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휴! 큰일날 뻔했네"
OSEN 뉴욕=박선양 특파원 기자
발행 2004.10.04 09: 21

'어마 뜨거워라.'텍사스 레인저스 박찬호(31)가 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3회 가슴이 뜨끔한 상황이 연출됐다.
1사 1, 2루의 실점 위기서 박찬호가 맞이한 타자는 시애틀 3번 에드가 마르티네스(41). 이날로 18년간의 빅리그 생활을 마감하는 그는 볼카운트 2_2에서 박찬호의 6구째 81마일(130㎞)짜리 커브를 받아쳤다.
제대로 방망이에 맞은 타구는 좌측 외야 깊숙이 날아갔다.
마르티네스의 은퇴 경기를 축하해주기 위해 구장은 찾은 시애틀 팬들은 모두 일어나 타구의 방향을 주시했다.
그러나 타구는 더 이상 뻗어나가지 못한 채 텍사스 좌익수 델루치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마르티네스와 시애틀 팬들은 탄식을 했고, 자칫 또다시 달갑지 않은 소리를 들을 뻔했던 박찬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타구가 넘어갔으면 3_0 리드도 물거품이 돼 동점을 이루게 된 것은 물론 박찬호는 은퇴하는 스타들에게 홈런볼을 선물하는 선수로 낙인이 찍힐 뻔 한 것이다.
박찬호는 LA 다저스 시절인 2001년 올스타전에서 그 해 은퇴하는 '철인' 칼 립켄 주니어에게 홈런을 내주며 MVP로 선정되는데 일조를 했다.
그 때의 아픈 기억이 다시 한 번 떠오를 법한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하던 TV방송의 아나운서도 마르티네스의 타구를 본 후 칼 립켄 때의 일을 회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이날은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볼끝이 살아있는 공으로 마르티네스를 압도하며 더 이상 은퇴경기의 희생양이 되지 않았다.
박찬호는 18년간 시애틀에서만 뛰며 연고지 최고의 스타로 활약한 마르티네스를 1회 루킹 삼진, 3회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한데 이어 6회에도 3루 병살타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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