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스팅과 에릭 클랩튼이 돌아온다.
스팅은 1월 11일, 에릭 클랩튼은 2월 20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펼친다. 둘 다 재방한이다. 이제 한국도 점점 해외 슈퍼 아티스트들의 월드 투어 방문국 리스트에 빠질 수 없는 방문국이 돼가는 형세다. 이들 외에도 슈퍼 아티스트들이 한국을 재방문하는 사례가 잦아 진데다 첫 방문을 한 스타들이 한국을 다시 오고 싶어한다는 얘기도 자주 전해진다.
격세지감이다. 팝음악 팬들이 한국에서는 실제 공연을 볼 수 없어 공연 실황 비디오 테이프를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돌려 보며 갈증을 달래던 1980, 90년대를 생각하면 말이다. 월드 투어의 아시아 일정이 일본을 거쳐 홍콩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방콕이나 타이페이도 들르는데 한국만 빼놓던 그런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어지간한 빅스타들이 대부분 한국을 다녀갔고 이제는 재방한이 이어지는 상황이 됐다.

슈퍼 아티스트들의 재방한은 순전히 한국 관객들의 남다른 열정 덕이다. 어느 나라에서도 만나기 힘든 열광적인 반응을 경험한 스타들이 한국 공연을 잊지 못하고 돌아오기 때문이다. 노래 가사를 전부 외워 가는 노력은 기본, 가사 없는 기타 리프까지 함께 불러 내 아티스트들을 감동하게 만드는 한국형 ’떼창’이 대표적 예인 한국 관객들의 열정은 재방한을 부르는 강력한 힘이다.
슈퍼 아티스트들의 재방한은 한국 대중문화를 위해 크게 반길 일이다. 라이브로 들으면 진가를 더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이들의 공연은 음악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스타 본인의 연주나 가창 능력은 물론 나아가 백밴드의 연주 능력까지 웬만한 해외 톱클래스 밴드와 견줘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나아가 조명이나 음향 등 공연의 부차적인 요소들까지 이들의 무대는 일반 대중에게는 정신적, 감성적으로 도움이 되는 풍부한 정서적 양식을 제공하고 한국의 음악인들에게는 예술적 성취에 대한 의지를 고양시키는 축제 같은 자리로 기능을 한다. 더욱이 이런 슈퍼 아티스트들의 공연은 할 때마다 몇 번을 다시 봐도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깊이와 내공이 있다.
이런 슈퍼 아티스트들의 재방한은 갈수록 더 많아져야 할 일이지만 빛이 밝으면 밝을수록 그늘도 짙어지는 듯하다. 대중적으로 폭넓게 인기가 있지는 않지만 대중문화의 저변을 튼튼하게 만드는, 다양한 장르의 작은 공연들은 여전히 공연 개최 자체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내한공연 시장이 거물 아티스트들의 잦은 방문으로 분명 화려하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진정 성숙한 공연 시장이 완성되려면 다양한 장르의 작은 공연들도 활성화돼야 탄탄한 토대가 구축되는데 한국은 여전히 이런 부분이 미흡하다.
폭넓게 대중적인 음악을 하지 않을 뿐이지 탄탄한 음악성과 최고 수준의 연주 실력을 갖춘 해외 아티스트의 공연이 종종 500명, 1000명을 채우지 못해 무산되는 일이 한국 공연 시장에서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음악을 즐길 거리로 ‘찾아’ 듣기 보다는 방송에서 들려주는 음악을 전부로 생각하고 수동적으로 ‘받아’ 듣는 일반적인 한국 대중들의 음악 접근 방식이 이런 상황을 계속 심화시키고 있다. 물론 음악을 감상하는 방식은 수용자가 자기 의지로 결정할 사인이기 때문에 안 들어 본 음악을 들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다만 한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한 만큼 문화적으로도 성숙한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면 음악 산업 종사자나 대중 모두 공연 시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는 데 대해 진지한 고민과 해결책을 모색해 볼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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