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155㎞ 광속구 '희망을 던졌다'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4.09.24 06: 57

비록 승리를 따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스피드와 컨트롤로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이미 부상을 딛고 일어나 지난달 27일 복귀한 후 3경기 연속 호투로 안정된 선발 투수의 기반을 다진 터이지만 이날 구위는 내년 시즌에는 특급 투수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19일 애너하임 원정때부터 볼스피드가 전성기때 못지않게 살아나더니 이날은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지난 경기선 95마일(153㎞)을 기록한데 이어 이날은 96마일(155㎞)까지 기록, 스피드는 LA 다저스 시절 못지않게 회복됐음을 증명했다.
여기에 빅리그 복귀 후 주무기로 삼고 있는 투심 패스트볼과 슬러브를 적절히 섞어던지면서 오클랜드 강타선을 막아냈다.
이날은 특히 85마일(137㎞)안팎의 슬러브의 컨트롤과 구사 타이밍이 제대로 이뤄진 것이 돋보였다.
1회 첫타자 마크 콧세이에게 투심 패스트볼의 감을 조율하다 3구째에 우월 솔로 홈런을 허용하고 2번 에릭 번스를 역시 초구 직구로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후에는 3번 에릭 차베스 때부터 슬러브를 가미했다.
차베스에게 4구째 슬러브로 헛스윙을 유도할 때까지 7개의 직구만을 고집했다.
아마도 투심 패스트볼의 감을 조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도 다른 때보다는 슬러브와 커브를 일찍 구사하기 시작한 것이 효과적이었다.
박찬호는 경기 초반에는 직구 위주의 투구 패턴을 가져가는 경향이 강해 초반 실점이 많다.
일찍부터 슬러브 등 변화구를 섞어던지며 감을 잡은 박찬호는 이후에는 컨트롤에 부쩍 신경을 쓰며 타자들을 요리했다.
그러다 5회 8번 포수 애덤 멜루스에게 볼카운트 0-3에서 한가운데로 93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우월 솔로 홈런을 맞은 것이 아까웠다.
볼넷을 너무 의식해 방심한 탓이었다.
1승에 목숨을 걸고 있는 팀 사정상 5이닝 밖에 못던진 것이 약간 아쉽기는 하나 정상급 투수와의 맞대결서 밀리지 않고 투구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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