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아이유가 또 다시 올킬을 이어갔다.
발라드 ‘나만 몰랐던 이야기’로 ‘잔소리’ ‘좋은 날’에 이어 세번 연속 모든 음원 차트를 평정했다. 아이유가 ‘대세’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히트 행진이지만 ‘나만 몰랐던 이야기’의 정상 정복은 앞서와는 다소 다른 분위기이다.
대중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이전 1위곡과는 달리 반응이 나뉜다는 것이다. ‘정말 좋다’ ‘여러 번 들으니 좋다’ ‘밋밋하고 앞선 히트곡보다 안 끌린다’ 정도로 정리가 가능하다. 이 갈라진 반응에 이번 ‘나만 몰랐던 이야기’의 진정한 가치가 담겨 있다.

‘나만 몰랐던 이야기’는 현 가요계 트렌드에 대해 다소 반역적인 곡이다. 발라드에도 후크가 있고 댄스곡처럼 후크가 곡 맨 처음에 치고 나오는 경우까지 있는 요즘 ‘대세’를 거스르는 곡이다. 정확히 기승전결로 이뤄지는 고전적인 발라드곡이다.
가사는 직접적이기보다는 곱씹어야 한다. 어렵지 않게 쓰여져 있지만 행간의 여운도 느껴야 참맛을 알 수 있다. 공감한다면 머릿속을 쉽사리 떠나지 않는 1990년대 명품 발라드의 맥을 잇고 있다. 가사 한 줄 한 줄이 잊혀진 줄 알았는데 가슴 깊이 새겨 있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
거기다 ‘절제 발라드’이기도 하다. 격정을 토로하는 일반적 발라드 곡에 비해 감정을 눌러 속으로 아로새기는 곡이다. 어쩌면 타이틀곡 버전보다 김광민의 피아노 반주에만 의존해 부르는 버전이 더 좋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은 상황이 당연한 곡이다. 고음으로 사랑 받은 아이유가 허스키한 매력이 드러나는 저음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도 ‘절제’와 연결돼 있다.
멜로디는 윤상만의 색이 확실히 배어 있으면서도 진부한 발라드의 진행 공식은 피해가고 있다. ‘밋밋하다’ ’앞선 히트곡보다 안 끌린다’는 반응. 나올만하다. 물론 윤상의 멜로디는 여전히 대중적으로 사랑 받을 만 하지만 절제돼 있어 최근 발라드만 들은 이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스타일이 아니다. 특히 아이유의 이전 히트곡은 둘 다 템포가 있는 곡들이니 더더욱 그러할 수 있다.
‘너무 좋다’는 반응은 90년대 발라드의 팬이거나 다양한 음악을 들어와서 유행을 다소 벗어난 스타일에도 음악적 감흥을 느낄 수 있는 타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나만 몰랐던 이야기’에 관한 세가지 반응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들을수록 좋다’이다.
‘나만 몰랐었던 이야기’는 음악을 찾아 듣던, 반복해 들으면 진해지는 곡의 매력을 아는 적극적인 리스너를 위한 곡이다. 최근 들어 음원의 시대로 바뀌면서 이런 이들을 위한 음악은, 상대적으로 높은 음악성을 갖췄으면서도 대중적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해 왔다.
‘나만 몰랐던 이야기’는 결국 윤상의 음악적 능력과 아이유의 대중성이 만나 즉물적으로 반응하도록 만들어진 곡만 접하던 음원 시장 속의 대중들이 대중 음악에 대한 지평을 좀더 넓힐 수 있게 만드는 좋은 곡이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버무릴 수 있는 윤상의 주류 가요계 정상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쉽게 가지 않고 음악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한, ‘느리게 걷기’의 가치를 잊고 살던 가요계에 일깨운 아이유에게 박수를 보낸다.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아이유, 이제 진짜 시작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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