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올 한 해 연예계 최대 사건은 역시 ‘슈퍼스타K2’였다.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으로는 사상 최초로 경쟁 시간대 공중파 시청률을 넘어서서 방송계에 초대형 지진을 일으켰다. 이어진 거대한 쓰나미는 가요계로 넘어왔다. 우승자 허각의 ‘언제나’는 소녀시대 2AM 등 최정상의 선배 가수들과 맞붙어 차트를 올킬시키는 괴력을 보여줬다.
강승윤 장재인 등 최종 결선 진출자들의 음원도 차트 톱10을 굳건히 지켜 당시 음원 발표를 준비했던 가수나 기획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음악에 대한 열정과 실력만으로 벼락 스타가 된 이들에게 쏟아진 박수와 관심은 분명 축하해 마땅한 일이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걱정스런 눈길도 조금씩 늘어났다. 온 국민이 관심을 갖는 ‘스타’가 됐지만 가요계에서는 여전히 신인일 수 밖에 없는 이들에게 과연 ‘세상의 관심은 감당할 만한 수준인가’라는 조심스런 의견 개진이 시작됐다.
대중의 관심은 변덕스러운 탓에 분명히 어느 정도는 거품이 꺼질 수 밖에 없다. 그 뒤 스타보다는 신인에 더 가까워져 있을 ‘슈퍼스타K2’ 출신자들이 과연 자신의 꿈이었던 가수로서의 앞길을 흔들림 없이 헤쳐나갈 수 있을 지는 진정으로 가요계의 현실을 안다면, 저들을 애정 어린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라면 궁금할 수 밖에 없는 문제였다.
그리고 우려했던 상황은 시작됐다. 이제 가요의 영역에서는 신드롬의 주인공이 ‘슈퍼스타K2’에서아이유의 ‘3단 부스터’로 바뀌었다. 언제나 연예계에서 최고 이슈는 하나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으로 대체된다. ‘슈퍼스타K2’ 출신에게는 영원히 오지 않았으면 했을 지도 모를 , 그 시점이 온 것이다.
이럴 즈음 ‘슈퍼스타K2’에서 최고의 스타성을 보여줬던 존박이 데뷔 싱글 ‘I’m Your Man’을 발표했다. 성적은? 몇몇 차트에서는 톱10에 들면서 여전한 관심을 입증했지만 다른 차트에서는 10위권 밖에 머물러 있기도 하다.
아직 신인이라는 상황을 고려하면 상당히 좋은 성적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만약 ‘슈퍼스타K2’가 종료된 직후에 음원이 나왔다면 이보다 훨씬 높은 차트 순위를 기록했을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파이널에서 2위에 머물러 불행(?)했던 존박은 데뷔 싱글에 있어서도 계속 불행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존박은 오히려 데뷔에 있어서는 행운아라 봐야 할 것이다. 앞서 방송의 광적인 열기가 유지됐던 상황에서 음원을 발표했던 ‘슈퍼스타K2’의 동료들보다는 좀더 정확한 현실에서 자신의 현 위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존박이 가수로서 장기적인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단단한 마음가짐을 갖는데 분명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선주가 만든 ‘I’m Your Man’은 좋은 곡이다. 가요에서 최근에는 흔하지 않은 컨템포러리 재즈 장르인데 그러면서도 대중적으로 접근하기 편한 멜로디와 분위기가 있다. 존박의 강점인 매력 저음과도 잘 맞고 계절과도 잘 어울린다.
이런 곡으로 앞날이 기대되는 보컬리스트로의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다면 앞으로 좀더 대중적인 곡을 선보여 음악팬들의 마음을 더욱 단단히 사로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존박은 데뷔 싱글이 늦어지면서 ‘스타’보다는 좀더 ‘가수’로 자신의 음악 인생 승부에 시동을 걸고 있는 셈이 됐다.
‘슈퍼스타K2’의 ‘스타’들은 이제 더욱 중요한 도전이 시작된다. 앞서 방송이 가수가 되기 위한 도전의 시작이었다면 가수를 천직으로 살아갈 수 있을 지에 대한 도전은 이제부터인 것이다. 부디 방송에서 보여줬던 열정과 각오를 잃지 않고 냉엄한 가요계의 현실과 치영하게 승부해 ‘영원한 가수’가 되기를 바란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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