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의 野心만만]야구 안에 병법도 있다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0.10.15 07: 30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와 피말리는 접전을 펼치며 힘겹게 한국시리즈(KS)에 올라갔습니다. 이번 플레이오프(PO)를 보면서 병법에 나오는 글귀들이 자꾸 떠올랐어요. ‘야구 안에 사람의 인생이 들어있다’는 말은 많이 들어 봤지만. 위기가 있으면 기회도 있고, 슬럼프가 있으면 최고조도 있듯이….
상대와의 승부가 필요한 분야에선 모두 병법이 필요하겠지만 이번엔 특히 절실한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가장 좋은 수비는 공격이다’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야구가 공격과 수비로 나누어 져 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수비수 중에 유일한 공격수가 있습니다. 바로 투수지요.

야구는 투수가 공을 던지면서 시작됩니다. 즉 ‘선공(선제 공격)’을 하는 것입니다. ‘선공’을 하는 공격수가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고 허를 찌르는 공격과 자신이 공격해야하는 지점에 정확히 공격해야 상대를 이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 못하면 반대로 역공을 당하게 됩니다.
특히 야구는 투수가 선공을 하면 반드시 타자가 역공을 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더더욱 정확한 계산 하에 선공이 이루어져야합니다.
군대에도 작전이 있듯이 볼 배합이 바로 투,포수간의 작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올해 포스트 시즌에서는 제대로 된 선공자(투수)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유리한 지점을 선점하지 못했고, 유리한 시점에서도 공세를 펼치지 못하고 역공을 당하면서 전세가 뒤집히는 상황이 자주 나왔습니다. 역공을 당하는 볼들은 거의 한가운데로 몰리는 볼이 많았습니다. 어중간한 공격이었다는 뜻입니다.
‘지피지기는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고 했습니다.
감독, 코치는 소속 선수들의 컨디션과 능력을 충분히 파악하여야 하며, 포수는 투수의 컨디션과 능력을, 투수는 자신의 상태를 알아야 합니다. 경기 중엔 포수의 능력이 여기서 나타납니다.
투수는 매일, 모든 구종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날그날 몸의 컨디션과 각 구종의 컨디션이 매일 다르기 마련입니다. 항상 던지던 공이라도 제구가 잘되는 공과 안 되는 공, 구위가 좋은 공과 안 좋은 공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포수는 그 부분을 재빠르게 간파해야 합니다.
 
그 까닭은 작전을 짜서 볼 배합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투수도 마찬가지로 스스로 제 자신의 컨디션을 잘 알아야 합니다.
위에 말한 것처럼 그날 가장 컨디션이 좋은 볼을 알아야 자신 있는 피칭이 이루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타자들의 공격에선 상대 투수의 스타일을 빨리 파악해야 합니다. 초구를 무얼 많이 던지는지, 카운트는 무슨 볼로 많이 잡는지, 유인구는 무엇을 많이 던지며 어떤 볼이 제구가 안 되는 지 등.
그래야 상대투수가 선공을 했을 때 역공을 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감독,코치는 용병술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적시적소에 어떤 선수를 기용하고 어떠한 공격과 수비를 할 것인가 지휘를 해야 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이번 PO에선 드라마 같은 명승부가 펼쳐졌지만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위의 병법들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서 역공에 역공을 당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선공자(투수)들의 공격이 상대방을 제압하지 못한 것이 가장 컸습니다.
KS에선 많은 피를 흘리고 올라온 선동렬 장군이 이끄는 삼성군단이 전열을 정비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김성근 장군이 이끄는 SK군단과 최후의 전투를 벌입니다.
야구계의 지략가라 할 수 있는 김성근 장군은 과연 어떤 병법으로 삼성군단과 맞설 지 흥미진진합니다.
이번 최후의 전투(KS)에선 선공자들의 활약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팬들도 야구병법을 유심히 지켜본다면 더더욱 재미있는 관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성민(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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