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아이유가 돌아온다.
오는 17일 발라드 ‘나만 몰랐던 이야기’를 발표하고 지난 연말 가요계를 뒤흔든 메가 히트곡 ‘좋은 날’의 영광을 이어갈 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런데 사실 이번 활동에서 ‘복귀’라는 수식어와 더 밀접히 어울리는 조합은 작곡가 윤상이다.
결론부터 말해 윤상과 아이유의 만남이 강렬한 화학작용을 일으켜 ‘나만 몰랐던 이야기’가 정상에 오른다면 윤상은 한국 가요계에서 좀처럼 만날 수 없는 대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가요사에 관한 공식적인 사료가 부족해 추측이기는 하지만 22년에 걸쳐 1위 히트곡을 낸 사실상 유일한 작곡가가 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적 같은 일이다.

이는 한국 가요계의 특성상 엄청난 일이다. 한국에서는 트렌드가 워낙 빨리 바뀌고 다양성이 부족해 히트 작곡가들이 10년 이상 장수하기 힘든 상황이다. 부활은 더더욱 힘들다. 윤상은 1990년 자작곡인 ‘이별의 그늘’을 선보이며 가수로 데뷔해 정상에 올랐다. 이후 90년대 중반까지 발라드에 있어서는 최고의 작곡가로 군림했다. 가요 발라드를 세련되게 발전하는데 기여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음악세계가 깊어지고 넓어지면서 히트메이커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아티스트로까지 확실히 넓혔다. 자신의 솔로 앨범을 통해 제3세계 음악이나 신스팝, 일렉트로니카 등의 영역을 완성도 높게 탐구했다.
사실 윤상은 이미 지난 해 정상에 오른 바 있다. 가인의 ‘돌이킬 수 없는’의 공동 작곡가로 오랜 만의 1위 복귀는 이뤄냈다. 하지만 이 곡은 현재 가장 히트곡을 많이 내는 작곡가인 이민수와의 공동 작업이라 순수한 ‘윤상의 복귀’라고 하기에는 순도가 좀 떨어졌다.
물론, 탱고와 일렉트로니카를 섞어 개성과 작품성, 나아가 대중성까지 확보한 ‘돌이킬 수 없는’은 윤상과 이민수의 장점과 색깔이 동시에 배어 있는 수작이었다. 윤상은 이후 제2의 전성기를 시작하는 분위기다. 이번 아이유와의 작업도 그렇고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성시경의 제대 후 첫 앨범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이유가 윤상과 작업을 하는 것은 탁월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대중적인 사랑과 뮤지션으로의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아이유에게 윤상은 최적의 작곡가이기 때문이다. 윤상은 음악적 완성도와 대중성을 동시에 한 곡에 담아낼 수 있는 극소수의 작곡가 중 한 명이다.
윤상은 트렌드가 급변하고 작곡가의 능력과 감각이 쉽게 소진되는 한국 가요계에서도 장수해낼 수 있는 자질을 보유한 작곡가다. 데뷔 초 가장 대중적인 작곡가로 활동하던 시절 발표한 곡들에서도 시대를 뛰어넘는 품격과 세련됨이 있었다.
2000년대 들어 수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윤상의 곡을 리메이크하면서 그의 곡이 얼마나 시대를 앞서가는 감각을 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윤상은 이후 2000년대 들어서는 아티스트적인 성장의 시간과 병행해 가장 트렌디하다고 할 수 있는 SM엔터테인먼트의 가수들에게 곡을 제공하기도 하면서 최신 감성과의 교류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아이유의 소속사는 아이유가 ‘좋은 날’ 활동 당시부터 이번 윤상의 ‘나만 몰랐던 이야기’ 활동을 일찌감치 확정해 놓고 있었다. 명품 발라드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기대된다. 17일 공개되는 아이유와 윤상의 만남이 장수나 부활이 극히 드문 척박한 가요사를 새로 쓸 수 있을 지.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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