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간만에 시내 음반 매장을 가보았다. 소녀시대, 2AM, 신승훈, 싸이 등 메이저 아티스트들의 음반이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 그 가운데 10장의 베스트 셀러 음반 진열대에 놓여 있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새 앨범 표지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인디 록 밴드에 대한 음악 팬들의 관심의 표현을 발견하게 되어 평소 우리 음악 시장의 쏠림 현상에 우려를 나타냈던 필자의 마음이 음반 매장에 머무는 동안 흐뭇해 졌다. 내친김에 최근에 발표된 주목할만한 국내외 록 음악 CD를 구입해 들어 보았다. 보드카 레인, 제임스 블런트, 킹스 오브 리온,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 스크립트. 들으면 들을수록 강한 중독성을 만들어내는 그들이기에 오늘은 여섯 팀이 만들어 내는 록 음악의 매력에 흠뻑 취해보려 한다.
-편안함 vs 강렬함으로 돌아 온 제임스 블런트 vs 킹스 오브 리온 –
CF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던 곡 ‘You’re Beautiful’과’High’의 인기로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제임스 블런트(James Blunt)는 팝 음악 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었다. 그러나, 2집 “All The Lost Souls”가 실험적인 사운드로 별 반응을 얻지 못하자 국내에서는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가 그를 대신하는 최고 인기 팝스타가 되었다. 전작의 실패에 대한 만회를 위해 절치부심하며 3년 만에 발표한 세 번째 정규 앨범 “Some Kind Of Trouble”은 밝고 비트가 강한 사운드로 충만하다. 그를 연상하게 만드는 특유의 서정성과 감미로운 멜로디의 범주에서 벗어나 상업적인 면을 고려해서인지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사운드가 묻어나는 곡들로 최신 음반을 채운 듯 하다. ‘편안한 제임스 블런트’를 탄생시킨 이번 앨범이 멋진 재기를 가져다 주는 작품이 될 것이라 예상해 본다.

미국 남부 록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킹스 오브 리온(Kings Of Leon)이 발표한 앨범 “Come Around The Sundown”은 전반적으로 더욱 강렬한 록 사운드를 음악 팬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올해 연초에 거행되었던 그래미상에서 ‘Use Somebody’로 “올해의 레코드”상을 수상하며 우리나라 록 음악 팬들에게도 각인되었던 형제와 사촌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테네시주 출신이라는 남부 지방의 특색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들의 음악은 지극히 미국 백인과 대학생 계층이 좋아할 강렬한 컬리지 록 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이번 음반이 발매되자마자 영국 앨범 차트 1위(미국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 유쾌한 그들의 선전 / 브로콜리 너마저 vs 보드카 레인 -
인디 음악계에서 상당한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인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와 보드카
레인(Vodka Rain)의 새 앨범이 발표되어 괜찮은 음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음반시장의 축소에 대해 우려와 성토의 목소리를 자주 내던 필자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다. 그들의 CD를 사서 듣는 음악 팬들에게 고마움마저 느끼게 된다.
브로콜리 너마저는 이미 2008년 정규 1집 앨범 “보편적인 노래”가 꽤 많은 팬 층을 확보한 팀이다. 여성 3명과 남성 1명으로 구성된 이들 음악의 강점은 듣는 사람의 감성을 잔잔하게 파고들면서 한 번 흡입되면 좀처럼 헤어날 수 없을 만큼 보편적 중독성에 있다. 2년 만에 발표한 정규 2집 “졸업”은 소녀시대 신승훈 2AM 등의 기라성 같은 아티스트들의 신보와 경쟁할 만큼 음악성과 대중성 모든 면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보드카 레인 역시 어느덧 활동한지 5년 차 그룹이 되었다. 특히 각종 록 페스티벌에서 멋진 공연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실력있는 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Faint”란 이름의 세 번째 정규 앨범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남다른 듯 하다. 2집 앨범 “Flavor” 수록되었던 ‘100 퍼센트’가 보드카 레인을 상징하는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롤러코스터의 조원선, 루시드 폴, 장윤주, 디어클라우드의 정아 등 쟁쟁한 뮤지션들을 이번 음반에 참여시킨 만큼 보다 폭넓은 계층의 음악 팬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베테랑 브릿 팝 그룹 vs U2를 잇는 아이리시 록 밴드 –
영국을 대표하는 20년 활동 경력의 밴드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Manic Street Preachers)는 전형적인 브릿 팝 밴드로 군림해 왔다. 올 가을 발표된 앨범 “Postcards From A Young Man”은 통산 10번 째 정규 음반인데,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마음 한구석에 쌓인 체증이 다 씻겨 내려가는 시원한 느낌을 얻어 왔다. 이전 작품 보다 훨씬 밝고 경쾌해진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음악이 필자에게 통쾌함은 물론이고 유쾌함까지 주는 듯 하다.
아일랜드 밴드 스크립트(The Script)는 항상 U2의 뒤를 잇는 차세대 아이리시 대표 록 밴드로 일컬어지고 있다. 2008년 내놓은 데뷔 앨범 “The Script”가 영국과 아일랜드는 물론이고 미국 시장과 아시아 및 유럽에서도 꽤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 두 번째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했다. 중독성 강한 그룹의 연주 리듬과 영혼 깊숙한 내면을 노래로 승화시킨 대니 오도노휴(Danny O’Donoghue)의 보컬은 그들이 표방하는 중독성강한 음악으로 표출되기에 손색이 없는 듯 하다. 2집 앨범 “Science & Faith”는 모국인 아일랜드의 어려운 상황을 음악으로 피력하듯 무겁고 어두운 면도 내재하고 있지만, 그들의 음악에 열광했던 팬들에게는 더욱 진보되고 발전된 스크립트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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