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사태, 양측 주장 이면에 도사린 가요 산업 구조적 문제점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1.23 09: 56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인기 걸그룹 카라의 소속사를 상대로 한 전속 계약 해지 통보 사태가 연예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탈을 선언한 멤버 3인과 소속사의 주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 시시비비를 함부로 제 3자가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본인들이나 소속사 모두 원한다고 밝혔듯 카라 5인이 그대로 연예 활동을 재개하도록 사태가 해결돼야 한다는 점이다. 카라는 정말 어렵게 정상에 오른 팀이다. 이번 일이 본인들이나 팬들 모두에게 치유되지 않는 상처로 남아서는 안 된다.
이번 카라 사태는 멤버들과 소속사 사이의 갈등이 직접적 원인으로 보여지지만 사실 그 이면에 도사린 한국 가요 산업의 취약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근원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제2, 제3의 카라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 가요 산업의 최대 문제점은 가수 처지에서 볼 때 높은 인기와 초인적인 활동량과 (실제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비례하지 않는 수입이다. 이런 부분이 만족스러울 경우 소속사와의 이런저런 갈등들이 있더라도 해결하기 쉬워졌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 많은 인기 가수들은 소속사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이를 여유 있게 생각해보고 회사와 충분히 협의할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일년 내내 조금도 쉬지 못하고 일을 하고 있다. 그런 뒤 받아 든 수입은 일을 한 양에 비해, 그리고 겉으로 보이는 인기에 비해 적어 보이는 처지에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류 인기 가수들은 더 하다.
활동량은 구조적 문제 때문에 살인적이다. 한국 활동 끝나면 휴식이 아니라 일본(또는 아시아) 활동에 나서야 되고 이를 마치면 다시 한국 활동이다. 한국 활동은 방송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신곡을 발표하면 아침부터 밤까지 TV와 라디오를 쉴 틈 없이 돌아야 한다. 가요 프로그램은 당연하고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최근에는 드라마 출연도 병행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음악 시장이 음원 중심으로 바뀌면서 과거 같으면 1년에 한 번 정도하면 되는 활동을 이제는 3개월 정도마다 계속 해야 되는 것도 가수들의 노동 강도를 높이고 있다. 새롭게 활동에 나서면 공연 정도만 중요한 활동인 해외 아티스트들에 비해 몸으로 때울 수 밖에 없는 활동 방식이다.
여기에 수입 구조에도 문제가 많다. 한국에서 곡 수입은 음원 유통사가 대부분 가져간다. 일본에서는 오리콘 차트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많아야 수익의 15% 정도 밖에 배분 받지 못한다. 한국에서는 인기가 높아도 일본에서는 신인이기 때문에 그렇다. 특히 처음 진출한 경우에는 3~5% 배분 조건의 계약을 맺는 경우도 많다.
높은 인지도와 인기에 비해, 기계처럼 쉬지 않고 일하는 활동량에 비해 수익이 적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상대적으로 한국 가수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있다. 한국에서 CF를 많이 찍거나 일본에서 공연을 많이 할 수 있으면 그렇다. 부가적으로 한국에서 행사를 많이 할 수 있거나 일본에서 유료 팬클럽 회원수가 많거나 MD 상품 판매가 많으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카라는 한국에서 CF가 많은 편도 아니었고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공연을 하는 단계에 진입하지도 못했다. 부가적인 수익원도 아직 풍부한 상황은 아닌 듯하다. 한국에서 정상의 자리에 오른 지, 일본에서 한류 스타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카라 사태는 카라 한 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한류 활동에 나서는 수많은 팀들이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한국 가요 산업의 고질병이 될 수 있다. 한국 가수들은 불행하다. 대중 음악 산업에 종사하면서 이처럼 엄청난 노동 강도에 시달리는 경우는 한국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가요계에는 가수와 소속사간의 불공정한 수익 배분이 많은 문제가 됐다. 하지만 현재는 이런 문제는 많이 개선돼가고 있는 반면 더 심층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가수들이 좀더 효율적으로 활동을 하고 수익은 대중 음악 산업의 중심답게 더 많이 분배 받을 수 있는 그런 가요 시장이 한국에 정착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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