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는 한국인 투수들의 밥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4.09.27 13: 03

'한국인 투수들하고 살풀이라도 해야 하나.'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으로선 이런 푸념이 절로 나올 법하다.
27일(한국시간) 홈경기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의 선발 투수 백차승(24)에게 일격을 당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전선에 비상이 걸린 텍사스 레인저스가 한국인 투수들과의 악연에 울고 있다.
5년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텍사스는 이날 백차승의 호투에 휘말려 뼈아픈 패배를 당한 것을 비롯해 그동안 한국투수들에게는 '봉'노릇을 해와 눈길을 끈다.
텍사스에 강한 면을 보였던 한국인 첫 번째 투수는 역시 한국인 빅리거 선구자인 박찬호였다.
지금은 텍사스에서 활동 중인 박찬호이지만 이전 LA 다저스 소속이던 1998년 7월 3일 텍사스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당시 알링턴 볼파크)에서 맹위를 떨쳤다.
박찬호는 당시 40도를 넘는 폭염속에서도 텍사스 타선을 8⅓이닝 7피안타 1실점(무자책)으로 틀어막으며 승리(4_1)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그 때의 인상적인 활약이 훗날 박찬호가 텍사스 유니폼을 입게되는 한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박찬호에 이어 텍사스를 밥으로 만든 선수는 뉴욕 메츠의 서재응이었다.
지난 해 시즌 초반부터 신인 선발투수로 실력을 발휘하던 서재응은 6월 12일 인터리그 원정 경기에서 7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서재응의 쾌투로 메츠가 8_2로 승리했고 서재응은 4승째를 기록했다.
서재응은 안정된 컨트롤과 타자의 타이밍을 절묘하게 빼앗는 체인지업으로 알렉스 로드리게스, 라파엘 팔메이로 등 강타자들이 버티고 있던 텍사스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그리고 올해는 백차승이 바통을 이어받아 한국인 투수들의 매서움을 텍사스 팬들에게 과시했다.
27일 백차승은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1승에 절박해 하는 텍사스 타자들을 가볍게 요리했다.
8이닝 동안 단 3안타만을 내주며 셧아웃, 빅리그 데뷔 이후 첫 선발승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9_0으로 시애틀의 완승. 백차승이 내년 시즌 시애틀의 선발 투수자리를 꿰차게 되면 텍사스와는 같은 리그(아메리칸리그) 같은 지구(서부지구)여서 빈번한 맞대결이 예상된다.
그 때도 백차승이 텍사스를 쥐잡듯이 요리할 지 주목된다.
3명 모두 '투수들의 무덤'으로 유명한 텍사스 홈구장(구 알링턴 볼파크, 현 아메리퀘스트필드)에서 단 한 개의 홈런도 내주지 않으며 7이닝 이상씩을 쾌투, 텍사스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다음에는 어떤 한국인 투수가 텍사스를 제물로 삼을까.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