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나는 가수다”의 끊임없는 논란이 계속 되는 가운데 음악계에서는 “현빈”과 “세시봉” 신드롬이 여전하다. 빅뱅•동방신기•씨엔블루 등 최정상 남성 아이돌 그룹과 “인디 신의 아이돌” 10cm의 음반이 상반기 가요계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세시봉 관련 음반들은 온 오프라인 음반 차트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장희•조영남•송창식 등 세시봉 친구들의 개인 음반은 물론이고, 세시봉을 컨셉으로한 팝•가요 모음집 역시 다수 출시되어 짭짤한 앨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또한, 3월 7일 해병대 입대를 한 현빈 주연의 영화 “만추” OST가 뒤늦게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시 1주일 만에 CD가 3천장 이상이 팔려나가는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끊임없이 저력을 과시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세시봉”과 “현빈”, 왜 우리는 그들에게 아직도 열광할 수 밖에 없을까?
- “세시봉” 관련 기획 앨범들 연이어 발매와 뜨거운 경쟁 -

송창식•윤형주•김세환의 “쎄시봉 친구들 콘서트”는 올 상반기 공연 일정으로 꽉 차여있다. 하반기에는 대한민국을 너머 동포들을 위한 해외 콘서트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세 명이 기획과 선곡에 직접 참여한 석장 짜리 앨범 “세시봉 친구-43년 지기 친구들의 음악”이 발매되었다.
‘송창식 이야기’•’윤형주 이야기’•’김세환 이야기’등 각 아티스트 별로 히트곡을 각각 수록하는 형식을 빌리고 있는데, 윤형주의 히트곡에는 송창식과 함께 한 트윈폴리오의 노래들도 포함되어 있다. 패티 김의 ‘사랑하는 마리아’와 정훈희의 노래 ‘안개’를 송창식•윤형주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절묘한 화음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앨범의 백미인 듯 싶다.
세시봉 친구들이 직접 앨범 기획 제작에 참여한 점과 히든 트랙 수록만이 2월에 판매되어 줄곧 전체 음반 판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쎄시봉 친구들-40년 우정을 노래하다”에 대한 경쟁력을 갖게 되어, 세시봉을 가요 앨범을 좋아하는 구매층에게 어필하게 될 것이다.
이 밖에도 “친구야 소풍가자 – 쎄시봉 그 때 친구들의 음반”•”7080 추억의 쎄시봉 음악감상실”이란 제목의 가요 컴필레이션 앨범이 발매되어 음악 팬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최근 발매되고 있는 팝 컴필레이션 음반 역시 ‘세시봉 특수’가 반영되기는 마찬가지다. TV콘서트와 공연장에서 들을 수 있는 주요 레퍼토리가 5~70년대 팝 명곡들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기에 음원을 소유하고 있는 외국계 음반사와 국내 회사 모두 세시봉 상품 개발과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영남이 추천하는 곡으로 세시봉 애창팝송 곡을 수록한 앨범 “추억의 뮤직싸롱”에는 세시봉 콘서트에서 불렀던 곡의 원곡 및 70년대 번안가요로 사랑 받았던 팝 음악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카테리나 발렌테(Caterina Valente)의 ‘La Golondrina<조영남 ‘제비’>’•마씨모 라니에리(Massimo Ranieri)의 ‘Magia<조영남 ‘내 생애 단 한번만’>’•질리올라 칭게티(Gigliola Cinquetti)의 ‘La Pioggia<펄 시스터즈 ‘비’>’등 CD 원곡으로도 좀처럼 접할 수 없는 비 영어권 팝 명곡을 국내 올드 팝 팬들에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엇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통기타 까페의 추억”이란 팝 편집 앨범 역시 세시봉의 감동을 음악으로 느끼고 싶은 마니아들에게 귀를 솔깃하게 할 트랙들이 다수 있다. 세시봉 TV콘서트에서 불렀던 곡인 ‘Do Lord(자니 캐쉬<Johnny Cash> 노래)’•’Detroit City(바비 베어<Bobby Vare>)’와 윤형주가 ‘두 개의 작은 별’로 번안해서 불렀던 하인트예(Heintje)의 원곡 ‘Zwei Kleine Sterne’등 다수의 희귀 곡들은 필자에게도 올드 팝을 다시 경청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세시봉 아저씨 들에게 감사를 드려야 할 것 같다.
이 가장 먼저 발매되어 현재 판매량 가장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세시봉 팝스 콘서트”도 있는데, 앞으로 이 3장의 ‘세시봉 팝 음반’ 이외에도 많은 기획 작품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위에서 소개한 모든 앨범이 수록 음원의 ‘오리지낼리티(Originality)’에 있어서는 완벽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최초 녹음 원곡의 저작인접권 자(회사)가 음원사용을 허가 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2차 레코딩(Re-recording)곡을 사용할 수 밖에 없고, 위 음반들에는 몇몇 수록 곡에서 그러한 예가 드러나고 있다. 2% 정도 부족한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잊혀졌던 옛 음악과 CD화 되지 못한 명곡들을 재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점을 충분히 감싸 안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도 대표적 사양산업인 음반업계 종사자들이 신나게 일하는 요즘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 베스트 셀러 음반도 만드는 “현빈 신드롬”의 끝은? –
현빈이 탕웨이와 함께 주연한 영화 “만추”는 2월 17일 날 국내에서 개봉되어 80만 명 가량의 관객이 들어 “시크릿 가든”을 통해 최고의 인기 남자 배우 대열에 등극한 현빈에게는 매우 아쉽고도 실망스러운 흥행 스코어라 할 수 있다. 영화 역시 현빈•탕웨이 두 남녀 주인공의 대사와 감정 연기가 주를 이루었기에 영화 속 음악 역시 아주 두드러지는 편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추” OST가 3천 여장이 팔려나간 것은 놀랄만하다. 영화음악의 결핍함을 채우기 위해 촉망 받는 국내 크로스오버 연주 그룹 라 벤타나(La Ventana)의 노래 3곡을 수록 영화의 영감을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 곡들을 담았다고 한다.
영화는 이미 막을 내렸고 현빈은 3월 7일 아시아를 떠들썩하게 하며 군입대를 했으며 영화 사운드트랙은 한참 후인 3월 16일에나 발매되어 별 다른 반응을 기대할 수 없었다, 현빈의 입대 전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모인 국내외 팬들이 이 앨범을 기념품으로 구입하려고(?) 한 것일까? 국내 드라마 OST가 절대적인 음악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몇 년간의 흐름 속에 상대적으로 영화 음악은 별 다른 히트곡과 음반이 발표되지 못했다. “만추” OST의 의외의 선전이 우리 영화 음악이 다시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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