연주하고(?) 있다. 이미 여러 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세계 각국에서 활발한 공연 활동도 펼치고 있는 그들은 “파리의 꽃(Fleur de Paris)”란 최신작을 한국의 클래식 음악 팬들에게 먼저 선보였다.
 
포레(Paure), 드뷔시(Debussy), 라벨(Ravel) 등 프랑스 출신의 유명 클래식 작곡가들의 곡들을 재해석했을 뿐만 아니라 ‘장미 빛 인생(La Vie En Rose)’과 ‘파리의 하늘 밑(Sous Le Ciel De Paris)’ 추억의 샹송까지 연주해 주고 있다. 가을이란 계절을 표현하기에 완벽한 악기라 할 수 있는 첼로로 듣는 클래식 음악은 초심자라 해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이다.
- 이스라엘의 조안 바에즈 하바 알버스타인 (월드 뮤직 / 포크) –
이스라엘 음악은 열성적으로 찾아 듣지 않고서는 쉽게 접할 기회는 많지 않다. 발표된 지 35년 만에 한국에서 라이선스 음반으로 빛을 보게 된 ‘이스라엘의 국민 가수’ 하바 알버스타인(Chava Alberstein)의 대표작 “야생화처럼(Like A Wildflower)”. ‘이스라엘의 조안 바에즈(Joan Baez)’란 호칭도 듣고 있는 그녀의 명성에 걸맞게 44년 동안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포크 음악으로 이스라엘은 물론 여러 나라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국내 발매 반은 모두 영어 제목을 갖고 있지만 전곡 히브리어로 노래하고 있다. 마치 타임 머신을 타고 3~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알버스타인의 음악은 중장년층에게 ‘추억의 음악 다방’ 시절을 떠올리게 하지 않을까?
- 프랑스 대중 음악의 새로운 방향성 제시한 자즈(프렌치 팝) -
자즈(Zaz)란 서른 한 살의 프랑스 여가수에게 ‘제2의 에디뜨 피아프(Edith Piaf)’란 소개 문구에 처음엔 거부감마저 들었다. 그러나, 프랑스 앨범 차트 연속 6주 1위와 스위스와 벨기에 등 불어권 국가에서도 폭발적 인기를 모았다는 그녀의 데뷔 앨범을 접하게 되었을 때 녹녹하지 않은 실력의 소유자란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재즈와 블루스, 라틴과 브라질, 집시 음악과 아프리카 사운드 등 다양한 음악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는 자즈의 보컬 능력이 왜 그녀에게 ‘영예로운 닉 네임’이 주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프랑스 대중 음악 앨범들 역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몇몇 유명 아티스트를 제외하고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프랑스의 신성 여가수 자즈의 앨범이 국내 음악 팬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 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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