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신년 초부터 거물급 팝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이 줄을 잇고 있다. 이미 명장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와 스팅(Sting)이 멋진 무대를 통해 한국 관객들을 매료시켰고, 10팀 이상의 쟁쟁한 해외 팝 스타들의 콘서트 스케줄이 3월 중순까지 예정되어 있다.
그 가운데 한국에서 처음 무대를 갖는 팀이 다수 있어 음악 팬들은 설레는 마음을 갖고 D-데이를 기다리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 꼴로 쟁쟁한 팝 스타의 무대가 펼쳐지는 상황인데 만만치 않은 티켓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나마 음악 장르적으로 다양성이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음악 팬들의 몸과 마음을 움직일 해외 팝 스타 공연 여러분의 선택만 남았다.

- 마침내 성사된 이글스의 첫 내한 공연 –
미국 대중 음악계를 대표하는 밴드 이글스(Eagles)의 내한 공연이 마침내 이뤄진다는 소식이 인터넷을 달구자 ‘이번에는 진짜 정말이겠지!’라는 의심을 다시 한번 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그들의 방한 콘서트는 공연업계에서는 항상 화두에 올랐고 막상 뚜껑을 열면 늘 속 빈 강정과 같은 모습이었다. 마침내 오랜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3월 15~16일 공연을 보기 위한 대한민국 음악 팬들의 설렘과 기다림은 이미 시작되었다.
‘Hotel Califonia’, ‘I Can’t Tell You Why’, ‘Take It To The Limit’, ‘Lyin’ Eyes’등 주옥 같은 수많은 히트곡과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히트했던 ‘Sad Café’를 노래하고 연주할 중년의 이글스 멤버들의 공연장에서의 모습을 그려 본다.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티켓 가격이다. 워낙 비싼 공연 개런티가 항상 이글스 내한 공연 성사 여부의 화두였기에 얼마 정도의 돈을 지불하고 우리 관객들이 콘서트를 즐길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첫 내한 공연이 주는 상징성만큼 공연장을 찾을 관객들이 적정한 티켓 값을 지불하고 관람할 수 있기를 내심 바래본다.
이외에도 처음 한국을 방문하여 음악 팬들을 만날 아티스트들은 꽤 있다.
가장 먼저 1월 16일 공연을 갖는 ‘힙합 소울의 여왕’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가 눈에 띈다. 국내 이동통신사 광고 음악으로 쓰였던 ‘Family Affair’로 음악 팬들과 친숙한 메리 제이 블라이즈. 1992년 팝 음악계 데뷔 후 19년 만에 한국 땅을 밟게 되었다.
또한, 현재 가장 최고의 팝 스타 중 한 명이자 ‘컨트리 음악계의 독보적인 존재’인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가 2월 11일 공연을 하고, 영화 “노팅 힐(Notting Hill)”의 주제곡 ‘She’를 불러 국내 음악 팬들에게 널리 각인되었던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의 첫 방한 역시 무척 흥미롭다(2월 27일 공연). 싱어송라이터로서 그는 수많은 후배 뮤지션들의 귀감이 되는 작품 활동을 해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전혀 다른 음악 색깔을 지닌 아티스트들의 첫 내한 공연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고 기대를 갖게 만든다. 다만, 그들의 대중적인 인지도가 국내에서 다소 떨어지는 면이 있기에 공연장을 유료 관객으로 빼곡히 채울 수 있을지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반면 정통 헤비메탈 음악을 구사하는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의 콘서트는 워낙 골수 팬들이 많기에 내심 흥행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한국 팬들과 한번쯤 조우했을 것 같은 아이언 메이든의 3월 10일 공연이 우리나라 땅을 처음 밟는 무대라니 그룹 결성 36년 된 6인조 베테랑 밴드를 맞이 할 열혈 팬들의 함성이 벌써 귓가를 맴돈다.
- 에릭 클랩튼, 산타나, 히사이시 조 / 거장을 만나다 -
2월 20일 열릴 예정인 ‘기타의 신’ 에릭 클랩튼(Eric Clapton)의 공연은 벌써 세 번째다. 4년 만에 다시 한국 팬들을 찾아 온 에릭 클랩튼의 콘서트는 항상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65세 거장의 연륜이 녹아있는 기타 연주와 보컬은 많은 음악 이들에게 항상 감동을 선사해 왔다. 공연장을 찾을 수많은 관객들의 행렬이 눈에 선하다.
기타리스트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거장이 바로 산타나(Santana)다. 지난 해 모 록 페스티벌에 참가 라인업에 포함되어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지만 개최가 취소되어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마침내 3월 9일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질 15년 만의 내한 공연이 꼭 예정대로 열려서 “Supernatural” 앨범 이후 ‘제 2의 전성기’ 시절 곡들로 맘껏 즐길 수 있기를.
일본 음악계의 거장 히사이시 조(Hishaishi Joe)는 1월 18~19일 이틀간 공연을 갖는데,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아시아투어 2010~2011’의 마지막 무대로 서울을 선택하였다. “이웃집 토토로”•”하울의 움직이는 성”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뿐만 아니라 “웰컴 투 동막골”•”태왕사신기 한국 영화와 드라마 음악에까지 영역을 넓힌 그의 음악 세계를 새삼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 확고한 국내 고정 팬 있어 행복한 공연하는 해외 뮤지션들 -
3월 2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을 갖는 4인조 재즈 밴드 포플레이(Fourplay)는 2002년부터 작년까지 4차례 방문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탄탄한 고정 음악 팬을 확보하고 있다. 밥 제임스(Bob James)와 리 릿나워(Lee Ritenour)가 주축이 된 4인조 슈퍼 재즈 밴드로 20년 동안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리 릿나워가 래리 칼튼(Larry Carlton)으로 멤버 교체가 있었고, 래리 칼튼 대신 척 롭(Chuck Rob)이 합류하여 이번 한국 공연을 갖게 되었다. 워낙 베테랑 뮤지션들의 조합이기에 이번 무대 역시 그들의 그룹 역사 만큼 훌륭한 음악을 국내 팬들에게 선사할 것으로 예상한다.
1월 21일부터 3일간 “The Miracle Of Music”이란 시리즈 공연에 참가하게 되는 데이빗 베누아(David Benoit)의 단독 콘서트(22일)와 레이첼 야마가타(Rachel Yamagata)•막시밀리안 헤커(Maximilian Hecker)의 듀엣 콘서트는 두터운 고정 팬들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하는 라인업인 듯 하다. 2004년과 2007년 내한 이후 4년 만에 낭만적이면서 수려한 피아노 연주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되는 데이빗 베누아는 국내 아티스트들도 그의 공연 관람을 무척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남녀 싱어송라이터로서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헤어나올 수 없는 중독성 강한 음악을 하는 레이첼 야마가타와 막시밀리안 헤커의 공연 역시 음악 팬들이라면 놓치기 아까울 것이다.
- 시장의 성장만큼 내실 다지는 공연계 정착 되어야 –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일정을 소개하면서 한국이 아시아 음악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모든 공연이 관객들로 꽉 들어차서 전부 성공을 거두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만만치 않은 티켓 가격이 오히려 공연 성패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해외 뮤지션 뿐만 아니라 국내 아티스트의 콘서트, 뮤지컬, 연극, 클래식 등 수많은 경쟁 작들이 넘쳐 나기 때문이다. 3월 일주일 간격으로 산타나와 이글스의 공연이 펼쳐진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는 두 공연 티켓을 구매할 수 있겠지만, 둘 중 한가지만을 선택하더라도 웬만한 사람에게는 큰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한국의 공연 티켓 가격은 결코 저렴하거나 합리적인 가격대는 아니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공연 유치업체끼리 지나친 경쟁으로 아티스트 몸값만 천정부지로 올려놓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다른 나라에 비해 유연하지 못한 공연 정책으로 파생된 불리한 요소들 - 대관료 및 각종 부대 세금 및 부대 비용 등 - 역시 티켓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공연 주최측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티켓 가격을 올린다. 다행이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서도 관객들이 찾아 온다면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지만, 만약 관객들이 등을 돌린다면 어떻게 될까?그 부메랑이 바로 공연업체에게 직격탄으로 돌아올 것은 뻔한 일이다.
한물간 가수가 아닌 현역 최고의 아티스트를 만나고, 전설이 되어 버린 음악인들을 만날 수 있는 한국 공연 시장의 양적인 질적인 성장만큼 그에 부합되는 내실 있고 건강한 몸과 마음을 지닌 공연 업계로 거듭났으면 한다. 공연하는 자, 공연 주최자, 공연 관람자 모두 행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공연 문화가 조성될 것이란 희망을 품고 글을 마친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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