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에서 10cm까지, 어쿠스틱 음악에 취하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5.23 08: 09

[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어쿠스틱 음악에 대한 사랑이 전세대로 번지고 있다. 일부 마니아 층만 즐기는 언더그라운드적인 요소가 두드러졌고 ‘보는 음악’이 오랜 기간 대중 음악계의 대세였기에 심심하고 따분한 듯한 이런 종류의 음악이 환영 받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해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슈퍼스타 K2”의 장재인과 김지수의 모습은 젊은 층이 통기타를 구입하고 연주를 하는 기현상을 만들어 냈다. 무엇보다도 “세시봉 신드롬”을 통해 포크 및 어쿠스틱 음악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은 최고조에 이르게 되었다. 급기야 인기 아이돌 그룹 2NE1이 어쿠스틱 사운드가 충만한 노래를 발표하고 공전의 히트를 기록 오버그라운드 무대의 주요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다..

-2NE1•10cm•옥상달빛, 어쿠스틱 음악 그 중심에 서다–
메이저 레이블 YG가 자랑하는 2NE1의 음악적 행보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큰 여파를 던져주고 있다. 우선, 리드 보컬 박봄이 인터넷 중계를 통해 댄스 곡 ‘Don’t Cry’를 어쿠스틱 사운드로 편곡한 노래를 선보여 음악 팬들을 열광시킨 데 이어 그들의 본격적인 활동 이전에 발표한 디지털 싱글 ‘Lonely’ 역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배제한 아날로그적인 면을 강조 “나는 가수다” 공연 곡이 점령중인 국내 모든 음원 사이트 정상을 차지하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유튜브에서 ‘Lonely’의 뮤직 비디오 조회수가 500만 건을 이미 넘었을 정도로 2NE1의 음악적 변신은 뜨거운 반응 속에 성공을 거두며 다른 여성 아이돌 그룹과의 차별화 전략이 제대로 들어맞고 있는 것이다. 어쿠스틱 음악에 대한 2NE1의 이러한 도전은 최정상 인기 가수가 파생시키는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남성 두오 10cm와 여성 두오 옥상달빛은 어쿠스틱 음악의 인기에 힘입어 정규 앨범을 낸 올해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10cm가 대표 히트곡 ‘아메리카노’를 “무한도전”을 통해 라이브를 선보인 후 발표된 지난 해 보다 더욱 많은 사랑을 얻어있고, 커피 음료 CF에도 출연 인디 아티스트라고 말하기가 무색할 정도다.
지난 달 정규 1집 앨범 “28”의 초판을 매진시키며 ‘여성 듀오 10cm’란 별명을 얻게 된 옥상달빛 역시 다수의 라디오 프로그램 게스트로 활약하며 그녀들만의 진솔한 감성이 묻어나는 음악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10cm와 옥상달빛 어쿠스틱 음악이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시점에 시의적절 하게 등장하여 그네들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 토마스 쿡•김지수•어반 자카파 새로운 시작을 알리다 –
무려 10년 만에 2집 앨범 “Journey”를 선보인 토마스 쿡(Thomas Cook)은 모던 록 밴드 마이엔트매리의 리더 정순용의 솔로 프로젝트다. 1집 앨범 “Time Table”이 평단과 마니아 층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던 만큼 토마스 쿡에 대한 오랜 기다림은 결코 작품에 대한 실망감을 주지 않는 듯 하다. 김동률이 공동 프로듀서를 맡았고 조원선•이상순 등 실력파 뮤지션들도 음반 작업에 참여하였다. 이적의 앨범에 대한 극찬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어쿠스틱 사운드가 충만한 작품’이 발표된 것 같다.
인디 레이블 소파르 뮤직에서 첫 EP “김지수”를 발표하게 된 김지수는 “슈퍼스타K2”를 통해 허각•존박•강승윤 등과는 다른 음악적 색깔을 드러내며 탄탄한 팬 층을 확보해 왔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기타는 앨범 커버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데, 완성도면에서는 아쉬운 면이 있지만 ‘한국의 제이슨 므라즈’로 성장해 나갈 싱어송라이터 김지수의 미래의 활동을 더욱 기대하게 된다.
2009년 2장의 EP앨범을 발표한 바 있는 3인조 혼성 그룹 어반 자카파(Urban Zakapa)는 포크에 기반을 둔 어쿠스틱 음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들과는 달리 어쿠스틱 소율(Acoustic Soul)이란 장르를 전면에 내세우며 알앤비 사운드와 서정적인 멜로디 중독성 강한 가사로 어필하고 있다. 타이틀 곡 ‘그날에 우리’는 5월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며 어반 자카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프리실라 안•렌카 섬세한 감성의 2집 앨범으로 돌아오다  –
팝 음악 팬들이 좋아해 온 여성 싱어송라이터 프리실라 안(Priscilla Ahn)과 렌카(Lenka)이 최근 새 앨범을 발표했는데, 그들의 데뷔 앨범 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감성적인 어쿠스틱 사운드가 충만한 작품으로 돌아왔다. 두 여가수 모두 2집 앨범이 출시된 것인데, 한국계로서 미국의 대표적인 재즈 레이블 블루 노트 소속 가수로 활동중인 프리실라 안은 “When You Grow Up”이란 음반 제명에서 알 수 있듯이 더욱 섬세하고 차분하게 일상의 삶을 어쿠스틱한 느낌을 담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The Show’란 히트곡으로 국내 내한 공연도 가졌던 호주 출신 여성 싱어 렌카의 2집 앨범 “Two”는 1집에서 보여주었던 발랄함에서 벗어나 보다 성숙하고 진솔해진 감정을 노랫말과 곡으로 표현 감성적인 사운드를 구사할 줄 아는 아티스트로서의 변모를 드러내며 “국내 어쿠스틱 음악 붐”에 힘입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 어쿠스틱 음악, 강한 생명력을 갖다-
어쿠스틱(포크) 음악이 홍대 인디씬의 패러다임을 바꾼 가운데, 2cm와 같은 인기 뮤지션이 계속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가요 기획사 소속 가수들도 기존의 틀을 벗어나 2NE1과 같이 시장의 흐름을 읽고 색다른 음악적 시도를 해나가야만 할지도 모른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표방하는 어쿠스틱 음악은 ‘듣는 음악’에 대한 대중의 기준점이 높아진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어드밴티지를 톡톡히 얻고 있다. 또한, 강한 생명력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을 헤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어쿠스틱 음악의 본연의 모습이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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