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정민태 원형 탈모증으로 고생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4.10.01 08: 53

'코리안 특급'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와 현대 유니콘스의 에이스 정민태(34) 등 국내외 프로야구 스타들이 ‘야구천재’ 이종범(34.기아 타이거즈)처럼 스트레스로 인한‘원형 탈모증’으로 고생했거나 현재도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찬호의 측근들에 따르면 박찬호는 올해 5월 말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마이너리그에서 긴재활 투구를 갖는 동안 스트레스로 인해 경미한 원형탈모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27일 99일만에 빅리그에 복귀한 후 재기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지금은 거의 흔적 없이 나은 상태지만 6월과 7월에는 꽤나 심각할 정도로 머리카락이 빠졌다고 한다.
한마디로 허리 부상에 따른 지난 2년간의 부진으로 박찬호가 얼마나 마음고생이 컸었던가 하는 것을 한눈에 보여준 증거가 바로 원형탈모증이었던 셈이다.
정민태는 현재도 원형탈모증으로 남모르게 애를 태우고 있다.
정민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원형탈모증 때문에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정민태에 따르면 "얼마전 이발소를 찾았다가 이발사가 정수리 부분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졌다는 얘기해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곧바로 병원을 찾은 정민태는 의사로부터 원형탈모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정민태는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친정팀 현대로 복귀한 지난해 17승을 올리고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으며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하지만 올 시즌 잦은 부상으로 구위가 떨어져 생애 처음으로 2군으로 강등되는 등 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원형탈모증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스가 주범인 '원형탈모증'은 박찬호, 정민태 이전에도 이종범이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뛸 때 겪기도 해 야구팬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단어이다.
이종범은 지난 1999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 구단에서 활약할 때 원형탈모증으로 마음고생을 톡톡히 했다.
당시 이종범은 시즌 초반 맹활약하며 잘나가다가 투구에 얻어맞아 오른쪽 팔꿈치를 다치는 불의의 부상을 당한 후 부진에 빠지면서 고행이 시작됐다.
이종범이 부진하자 호시노 주니치 감독은 이종범에게 포지션 변경(유격수에서 외야수로)을 요구하는 등 심적인 부담감을 심하게 안겼다.
한국 프로야구 판에서 '야구천재'란 소리를 들으며 최고선수로 군림했던 이종범으로선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호시노 감독의 처사에 마음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한국최고선수 출신으로서 일본 무대에서도 잘해 일본인들이 얕잡아보지 않고, 동시에 고국팬들의 성원에도 보답해야 한다는 중압감 등으로 인해 편한 잠을 자기 어려웠던 날이 많았다.
안팎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이종범에게 급기야 '원형탈모증'이라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들었다.
이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좋다는 약도 다 써봤지만 마음의 병으로 인해 생긴 것이라 쉽게 낫지 않았다.
이종범은 결국 한국으로 복귀한 후 마음 편하게 야구를 하게 되면서 원형탈모증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박찬호도 스트레스로 인한 마음 고생이 탈모증의 직접적 원인이었다.
박찬호는 8월27일 빅리그 복귀무대인 미네소타 트윈스전서 호투(6이닝 2실점으로 시즌 3승째 수확)하기 전까지 그야말로 가시밭길을 걸었다.
박찬호는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로서, 또 메이저리그 초특급투수의 대우를 받았던 텍사스 레인저스 최고 연봉(1,300만 달러?한화 약 156억 원) 선수로서 대접은 커녕 비난만 받으며 자존심이 뭉개질대로 뭉개졌다.
허리 부상과 그에 따른 구위 저하로 빅리그 무대에서 밀려났다고는 하지만 94년 미국무대로 진출한 이후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박찬호로선 올 시즌 텍사스 구단의 처사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텍사스 구단과 벅 쇼월터 감독은 최고 연봉을 받는 에이스를 하염없이 마이너리그에 내버려둔 채 재활투구만을 시키며 보험처리하려는 속내를 드러냈으니 박찬호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간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프로에 첫발을 내딛은 풋내기 선수들의 집합체인 애리조나 루키리그에서부터 마이너리그 재활 투구를 시작한 박찬호는 어디에다 답답한 마음을 속시원히 털어놓지도 못한 채 속앓이를 해야 했다.
혼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끈질겨야 살아남는다'는 각오를 다지며 구위회복에 전념을 다하는 수밖에 길이 없었다.
매일같이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짐했건만 마음속의 서러움, 억울함 등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일반인들도 스트레스를 심하게 지속적으로 받으면 생기는 '원형탈모증'이 박찬호에게도 찾아온 것이다.
머리 오른쪽 뒷부분에 1백원짜리 동전만한 크기로 머리카락이 빠져 박찬호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지를 증명했던 것이다.
박찬호는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증을 일부러 감추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자랑할 일도 아니었기에 주위의 가까운 친지들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주위 친지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며 '스트레스 받지 말고 편하?생각하며 지내라'고 위로의 말을 건넬 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박찬호의 원형탈모증은 지난 6월 박찬호의 홈페이지에서 팬들 사이에 한바탕 논란이 일기도 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뒤 재활훈련에 열중인 모습의 사진 몇 장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웠는데 사진 하나에 원형탈모증이 생긴 부위가 살짝 드러났다.
이를 본 팬들사이에 '원형탈모증이다', '어렸을 때 다쳐서 생긴 것'이라는 둥 억측이 분분했다.
박찬호는 최근 구위가 좋아지면서 재기에 강한 자신감도 얻게 됐고 마음도 편해진 덕분인지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의 다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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