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팝의 본고장 미국 대중 음악 시장의 주류 장르였던 록음악이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더니 급기야는 2010년에는 가장 부진한 시장 점유율을 나타낸 바 있다. 레이디 가가(Lady Gaga)•케이티 페리(Katy Perry)•브루노 마스(Bruno Mars)•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케샤(Ke$ha)등 대형 팝 스타들의 등장으로 인해 록 음악에 대한 관심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마룬 파이브(Maroon 5)•트레인(Train)•니켈 백(Nickel Back)•킹스 오브 리온(Kings of Leon)정도의 록 그룹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 왔다.
지금도 별반 다름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록음악이 서서히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가수다”와 “Top 밴드” 등 주말 밤 시간에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오랜 비주류 장르인 록음악에 대한 관심도가 훨씬 높아져가고 있는 것처럼, 미국은 물론 전세계 음악 팬들을 위해 60~90년대 전설적인 록 뮤지션들의 명반이 새로운 모습을 갖추고 리이슈(Re-Issue)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록 아티스트들의 신작 역시 록 음악의 부활과 중흥에 힘을 보태고 있는데, 위축된 시장 상황만큼 오랫동안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록음악 마니아의 로열티(Loyalty)를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 핑크 플로이드에서 너바나까지, 록의 명반이 부활하다 -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사진)•비틀즈(The Beatles)•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U2•너바나(Nirvana)등 팝 음악계 커다란 족적을 남기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발표했던 명반들이 다시 부활 록 음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프로그레시브 록의 전설적인 그룹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이전 발표 앨범이 박스세트•LP모양의 CD•스페셜 에디션의 형태로 전세계 음악 팬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The Dark Side Of The Moon”•”Wish You Were Here”•”The Wall”등 핑크 플로이드의 3대 명반이 박스 세트•LP 슬리브 스타일의 CD와 두 가지 스페셜 에디션 등 네 가지 스타일로 모두 발매되어 음악 팬들의 구매 욕구를 크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핑크 플로이드의 나머지 12개 음반에서도 리마스터링된 기존 수록 곡 이외에도 희귀 트랙 및 보강된 디자인 패키지를 담아 핑크 플로이드 다운 작품을 만들어 냈다.
2000년 발표된 비틀즈의 앨범 “1”은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3천 만장이 팔려나가 불멸의 ‘팝 아이콘’임을 새삼스럽게 입증하고 있다. 9월 초 “1” 음반은 디지털 리마스터와 디지팩(Digipak) 패키지로 또 다른 변신을 시도 비틀 마니아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기타의 화신’ 지미 헨드릭스의 미공개 앨범 “Hendrix In The West”와 “Winterland”는 라이브 실황을 담은 작품으로 사후 40년이 지났어도 그의 위대한 기타 연주는 살아 숨쉬는 듯한 감동을 준다.
이 외에도 ‘영국 록의 자존심’ 퀸(Queen)이 후반기에 활동하며 발표했던 다섯 개 앨범이 리마스터링과 스페셜 에디션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아일랜드의 대표 록 그룹 U2의 대표작 “Achtung Baby”가 발표된 지 20주년을 기념하는 박스세트 등 다섯 종류의 특별 음반이 음악 팬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90년 팝 음악계를 상징하는 얼터너티브 록 그룹 너바나(Nirvana)가 담긴 명반 “Nevermind”가 리마스터링된 LP와 박스세트 등으로 발매되어 귀중한 음악 자료로서의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 3인 3색의 중견 록 뮤지션들, 새 앨범으로 귀환하다 -
데뷔 24년 차 개성파 록 그룹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li Peppers)가 5년 만에 발 표한 새 앨범 “I’m In With You”는 오랜 공백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국내외에서 상당한 반응을 얻고 있다. 전작 “Stadium Arcadium”이 2개의 그래미상 트로피를 안겨 줄 정도로 상업성과 음악성 모두에서 인정을 받아 차기 작에 대한 두려움과 고민이 이 밴드에게 무척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9월 17일자 빌보드 200 차트 2위 데뷔와 국내 팝 앨범 판매 순위 1~2위를 다툴 정도로 수 많은 후배 가수들과의 경쟁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당당한 카리스마를 드러내며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미 4회 연속 수상’이란 수식어가 항상 붙어 다니는 록커 레니 크라비츠(Lenny Kravitz)도 22년째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해오고 있는 중견 뮤지션이 되었다. 3년 만에 내놓은 10번째 앨범 “Black And White America”는 혼혈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솔직 담백하게 그린 작품이기도 하다. 어머니의 고향 바하마와 음악의 도시 파리 등에서 작업된 이번 앨범은 레니 크라비츠 스스로 ‘개인적으로 가장 완벽하다고 자부하는 앨범’이라고 피력할 만큼 록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함께 공존하는 확연한 색깔이 돋보인다.
1993년 시작된 5인조 프로그레시브 하드 록 밴드 드림 씨어터(Dream Theater)에 대한 국내 음악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는 가장 뜨거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통산 열 한 번째 작품인 “A Dramatic Turn Of Events“가 18년 그룹 역사상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대중적인 성공을 가져다 주었던 앨범 “Black Clouds & Silver Linings”를 잇는 성공작이 될 수 있을지 평단과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ROCK 음악은 결코 죽지 않는다 –
중견 록 아티스트의 새 앨범 활동과 전설로 남아 있는 아티스트의 명반 재발매가 전세계 록 음악계에 활력을 불어다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Rock N Roll Never Dies!’란 유명한 문구가 영원한 생명력으로 우리 곁에 있듯이 ‘가을의 전설’이 되어 돌아 온 아티스트들과 그들이 남겨 놓은 명반들에게 꺼지지 않은 불씨가 타오르기를 기대한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