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2011년이 시작됐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가요계도 새로운 한 해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모두들 각오를 다지는 시점이다. 그런데 2011년 가요계의 경쟁 구도는 생각보다 간단할 전망이다. 2011년 가수들이 2010년 아이유의 ‘좋은 날’을 이길 수 있는 지로 이미 정리가 되어 있으니 말이다.
이제 막 스타로 발돋움하는 아이유에게 이런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납득하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데이터로 살펴보면 호들갑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아이유의 ‘좋은 날’은 2010년 마지막 히트곡이다.

특히 각종 가요 시상식 일정이 대개 마무리된 상황에서 곡이 공개돼 올해 말 열릴 각종 시상식에서 디지털 음원 최고상 부문의 후보 자격을 갖고 있는데다 강력한 수상 후보임에 틀림없기까지 하다. 이를 확신하는 것은 ‘좋은 날’이 현재 거두고 있는 성적이 다른 ‘올킬’ 1위곡을 훨씬 능가하는 ‘메가’ 히트곡이고 이를 넘어서는 결과를 얻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날’은 발표 후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올킬’을 3주차까지 끌고 갔다. 4주차에 들어서도 절반 이상의 온라인 차트에서 정상에 올라 있었다. 보통 대박 히트곡의 ‘올킬’이 길어야 10일에서 2주 정도 가면 풀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원이 다른 결과다.
휴대폰 벨소리 순위에서도 괴력을 보여줬다. 한 때 2,3위 히트곡이 7000~8000 다운로드 수를 보여줄 때 4배가 넘는 3만2000건의 일간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네이트 기준). 일시적이 아니라 장기적이기까지 했다. 1일 현재까지도 2위 곡이 7000건 대에 머물고 있는데 ‘좋은 날’은 두 배가 넘는 1만7000건의 다운로드 수를 찍고 있다.
이렇게 장기간 압도적인 구매력을 보여준 ‘메가’ 히트 음원은 2009년 소녀시대의 ‘Gee’ 이후 처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09년 ‘Gee’는 너무도 압도적인 성적에 힘 입어 ‘연초 히트곡은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을 타기 힘들다’는 가요계의 통념을 깨고 연말 각종 음원 대상을 휩쓴 바 있다.
그렇다면 아이유의 ‘좋은 날’을 이길 수 있는 메가 히트곡을 만들어내려면 어찌해야 될까.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지만 ‘남자’들을 움직여야 한다. 실제 음원 시장을 움직이는 계층이 10~20대 여성, 좀더 확장한다면 30대 중반까지의 여성들이지만 차원이 다른 초대박 히트곡을 남기려면 남자들까지 음원 시장에 뛰어들게 만들 흡인력이 있어야 된다.
실제로 온라인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 집계한 자료를 보면 ‘좋은 날’은 소비자 성비 데이터가 남자 52% 여자 46%다. 일반적으로 여성 성비가 6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남자 소비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적극 이용층까지 살펴보면 차이는 더 명확해진다.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스페셜 패키지 응모’ 고객 비율을 따져 보면 남;여 비율이 9:1이라고 한다. 그런데 단순히 ‘남자’의 소비가 높아야 되는 것이 아니라 ‘아저씨’의 관심이 중요하다. 아이유의 ‘좋은 날’은 음원 주 이용 계층인 10대에서 20대까지는 다른 가수들과 비슷한 소비 패턴을 보이다가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 소비자 층에서 남성의 성비가 여성을 확실히 초과했다고 한다.
이는 소녀시대의 ‘Gee’도 흡사했다. 음원의 구매나 이용에 관심이 없던 오빠 혹은 아저씨 팬들이 노래에 귀를 기울이면서 기록적인 음원 판매량이 이어졌다. 작년 영화계의 화두였던 ‘아저씨’는 가요계에서는 늘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다. 아이유를 이기고 2011년 가요계의 제왕이 되려면 아저씨를 클릭하게 만들라.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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