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명곡2’, ‘기획 상품’에서 벗어나는 ‘주류’들의 첫걸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7.10 10: 02

[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KBS 2TV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2’)는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아이돌 버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9일부터 방송 시간대를 다소 앞당겨 새 출발에 나선 ‘불후의 명곡2’는 한국 대중음악계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 일으킨 ‘나가수’만큼 가요계를 위해서는 중요한 프로그램일지도 모른다. ‘나가수’가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선에서 가요 소비 패턴에 변화를 가져왔다면 ‘불후의 명곡2’는 주류의 중심에서 가요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나가수’는 아이돌의 댄스 음악으로 지나치게 쏠려가던 대중음악시장에 해석과 편곡, 그리고 가창력의 매력을 다시 일깨워 가요 시장의 편협성에 제동을 거는 순기능을 일정 수준 해냈다. ‘나가수’로 인해 눈을 즐겁게 하는 비주얼적 요소에 휘둘리던 주류 음악 시장에서 가슴을 파고드는, 순수한 음악적 감동의 높은 값어치를 다시금 주목하게 만들었다.

‘나가수’가 대중음악시장의 균형과 다양성이 회복되는 흐름의 시동 장치 노릇을 했다면 ‘불후의 명곡2’는 주류인 아이돌 음악의 내실 강화를 기대하게 만든다. 아이돌 음악으로만 몰려가는 가요 시장도 문제이지만 아이돌 음악을 가요 발전의 저해 요소로 부정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돌 음악을 포함해 다양한 음악 장르가 공존하는 대중음악시장이 가장 이상적이다.
‘불후의 명곡2’는 9일 고정 출연진인 아이돌 가수들과, 가창력이 뛰어난 다른 보컬리스트들과의 듀엣 경연을 펼쳤다. 이전에는 매회 가요계의 전설적인 가수들의 곡을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해 공연을 선보여왔다. 기획사에 의해 철저히 만들어진 ‘기획 상품’으로 평가 받던 아이돌 가수들이 능동적인 음악인으로 전진을 모색하는 것이다.
아이돌 그룹에서 메인 보컬을 맡고 있는 멤버들을 모아 펼치는 이런 경연은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하게 만든다. 공중파 방송 예능의 프라임타임에 펼쳐지는 이런 경연은 댄스 음악 일변도인 아이돌 음악이 좀더 확장되고 다양해지는데 기여할 수 있다. 물론 아이돌 가수들의 음반에는 얼마 전부터 다양한 음악적 시도의 흔적들이 엿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활동곡을 비롯, 중요도가 높은 곡들은 여전히 댄스 음악 의존도가 높다. 방송을 통해 아이돌 가수들이 음악적 완성도가 느껴지는 공연을 계속 선보이면 대중들의 인식 속에서는 ‘아이돌=댄스음악’의 고정관념이 흐려질 수 있다. 또한 아이돌의 음악에서도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기다리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아이돌 가수들의 좁은 음악세계가 깨지는데 ‘불후의 명곡2’가 하나의 모티브로 작용할 수 있을 듯하다. 해석과 편곡에 따른 경연을 펼치면서 방송을 통해 보여지듯 출연자들이 음악적 욕심과 성장에 대한 동기가 부여되는 것도 긍정적인 현상이다.
‘불후의 명곡2’를 통해 아이돌 그룹에서 비주얼을 책임지는 멤버보다 노래를 잘 하는 멤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가는 것도 가요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주얼 쪽으로 흐르기 쉬운 기획사들의 아이돌 그룹 기획에 가창력과 음악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시간대를 옮긴 ‘불후의 명곡2’가 의도대로 더 높은 시청률이 나오기를 바란다. 더 많은 대중들이 볼수록, 주류이면서도 시비가 끊이지 않던 아이돌 월드에 음악적으로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