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2NE1이 가요사에 확실히 자신들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정규 1집을 발표하고 ‘Can’t Nobody’ ‘박수쳐’ ‘Go Away’ 3곡 동시 타이틀곡 활동에 나서 3곡 동시 1,2,3위 석권, 그리고 3곡 모두 1위 등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여전히 완벽한 통합 차트가 한국에 자리 잡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복수의 음원 차트와 가요 프로그램 순위가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2NE1이 거둔 성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공식 기록화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사실 2NE1이 복귀하기 전 ‘3곡 동시’라는 활동 방식이 알려지면서 팬들과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무모한 도전’ ‘무리수’라는 의견이 많았다. YG 소속 가수들의 음원이 강력한 차트 장악력을 보여주긴 하지만 3곡은 과하다는 생각들이었다.

하지만 YG는 세간의 우려를 비웃듯 확실한 반전의 해피엔딩을 이끌어 냈다. 물론 이번에 2NE1이 세운 기록의 의미를 아직은 확실히 정리하기 힘들다. 초대형 기획사의 차트 장악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는 확실히 드러나면서도 YG가 자신만의 장점 덕분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인지 여부는 좀 더 다른 초대형 기획사 가수들의 활동을 지켜보고 판단해야 될 듯 하기 때문이다.
다만 YG의 도전 정신만은 평가가 필요하다고 본다. 3곡 동시 활동이 마케팅 차원의 뛰어난 판단력의 결과일지는 몰라도 판단과 시도가 이어지는 데는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기에 ‘도전 정신’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더욱이 YG는 그간 ‘무모한 도전’으로 보이는 시도를 상당히 많이 해온 전례가 있다.
YG는, 트렌드 벗어나기를 두려워하는 보수적 성향의 가요계 분위기 속에서 ‘무리수’처럼 보이는 시도를 결국 성공으로 이끈 사례를 상당히 갖고 있다. 아이돌이 가요계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던 2000년대 초반부터 YG의 수장인 양현석 프로듀서는 “우리는 스타가 아니라 음악을 만드는 회사’라는, 당시로서는 모토부터 무리(?)해 보이는 고집을 지닌 회사였다.
이런 맥락에서 ‘얼굴이 아닌 음악으로 승부하는 여자 그룹’ 빅마마를 당시로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성공시켰다. 격렬한 춤에도 올라이브를 추구하는 세븐, 음원 시장이 정착되지 않아 가수들이 음원을 발표하면 활동은 안 하던 시기에 세븐의 ‘Crazy’로 정식 활동을 해 성공을 거두고 이후 음원이 가요 매체의 주류로 바뀌는데 하나의 계기가 됐던 일 등 사례는 많다.
가수만큼이나 많은 프로듀서를 키워 온 일도, 빅뱅이나 2NE1처럼 스타일과 느낌이 더 중요한 아이돌을 선보인 것도 모두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일도 있었다. 데뷔시킨 가수가 모두 다 성공했던 것은 아니었고 해외 진출과 관련해 확실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해외 진출의 경우 아직 완결되지 않은 진행형으로 봐야 할 듯하다. 최근 태양이 아이튠즈 차트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2NE1의 이번 활동이 유투브에서 월드와이드하게 수백만 건의 클릭을 기록하는 것을 볼 때 YG의 해외 진출은 오히려 이제부터 싹을 틔우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음악’을 중시하면서도 ‘도전 정신’은 계속되는 YG는 가요계 주류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가요계의 고질적인 문제점들로부터는 상당히 벗어나 있는 특이한 존재다. 갈수록 영향력은 커지고 거대화 돼가고 있지만 ‘음악에 기반한 도전 정신’으로 가요계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존재로 계속 남길 기대해본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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