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가이' 서재응(27·뉴욕 메츠)이 시즌 종료 후 트레이드가 성사되면 전 에이전트인 제프 무라드가 구단주로 취임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행이 유력하다는 본사의 보도 이후 팬들 사이에 반응이 다채롭다.
여러 반응 가운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소위 '슈퍼 에이전트'로 불리는 제프 무라드나 스캇 보라스의 힘이 과연 구단의 고유영역인 트레이드 부문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무라드와 보라스는 한국인 빅리거(박찬호, 김병현 등)를 고객으로 두고 있어 이미 한국팬에게도 낯설지 않은 인물들이다.
둘은 한국선수들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간판스타들을 대거 소속사 선수로 보유하고 겨울이면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는 빅리그의 대표적 에이전트다.
빅리그를 쥐락펴락하는 이들이 소속사 한국선수인 서재응이나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의 진로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까. 정답은 반반이다.
프리 에이전트(FA) 자격이 아직 없어 현 소속구단에 매여 있는 신세인 두선수를 다른 팀으로 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슈퍼 에이전트인 무라드나 보라스가 마음만 먹는 다면 못할 일도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리안특급'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의 첫 에이전트로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를 탄생시킨 주인공인 스티브 김(한국명 김철원)은 "슈퍼 에이전트가 조금만 신경쓰면 소속 선수의 팀을 바꾸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지난 2001년 겨울 박찬호가 보라스를 새 맞아들이면서찬호와 결별하게 된 김 씨는 지난 해 겨울 김선우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당시 김 씨는 "선우가 몬트리올에서 마음 고생이 심한 것 같다.
보라스에게 트레이드를 요청했다고 하는데 결과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보라스가 김선우 한 명만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소속사의 다른 선수들이 움직일 때 패키지로 포함시키면 다른 팀으로 이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보라스는 지난 겨울 불가능할 것처럼 여겨졌던 텍사스 레인저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뉴욕 양키스로 이적시키는데 중간고리 구실을 톡톡히 해낸 바 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무리 영향력이 큰 슈퍼 에이전트일지라도 구단 고유의 영역인 트레이드에는 간섭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에이전트가 구단에 의향을 물을 수는 있지만 결정은 전적으로 구단의 몫이기 때문에 생각처럼 쉽게 트레이드가 성사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에이전트의 영향력 발휘로 트레이드 성사 가능성이 반반이지만 서재응의 경우는 성사될 확률이 높다.
무라드가 지난 8월초 애리조나 구단을 인수하면서 '에이전트는 구단주가 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에이전트업에선 손을 뗐지만 아직도 업계에선 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무라드는 애리조나 구단주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며 뉴욕 메츠 같은 타구단과 직접 트레이드를 논의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전 고객인 서재응을 끌어들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무라드는 이미 서재응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상태(애리조나 구단에서 제 3선발감으로 충분히 통할 수 있다)이므로 트레이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공산이 크다.
무라드는 '선수고객 관리' 노릇을 한때 공동경영했던 매니지먼트 그룹 ‘아산테’에 그대로 승계시켰다.
김병현과 서재응도 마찬가지이다.
무라드가 직접 관리는 못하게 됐지만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측근에게 “한국선수들을 겪어본 바 좋은 느낌을 받았다”며 호의적인 평가를 내려 앞으로 김병현과 서재응의 진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라드는 애리조나 구단주의 위치에 올라선 이후 “기회가 된다면 애리조나에 유능한 한국선수를 보유하고 싶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결국 이들의 영입에 팔을 걷어붙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한편 국내팬 사이에선 애리조나가 공격력이 약한 약체이므로 서재응이 몸을 의탁하기에는 좋지 않다는 관측도 많이 하고 있지만 이는 큰 문제가 안될 전망이다.
투자자그룹을 유치해 구단을 인수한 무라드가 '공격경영'을 이미 천명, 올 겨울 대대적인 전력보강에 나설 것이 확실하므로 무기력한 서재응의 현 소속팀 뉴욕 메츠보다는 훨씬 나은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여겨진다.
빅리그는 한 해 사이에 꼴찌가 일등으로 수직상승하기도 하고 일등이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일도 빈번한 곳이기에 애리조나의 내년 시즌 급부상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