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인사이드 베이스볼]또 음주사고…개콘보다 못한 프로야구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1.02.07 07: 30

대망의 6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2011시즌 개막을 준비 중인 우리 프로야구가 민족의 명절인 설날, 팬들에게 처음으로 전해 준 소식은 안타깝게도 삼성 신인 내야수 김준희의 음주 운전 사고였다.
 
김준희는 3일 새벽 3시30분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교차로에 정지해 있던 택시를 자신의 승용차로 들이받았는데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179%가 나와 입건됐다. 설날을 맞아 구단에서 하루 휴식을 준 날 하필이면 음주 사고를 낸 것이다. 소속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음주 사고로 사회적인 물의를 빚은 선수에 대해 징계를 하게 된다.

같은 날 새벽 1시간 여 뒤에 개그맨 황현희가 혈중 알코올 농도 0.12%로 서울 구로동에서 음주 교통 사고를 냈다. 그런데 황현희에 대한 징계는 그날 오후에 곧 바로 내려졌다. KBS 2TV 개그 콘서트 하차가 확정돼 공식 발표됐다. 프로야구보다 방송계의 징계가 더 신속하고 가혹해 눈길을 끈다.
프로야구계에서는 해가 바뀌어도 음주 사고, 징계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2009년 두산 김명제, 2010년 두산 이용찬이 음주 사고를 냈고 롯데 박기혁의 경우는 무려 세 번이나 적발됐다.
이제는 프로야구계가 음주와 같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진정 어린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게 하고 그들의 선수 생명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범죄 예방 교육의 제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 동안은 사고를 내면 징계를 하는 것으로 끝났다.  
배울 것은 배워야 하니 메이저리그를 예로 들겠다. 메이저리그에서 범죄 예방 및 대처 교육 등이 이뤄지는 시기가 바로 스프링트레이닝 기간 중이다. 메이저리그는 스프링캠프 동안 3가지의 교육이 이뤄진다.
 
첫 번째가 구단이 위치한 관할 경찰서에서 담당하는 범죄 예방 교육이다. 이 교육에는 음주, 폭력과 함께 여성 문제에 대처하는 교육이 실시된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관할 경찰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LA 다저스를 예로 들면 경기가 끝나면 경찰이 대거 투입돼 경기장 질서를 유지시키고 주차된 차들이 원활히 구장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신호등까지 통제해줄 정도이다. 시즌 중 적어도 한 경기에는 반드시 경찰관의 시구 행사가 있다. 구단과 경찰의 협조 체제는 스프링캠프 때도 이어진다.
 
구단의 요청에 따라 관할 경찰서는 1년 동안 구단의 여러 문제를 담당할 경찰관을 스프링캠프지로 파견한다. LA 다저스의 경우 현재는 애리조나로 스프링캠프지가 바뀌었지만 과거 플로리다 베로비치까지 경찰관을 초청했다. 비용은 모두 구단이 부담한다. LA 다저스 담당 경찰관은 하루 2시간 선수단을 상대로 범죄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이틀 정도는 선수들의 훈련, 연습 경기 등을 둘러보며 친분을 쌓은 뒤 돌아가게 된다.
구단 담당 경찰관은 교육 후 자신의 전화 번호를 선수단에 알려준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에게 전화를 하면 되는 것이다. 담당 경찰은 살인 행위에 해당하는 음주를 하면 어떻게 되는가부터 술집 같은 곳에서 팬들과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이 없는 곳에서 여성을 만났을 때 등에 대해 집중 교육을 한다.
음주 운전 사고의 경우 철저하게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한다는 것을 숙지시킨다. 선수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인 음주 교육을 장시간 받아야 하고, 구단과의 재계약 등에 있어서 절대로 불리하게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타들에게 일부러 시비를 걸어 폭행을 유도하고 소송을 통해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유명인이라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선수들은 무조건 소란스러운 자리부터 피하고 난 뒤 담당 경찰에게 연락해 접근 금지 등의 대책을 강구하게 된다.
여성 상대 교육은 더 철저하다. 목격자가 없는 공간에서는 절대로 여자와 단 둘이 있지 말라는 것이다. 팬이라면서 다가 와 악수를 하고 포옹한 뒤 곧 바로 돌아서며 ‘법정에서 만나자’고 하는 여성들이 있는 것이다. 선수는 느닷없이 성희롱, 혹은 추행으로 소송을 당하게 된다. 이 역시 스타들의 처지에서는 망신스러운 일이어서 보상금을 주고 합의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메이저리그에서 스프링캠프 기간 중 두 번째 하는 교육은 미 이민국(US Immigration Services) 관련 사항이다. 중남미를 비롯해 한국, 일본, 대만 등 외국인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이민 관련, 출입국 규정 등을 교육한다.
그리고 세 번째가 마약 등 금지 약물 관련 교육이다. 미 연방 수사국인 FBI가 담당을 한다.    
우리 프로야구도 관할 경찰서와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 전지 훈련 중이어서 준비가 늦었다면 시범 경기 기간 중이라도 관할 경찰서의 지원을 받아 음주, 여성, 폭행 등과 관련한 범죄 예방 교육을 실시하기 바란다. 공인인 프로야구 선수가 시즌을 앞두고 준비해야 할 것은 야구 실력 만이 아니다. 사고와 징계의 악순환 보다는 교육을 통한 예방이 바람직하다.
 
<스타 뉴스> 대표
<사진>2009년 음주운전 파문으로 징계를 받고 두산의 포스트 시즌에 뛰지 못한 이용찬.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