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앓이 드라마’ ‘시크릿가든’이 막을 내렸다.
근래 보기 드문 시청률과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주말 드라마이지만 방영 두 달간 방송가의 모든 드라마를 지배하는 흥행 파워를 보여줬다. ‘시크릿가든’이 대단원을 향해 달려갈 즈음인 8일과 15일 ‘무한도전(이하 ‘무도’)’은 15%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동시간 대 시청률 1위에 복귀했다. 직전 몇 주간 10%대 초반의 시청률로 정상의 자리를 내줬던 상황에서 벗어나면서.
‘시크릿가든’과 ‘무도’는 닮은 점이 있다. ‘시크릿가든’과 ‘무도’의 ‘타인의 삶’편이 영혼 체인지라는 같은 테마를 사용했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시크릿가든’의 김은숙 작가와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는 얘기다.

이 둘은 최고의 시청률 제조기에 오른 후에도 안주하지 않고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섰다가 좋은 평가는 받았어도 시청률 하락과 이에 따른 시비로 인한 스트레스도 겪어야 했다. 하지만 둘은 다시 정상으로 복귀했다.
김 작가는 손대는 드라마마다 20%를 가뿐히 넘기는(심지어 50%도 넘어섰던) 괴력의 흥행 능력을 보이다가 ‘시티홀’에서 시청률이 처음으로 평균 10% 중반을 기록했다. ‘시티홀’은 사람을 위한 정치, 좋은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정치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택한 탓인지 찬사에 비해 시청률은 높지 않았다(물론 이마저도 다른 드라마에 비하면 높다고 할 수 있는 시청률이지만). 의미 있는 시도만큼이나 알찬 결과물을 내놓았지만 방송이라는 대중매체에서 시청률 하락은 김 작가의 확고한 입지에 작지만 균열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시크릿가든’을 통해 흥행 마법사로 확실하게 복귀하는데 성공했다.
수년 간 평가는 물론 시청률에서도 토요일 초저녁의 사실상 최강 예능이었던 ‘무도’는 지난 연말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스타킹’에 1위 자리를 몇 주 연속으로 내주면서 위기론이 기승을 부렸다. 여러 원인 분석이 이어졌지만 대체로 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릴레이 시도가 시청 편이성을 떨어트려 마니아를 제외한 일반 시청자들을 이탈하게 만들었다는 평이 그 중 설득력 있었다.
그런 ‘무도’가 ‘정총무가 쏜다’와 ‘타인의 삶’(이 역시 멤버 전원이 돌아가며 참여하기에 장기 프로젝트라 할 수 있지만 각 에피소드는 보통 1회나 1회 반 분량에 마무리되는 단발형이다)과 같은 단막형 꼭지들을 전면에 내세우자 다시 시청률이 상승하고 동시간대 1위에 복귀했다.
물론 ‘무도’는 ‘시크릿가든’에 비해 압도적인 정상으로 복귀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전례 없던 시청률 하락 분위기를 끊어내려는 시도가 먹혔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이럴 경우 시청률과 작품성 양면 모두를 프로그램에 담아내기 위한 시도를 함에 있어 부담을 덜 가질 수 있어졌기 때문이다.
김 작가도 마찬가지다. 이번 ‘시크릿가든’의 대성공으로 차기작에서는 흥행을 추구하면서도 작품성을 위한 시도도 함께 해볼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한 상황이 됐다. 그 작품성은 이번 ‘시크릿가든’에서도 어느 정도 추구한, 인물이나 스토리 상에 있어 기존 드라마 흥행 패턴의 비틀기처럼 기술적인 부분이 될 수도 있고 ‘시티홀’의 인간과 세상에 대한 따뜻하고 깊이 있는 시선 같은 작품의 내적 의미 측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김 작가와 ‘무한도전’이 정상을 재확인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시청률 지상주의의 방송계에서 시청률과 작품성을 함께 고민하고, 이에 그치지 않고 부담이 적지 않을 시도에 나서고, 또 둘 모두에서 좋은 결과까지 이끌어내는 이상적인 작품과 창작자들은 너무도 희귀하기 때문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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