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김장훈 이소라 윤종신의 새 앨범이 특별한 이유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11.05 14: 47

[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신승훈 김장훈 이소라 윤종신 등 발라드 가요를 대표하는 중견 아티스트들이 새로운 음반으로 돌아왔다. 디지털 싱글, EP앨범 형태가 아닌 10곡 이상을 담은 앨범이어서 더욱 반갑다. 무엇보다 그들이 이번에 발표한 작품들은 확고한 기획 의도를 통해 만들어졌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어느 때보다 그들의 앨범 발매가 반가운 그 이유를 만나 보자.
-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발표한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 –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이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그가 가요계에 첫발을 디딘 11월1일은 공교롭게도 故 유재하(1987년)과 故 김현식(1990년)의 기일이기도 하다. 유재하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1990년 11월 1일 데뷔를 선택했던 신승훈은 같은 날 김현식의 안타까운 사망소식으로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두 음악인은 그들 때문에 가려져 있던 후배 가수 신승훈을 위해 “대한민국 최고 가수”란 자리를 선물하고 하늘에서 변함없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신승훈 20th Anniversary -Best Collection & Tribute”은 2장짜리 음반으로 구성되었는데, 첫 번째 CD에는 ‘미소 속에 그친 그대’등 히트곡과 신곡 ‘You Are So Beautiful’등 13곡을 담았고 두 번째 CD에서는 싸이, 클래지콰이, 정엽, 2AM, 다비치, 슈프림팀 등 후배 가수들이 대선배 신승훈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헌정곡들이 수록되었다.
20곡으로 신승훈의 20년 음악 역사를 재조명하는 것만으로는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유키 구라모토(Yuhki Kuramoto), 이루마, 윤희중 등 뉴 에이지와 재즈 음악계의 실력자들도 함께 한 이번 앨범의 질적인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 故 김현식 20주기를 헌정하는 김장훈의 음악 편지 - 
올해도 어김 없이 11월 1일 고인이 된 김현식의 ‘내사랑 내 곁에’는 많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특히, 20주년이 되는 2010년 11월 1일에는 우리가 잘 아는 故 김현식의 음성 이외에도 그를 정말 사랑했던 친한 동생 김장훈의 노래로 ‘내사랑 내 곁에’를 감상할 수 있었다.
데뷔 당시 김현식의 사촌동생이라고 소개될 정도로 김현식과 너무도 흡사한 목소리를 들려 주며 많은 화제를 모았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난다. 데뷔 초 무명 시절을 거쳐 오랜 기간 정상급 가수의 반열에 올라있게 된 김장훈이기에 20주기 헌정 앨범을 단독으로 기획 제작하며 형 김현식에 누가 되지 않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5억 원이 넘는 제작비를 들였다.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추며 만들어 낸 ‘비처럼 음악처럼’, ‘내사랑 내 곁에’,’한국사람’ 등 11곡의 리메이크 넘버는 김현식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는 음악 편지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달해 준다.
 
- 이소라 스타일의 Pop Song Book  –
2년 만에 새 앨범을 선보인 이소라는 가요가 창작곡이 아닌 팝송을 노래하고 있다. 새로운 신곡을 기다렸던 그녀의 팬들은 다소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국내 대중 가요 아티스트가 팝 음악 리메이크 음반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꽤 색다른 시도라고 생각된다.
이소라의 “My One And Only Love” 앨범은 ‘Alone Again’, ‘Dream A Little Dream Of Me’,’ Rainy Days And Mondays’, ‘Rain’, ‘Gloomy Sunday’등 친숙한 팝 음악 11곡으로 채워져 있다. 10~12월 사이에 음반들을 주로 발표해 왔기에 이번 작품 역시 “이소라의 음악=겨울”이란 명제는 일단 충족시켜 준다. 방송 홍보 등에서는 상당한 제약이 따를 이번 앨범이 어떤 성과를 가져 올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도 될 듯싶다.
 - 새로운 형식의 음악 발매 완결 편 만든 윤종신 -
‘음악 하는 예능인’이란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윤종신. 2010년 그의 행보는 “行步 2010”앨범으로 마무리를 할 듯싶다. 오랜만에 가진 수 차례의 공연도 성공적이었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자리를 잡은 듯 하다.
다만 올해 매달 1~2곡씩 발표하며 음악계에 화두를 던졌던 그만의 독특한 신곡 소개 법은 별 감흥을 주지 못하는 듯 했다. 그러나, “슈퍼스타K 2” TOP4 무대에서 강승윤이 올해 그가 발표했었던 ‘본능적으로’를 리메이크 노래한 후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다. 윤종신은 10월~12월 사이에 발표할 신곡들을 포함 올해 발표한 16곡을 담은 음반을 2일 발매하며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작품을 내놓게 되었다. 
- 가수들의 정식 앨범 발매가 값진 이유 -
가요계를 장악하고 있는 다수의 아이돌 그룹들이 디지털 싱글과 미니 앨범 위주로 활동을 하다 보니 발표된 히트곡들의 생명력은 무척 단축되고 있다. 댄스 음악 일변도라 해도 과언이 아닌 피폐해진 우리나라의 음악 시장이 바로 현실 앞에 놓여 있다.
그러나, 희망의 불씨는 아직 남아 있다. 바로 신승훈 김장훈 이소라 윤종신 같이 바로 눈앞의 인기에만 급급하지 않고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하려고 하는 아티스트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점이다.
세계 1,2위 규모의 음악 시장을 갖고 있는 미국과 일본이 아티스트의 정식 앨범이 여전히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싱글 마켓이 주도하고 있다. 뒤바뀐 패러다임을 돌릴 수 없겠지만, 음원과 앨범 시장이 어는 정도 비율을 가져야만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근간으로 좋은 노래와 훌륭한 가수들이 계속 탄생될 수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앨범을 발매하는 가수들의 노력이 그래서 더욱 값진 것이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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