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드라마 세상에 대한 아이돌 가수들의 도전이 ‘침략’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거세다.
배우 매니지먼트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긴장감도 상당하다. 드라마의 눈길을 끄는 조연은 물론 주연까지 아이돌 가수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과거 한 때 가수가 드라마에 나오면 대부분 ‘연기력 논란’의 철퇴를 맞고 한동안 가수 본업에만 종사하던 시절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연기력 논란이 줄어든 이유는 이전 보다 ‘준비된’ 연기 데뷔 가수가 많아진 것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최근 대개의 아이돌 가수들은 데뷔 전 연습생 시절 연기 수업을 상당한 수준으로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사실만으로는 아이돌 가수들의 연기 도전이 수월해진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기는 힘들다.

결론은 최근 ‘성균관 스캔들’과 ‘드림하이’를 통해 나왔다. 연기 데뷔를 부담 큰 주연으로 하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내는 경우에는 공통점이 있다. 표정, 말, 감정 변화가 없는(적은) , 3무 캐릭터를 택하면 연기 첫 작품도 잘 소화해낼 수 있다. ‘성균관 스캔들’의 박유천이 그랬고 ‘드림하이’의 수지가 그렇다.
박유천이 맡은 이선준이나 수지가 맡은 고혜미는 모두 한 마디로 ‘까칠’ 캐릭터이다. 까칠하다 보니 말수, 감정 기복에 따른 표정 변화가 적다. 물론 설정은 겉으로는 까칠해도 속으로는 따뜻한 캐릭터다. 하지만 연기가 복잡해지기 시작하는 내면의 따뜻함을 드러내는 것은 스토리 전개상 드라마 후반부의 일이다.
드라마 초, 중반은 감정 변화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적은 대사를 소화하면서 드라마의 흐름에 장애를 일으키지 않는다. 이런 캐릭터가 극대화된 경우가 ‘아이리스’에서 킬러로 나온 빅뱅의 탑이다. 연기 데뷔는 아니었지만 가수가 본업이었던 상황에서 역시 성공적으로 연기 도전을 치러냈다.
과거에는 달랐다. 주로 본인의 실제 성격과 유사한 캐릭터를 고르는 것이 성공 비결로 통했다. ‘상두야 학교가자’에서 슬픔도 있지만 껄렁스러움(장난기)도 있는 캐릭터를 소화한 비, ‘궁’에서 털털하고 사랑스런 소녀를 연기한 윤은혜로 인해서다.
하지만 이 둘 외에 다른 가수들의 연기 도전이 당시 대부분 실패로 끝난 상황을 보면 이 해법이 정답은 아닌 듯했다. 결국 비나 윤은혜는 가수 출신이었지만 연기자의 자질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었기에 연기 첫 도전이 성공적이었다고 봐야 옳았다. 비나 윤은혜의 첫 연기 배역은 실제 본인들과 닮은 면은 있지만 ‘까칠 캐릭터’보다는 좀더 복잡했다.
반면 3무 캐릭터는 당분간 아이돌 연기 데뷔의 해법으로 계속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기 논란을 줄이고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을 드라마에 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에 작품 구상 단계부터 아이돌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3무 캐릭터를 주연 중 한 명으로 배치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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