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1~2개월 사이 예능과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서 90년대 중 후반부터 2000년대 초 중반까지 활약했던 남녀 아이돌 그룹 출신 가수들의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어느새 30대 초 중반의 나이에 접어 든 나이와 모습으로 등장하는 원조 아이돌의 출연에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의 여성 팬들을 포함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좋아했던 오빠 누나들의 모습에 반가움과 함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본업인 음악 보다 예능에 치중해야 더 많은 인기를 누릴 수 있는 것이 최근 몇 년간의 추세인지라 은지원•토니안•문희준 등은 인기 예능인으로 이미 확고한 자리를 잡았고, 다른 원조 아이돌 출신 가수들 역시 예능은 물론 드라마•영화•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그래도 명색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이었기에 2011년에도 새로운 음반(음원)을 발표하며 가요계에서 자신들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있지만, 솔직히 그들이 바라는 만큼의 성적은 내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10여 년 전 아이돌 가수들이 가요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전략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 다양한 계층의 공감대 얻지 못하고 있는 원조 아이돌 출신 가수의 최근 음악 –
올해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원조 아이돌 그룹 출신 가수로는 김태우•은지원•토니안•브라이언•간미연 등이 있다. 2~3년 전만 해도 음악 프로그램 1위 자리를 놓고 후배 아이돌 가수들과 경쟁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거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물론 1위를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원조 아이들이 상위권의 자리를 버티기도 힘든 다른 관심거리들이 너무 많다.
군 전역 후 발표한 ‘사랑비’로 2009년 하반기 각종 가요 차트를 석권했던 ‘국민그룹’ god 출신 김태우가 2년 만에 발표한 정규 2집 앨범 “T-School”과 첫 싱글 ‘메아리’로 올해 3월 말부터 활동하고 있다. 인기 아이돌 그룹 출신 솔로 아티스트로서 근래 가장 많은 인기를 모았기에 ‘사랑비’의 스매시 히트를 이어갈 것이라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 가요계의 흐름상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기라 쉽지 않아 보인다.
전역 후 싸이•유건형과 의기투합하여 받은 ‘Top Star’란 곡으로 화려한 재기를 노렸던H.O.T. 출신 토니 안과 3인조 힙합 그룹 클로버(Clover)로 돌아온 젝스키스 리더 은지원, 1년여 만에 새로운 EP앨범 “Unveiled”를 발표한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브라이언의 노래를 TV와 라디오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아쉽게도 이들이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가지고 나온 곡들이 현재 대중들의 폭넓은 인기 공감대를 얻는데 실패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들을 좋아했던 고정 팬들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사람은 받고 있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서기에 훨씬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다양한 부류의 라이벌 군단이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10대들은 빅뱅•동방신기•아이유•시크릿•씨엔블루•에프엑스•애프터스쿨•포미닛을 비롯 자고 나면 새롭게 등장하는 현재의 아이돌 군단의 수많은 신곡을 접하기에도 벅찬 듯 하다. 20~40대 음악 팬들은 10대들과 더불어 “슈퍼스타K”•”나는 가수다”•”오페라스타”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 및 “시크릿 가든”과 같은 드라마 OST, 이적•김동률•토이•성시경 등 실력파 뮤지션들에 열광하며 그들이 좋아하고 있는 기성 및 신인 가수들의 노래를 다운 받아 듣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또한, 40대 이상의 중 장년층은 연초 문화계 커다란 신드롬을 몰고 왔던 “세시봉”에 여전히 무한 애정을 쏟고 있으며 2~30대 층도 많은 관심을 갖고 5~70년대 올디스 음악에 대한 새로운 발견에 관심의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김태우•토니안 등 원조 아이돌 가수들 역시 당당히 경쟁하며 멋진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그러나, 2011년 현재의 대중 음악 팬들의 눈과 귀를 흡족 시키기에는 뭔가 부족한 점이 차트상의 순위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음악방송에서 그들이 차지했던 피날레 자리는 후배 아이돌 그룹에게 이미 넘긴지 오래되었고, 정말 오랜만에 방송 무대에서 ‘거짓말’을 들려주었던 god 조차 중간 부분에 등장하여 세월의 무상함을 절감하게 해준 적도 있다. 그나마, 여성원조 아이돌 가수로는 유일하게 베이비복스 출신 간미연이 트렌디한 댄스 넘버 ‘파파라치’로 지상파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며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차후 활동을 동료들에게 위안이 되었다.
- ‘핫갓봉’ 결성과 같은 이슈로 잊혀지고 있는 존재에 대한 관심 불러 모아라 –
MBC-TV “추억이 빛나는 밤에”에 H.O.T.와 god 주요 멤버들이 함께 출연한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있다. 세시봉의 성공에 빗대어 “핫갓봉”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멋진 노래와 춤을 선보였고 시청자들은 10여 년 전으로 잠시 추억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필자는 막연하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지만 정말 “핫갓봉”이 결성되기를 바란다. 이미 미국 판 “핫갓봉”이 팝의 본고장에 등장 전세계 음악 팬들이 열정적인 환호의 박수를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작년 6월 이후 미국 전설적인 아이돌 보이 밴드 뉴 키즈 온 더 블록(New Kids On The Block)과 백스트리트 보이스(Backstreet Boys)로 NKOTBSB란 이름으로 함께 뭉쳐서 북미 투어 및 전세계 투어를 펼치고 있다. 어느 누구도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두 거대 아이돌 그룹의 만남은 재기를 바라던 두 노장 그룹의 간절함에서 시작되었다. 해체 후 팝스 계에 컴백을 했지만 예전만큼의 사랑을 받을 수 없었던 뉴 키즈 온 더 블록과 꾸준히 앨범을 발표해도 쇠락하는 인기를 체감할 수 밖에 없었던 BSB 두 팀 모두에게 반전의 기회를 가져다 준 것이다. 매진을 기록중인 투어와 3곡의 신곡과 두 그룹의 히트곡을 수록한 “NKOTBSB”란 앨범까지 발표하는 그들의 놀라운 생존 전략은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40년 이상의 우정을 함께 한 세시봉 친구들이 다시 모여 합동 콘서트를 출발점으로 앨범으로 다시 엄청난 신드롬을 만들어 낸 것 역시 좋은 사례다. 더 이상 예전의 상황으로 돌아가 활동을 펼치기 힘든 것이 현실이지만, 개별 활동을 펼치면서도 과거의 인기와 명성을 좀처럼 회복할 수 없는 원조 아이돌 출신 가수들에게는 분명 차별화되고 음악 팬들을 움직일 수 있는 깜짝 놀랄만한 전략이 필요하다.
“세시봉”과 “나는 가수다”의 감동과 가창력을 줄 수 없고, 현재 아이돌의 감성을 따라 갈 수 없다는 당연한 명제에 놓인 원조 아이돌 가수들에겐 생존을 위한 파격적인 마케팅과 아이디어가 절실할 때이다. NKOTBSB가 해냈듯이 H.O.T와 god가 “핫갓봉”을 결성 순회 공연과 앨범을 발표했다는 소식이 TV 속에서 그냥 스쳐 지나갔던 이야기가 아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할 깜짝 뉴스로 전해지기를 바래 본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 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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