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한국 가수들의 일본 내 인기몰이가 점점 더 거세다.
걸그룹, 나아가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일본 내 대중음악의 인기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오리콘 차트에 대거 입성하고 있다. 지난 주만 봐도 앨범차트에는 카라와 비스트가, 싱글 차트에는 FT아일랜드, DVD 차트에는 소녀시대와 2PM 등 전례 없이 많은 한국 가수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런 일본 내 가수 한류는 보아나 동방신기 때와는 다른 양상이라 더 눈길을 끈다. 과거에는 일본에서 장기적으로 체류하면서 일본 가수들과 마찬가지로 활동을 해야 일본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이 다른 점은 한국에서 인기 있는 가수들의 경우 한국 활동만 하다가 일시적으로 일본에서 음반이나 DVD를 발표해도 높은 인기를 얻는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가요 시장에 대한 일본의 음악팬들의 관심이 이전에 비해 폭넓고 깊어졌다는 의미다.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가수는 일본 시장을 위한 활동을 굳이 현지에서 밀도 있게 하지 않아도 일본 팬들이 찾아서 관심을 가져주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 일본 진출에 대한 벽이 훨씬 낮아지게 된 것이다.
이런 좋은 흐름을 살려 일본에서의 가수 한류가 더욱 탄탄하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된다. ‘작은 공연 투어’다. 오리콘 차트에서 더 많은 곡이 톱10에 들고 1위를 하기 위해서는 한류 가수들이 이제는 ‘공연’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일본이 세계 최고 수준의 대중 음악 시장이라고 불리는 데는 높은 음반 판매량도 있지만 발달된공연 시장도 한 몫 한다. 특히 미국이든 유럽이든 일본이든 음악 시장의 체계가 잘 갖춰진 나라일수록 가수들의 수입은 공연이 음반보다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
공연은 수입의 주요한 원천인 동시에 인지도를 탄탄하게 하고 팬을 결집시키는 홍보의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현재 가장 인기가 높은 걸그룹인 AKB48의 경우 도쿄의 한 공연장에서 일년 내내 멤버들을 바꿔가며 공연을 펼쳐 그 자체로 다른 가수들과 차별성을 확고히 가지기도 했다.
일본의 공연은 한국과 달리 한 가수가 연간 30~40회를 전국을 돌며 펼친다. 그리고 규모는 보통 2000, 3000석 수준으로 ‘작은’ 공연들이 대부분이다. 흔히 한국 언론을 통해 소개되는 일본의 공연은 한류 스타들의 대형 공연 위주다.
관객 몇 만 명 수준의 돔이나 아레나 콘서트가 대부분인데 이는 한류 가수들이 한국 활동 때문에 제대로 된 일본 투어를 하기 힘들어서 팬들을 한꺼번에 모아서 하기 위함이지 이런 공연이 일본 공연의 주는 아니다.
일본의 대개의 가수들은 2000, 3000석 규모의 공연을 일년 내내, 한국으로 치면 주요 시 및 도의 대규모 거주지를 돌며 40회 가까이 치른 후 마지막을 돔이나 아레나 콘서트로 장식한다. 하지만 돔이나 아레나 공연은 투어를 잘 끌어 온 데 대한 기념 성격으로 하는 것이지 일본팬들은 대형 공연을 선호하지 않는다.
가수와 친근감을 나눌 수 있도록 가까이서 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에서도 톱가수가 되면 돔 투어만 갖기도 하지만 일본 대중 음악 시장의 기본은 ‘작은 공연 투어’이다. 이런 투어 일정을 소화하기는 만만치 않다. 보통 1,2주에 한 번씩은 공연을 해야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연으로 팬과 소통하는 대중 음악 시장’은 가수로서 꿈꾸는 것이 당연한, 가장 이상적인 활동 환경이다. 최근 일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많은 한국 가수들이 이 단계를 멋지게 소화하고 단순히 화제의 한류 가수가 아닌, 일본 시장의 톱가수 반열에도 올라서기를 바란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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