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도 무릎 꿇린 '무도' 가요제 비결은?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7.09 07: 36

[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무한도전-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공연 곡들이 어느 정도 인기를 얻으리라고는 예상했지만, 대중의 열광하는 강도는 훨씬 그 이상이다. 발표되자마자 한국의 음원 차트 1위 자리를 예약했던 “나는 가수다”의 노래들 조차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필자는 무한도전 일곱 연기자와 아티스트들이 만들어 낸 ‘협연(Collaboration)의 결과물’이기에 대한민국 대중음악계를 뒤흔드는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여러 칼럼을 통해 협연과 피쳐링(Featuring)을 통해 만들어 낸 우수한 국내외 작품들을 평한 적은 있지만, 이번 무한도전의 음원(음반)은 그 정점을 찍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신 해외 아티스트 발표작 가운데에서도 ‘협연’을 통해 팝 음악 팬들의 주목을 이끄는 경우가 있는데, 향후 이와 같은 경향은 국내외 음악계에 더욱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다.
- 무한도전 가요제, 협연의 정점을 찍다 -

7월 2일 “무한도전-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편이 방송된 후 모든 음원 차트는 무한도전의 공연 곡들이 점령을 했다. 특히, 박명수와 G-드래곤이 협연하고 2NE1의 박봄이 피쳐링한 ‘바람났어’는 ‘천장을 여러 번 뚫었다’라고- 온라인 음원 차트상에서 ‘순식간에 천정부지의 인기를 얻는 곡’에 대한 네티즌의 표현-할 만큼 압도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다른 6곡 모두 출시된 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에도 대부분 차트 상위권에 올라있는데, 유재석과 이적이 프로그램 엔딩 부분에서 공연했던 ‘말하는 대로’의 음원이 후속으로 온라인 차트에 선보이자마자 ‘바람났어’와 1•2위 경쟁을 보이는 ‘무도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전 부문에서 거두게 될 “무한도전” 음원 매출과 수익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철옹성과 같은 “나는 가수다”의 새로운 발표곡들 조차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의 음원 제작사?”로 변신한 MBC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거나 ‘좌 충수를 두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할 지도 모른다. 더욱이, 10곡이 수록된 “무한도전-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CD가 온라인 사이트에서만 6만 7천장 가량이 판매되어 6억 7천 만원 정도의 매출액을 기록 수익금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음원•음반 판매 수익금 모두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해 왔고, 연말에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왔기에 “무한도전”에 대한 시청자들의 로열티(Loyalty)는 무한한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
과연 상상이상의 인기와 대중이 중독될 수 밖에 없는 성공 요인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필자는 어색하기 그지없던 사이에서 환상의 호흡으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내기까지 일곱 팀들의 작업 여정을 기쁨•슬픔•즐거움•감동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예능 속의 음악’을 절묘하게 흡수시킨 제작진과 출연진의 노력에서 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음악적인 면에서 정재형•이적•싸이•길•G 드래곤•스윗소로우•10cm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전혀 중복되지 않는 곡들을 만들어 냈다. 정재형•싸이•G 드래곤•스윗소로우가 원래 그들이 가지고 있던 음악 장르를 극대화했다면, 이적이 만들어 낸 디스코 사운드•바다의 감성적인 보컬이 잘 표출된 길의 R&B넘버•기존 포크적인 성향을 배제한 강렬한 록 사운드가 충만했던 10cm의 음악은 ‘반전의 희열’을 만끽하게 하였다. 유재석•정준하•정형돈•노홍철의 어설프지만 진솔함과 열정이 담긴 보컬은 파트너와의 찰떡궁합 호흡을 선보이며 재미와 감동 그 자체였다. “아이돌 가수와의 기막힌 인연”으로 2연타석 홈런을 치고 있는 랩퍼 박명수와 하하의 무대 퍼포먼스 또한 여전히 강렬한 여운으로 남아 있다.
필자는 1982년 발표되었던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와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가 함께 만들어 낸 ‘Ebony & Ivory’을 들을 때마다 그 감동을 여전히 있지 못한다. 비록, “무한도전” 일곱 팀은 “나는 가수다” 출연 가수들처럼 절정의 가창력과 음악적 테크닉을 통해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무한도전 가요제 출연진들은 둘이 아닌 하나가 되어 빚어낸 ‘협연의 수작’을 빚어낸 것이다. 필자에게는 그들의 노래 모두로부터 30년 처음 들었던 ‘Ebony & Ivory’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 재키 에반코•핏불•마이클 볼튼/ 최고 가수와 조우하다–
7월에 선보인 해외 음반 가운데에도 최고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선후배•동료 음악인과 협연을 통해 대중적인 관심도를 높이는 작품들이 다수 등장했다.
먼저 눈에 띄는 앨범은 11살(2000년생)의 나이에 빌보드 팝 앨범 차트 2위(7월 2일자)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인 재키 에반코(Jackie Evancho)의 “Dream With Me”다. 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과 같은 크로스오버 뮤지션으로 장래가 무척 촉망되는 미국 피츠버그 태생의 이 어린 소녀는 작년 “아메리카즈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에서 2위를 차지하며 전 미국에서 관심을 이끈 후, 유튜브 등 인터넷 매체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미 2010년 연말에 발표한 성탄 음반 “O Holy Night”이 상당한 판매량을 보이며 재키 에반코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었는데, ‘Nella Fantasia’•’All I Ask Of You’•’When You Wish Upon A Star’등 잘 알려진 명곡을 11살의 어린 소녀의 보컬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가 앨범 프로듀서로 진두지휘하고 거장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와 선배가수 수잔 보일(Susan Boyle)이 피쳐링과 듀엣으로 각각 이번 음반에 참여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재키 에반코란 어린 소녀아티스트의 성장에 전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월 9일자 빌보드 Hot 100차트에서 7주간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아델(Adele)의 ‘Rolling In The Deep’을 2위로 밀어내고 정상에 오른 ‘Give Me Everything’은 마이애미 출신 랩퍼 핏불(Pitbull)의 곡이다. 2004년에 첫 앨범을 발표한 후 거물급 뮤지션들의 피쳐링도 도맡으며 섭외 영순위이기도 한 핏불은 5번째 정규 앨범 “Planet Pit”을 발표 오랫동안 지속해 온 아티스트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이번 작품에 녹아냈다. ‘Give Me Everything’에는 니요(Ne-Yo)가 보컬로 참여하고 있으며, 엔리케 이글레시아스(Enrique Iglesias)•T-Pain•넬리(Nelly)•마크 안소니(Marc Anthony)•에이콘(Akon)•제이미 폭스(Jamie Foxx)•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등 초호화 뮤지션들의 참여로 들을만한 최신 힙합 댄스 앨범으로 손꼽히고 있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에서도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최정상의 인기를 누렸던 남성 가수 마이클 볼튼(Michael Bolton). 이후 15년이 넘도록 꾸준히 앨범을 발표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못하면서 계속적인 하향세를 겪어야만 했던 그에게 있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은 바로 “듀엣” 앨범이었다. 팝과 클래식을 넘나드는 12팀과의 협연을 통해 재기를 위한 절치부심이 담긴 스물 한번째 음반 “GEMS – The Duets Collection”에서 주목할 트랙은 트럼펫연주자 크리스 보티(Chris Botti)와 함께 한 ‘You Are So Beautiful’•실력파 뮤지션 씰(Seal)과 협연한 ‘When A Man Loves A Woman/It’ A Man’s Man’s Man’s World’다. 현재 가장 트렌디한 기획 의도를 갖고 발표된 마이클 볼튼의 작품이 노장 아티스트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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